약 식후에만 복용?…당뇨약, 위장약 식전 복용해야

흔히 약은 식후에만 복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약의 복용 방법은 약의 종류나 특성 등에 따라 식전이나 식후 자기 전 등 다양하다. 


음식은 약의 효과에 영향을 주지만 약의 위장 자극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어 약의 특성에 따라 식사 전, 식사 후, 취침 전 등에 복용할 수 있다. 식사와 관계 없이 일정 시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하는 약도 있다. 


약의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 용법에 맞춰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약은 콜라, 주스, 커피 등 음료와 복용하기 보다는 물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음료와 함께 약을 복용하면 음료가 위의 산도에 영향을 주거나 음료 중 들어있는 카페인 등의 성분이 약의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약은 의사의 처방대로 정해진 시간에 복용해야 한다. 약의 복용을 잊었다 뒤늦게 생각났을 경우 즉시 복용하고, 다음 복용시간이 가까우면 다음 약을 1회 분량만 복용해야 한다. 절대로 2회분을 한꺼번에 복용하면 안된다. 


식사 전 복용하는 약은 음식물로 인해 약 흡수가 방해되거나 약의 작용기전에 따라 식사 전에 복용해야 약효가 잘 나타난다. 주로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 설포닐우레아계열의 당뇨병 치료제, 테트라사이클린, 리팜피신과 같은 항생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비스포스포네이트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제는 약 흡수가 음식물에 의해 방해돼 체내에 잘 흡수되기 위해서는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고, 복용 시에는 약이 식도에 흡착해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하고 복용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은 위장관 내에서 젤을 형성해 위 점막을 보호하는 약으로 식사 전에 복용하면 식사 후 분비되는 위산과 음식물에 의한 자극으로부터 위 점막을 보호할 수 있어 식사 1~2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포닐우레아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는 식사 전에 미리 복용하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사 후 혈당이 급경히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밖에도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 리팜피신 등도 배부른 상태에서 먹으면 공복 시 충분한 물과 함께 복용했을 때보다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 


식사에 관계없이 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먹는 약도 있다. 대상포진 등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나 일부 항생제, 주로 암환자의 통증치료에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중 서방형 제제 등이다. 서방형 제제는 치료 용향의 약물이 일반 제제보다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방출되는 약제를 말한다. 서방형 제제는 '일반 제제'와 달리 약물 방출이 서서히 이뤄져 용법과 용량 등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간 손상 등 위험이 있을 수 있다. 몸 안에서 일정한 농도로 유지되어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약물이므로 시간을 꼭 지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효를 높이거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취침 시 복용이 권장되는 약도 있다. 변비약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제 등이다. 


비사코딜 성분 등 변비약은 복용 후 7~8시간 후 작용이 나타나므로 취침 전 복용하면 아침에 배변 효과를 볼 수 있다.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 눈 따가움 등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에 사용하는 항히스타민제도 복용 후 졸음이 발생해 운전, 기계 등 조작 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어 취침 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사 후 복용하는 약은 음식물이 있을 경우 약 효과가 높아지거나 섭취한 음식이 위점막을 보호해 속쓰림 등 부작용을 감소할 수 있는 약, 식사와 상관성을 가지지 않는 약 등이다.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섭취한 음식으로 부터 지방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약으로 약효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사와 함께 먹거나 음식물이 흡수되는 식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철분제 등도 공복 복용 시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