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의보감, 과학을 논하다- 동의보감 정기신(精氣神) 강의

동의보감 번역자의 완전히 새로운 동의보감 해석

최근 동의보감과 한의학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일 테지만, 논란의 밑바탕에는 의심과 불신이 자리 잡고 있다. 왜 의심과 불신이라는 유령이 우리 사회를 배회하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분명하다. 동의보감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그런 의심과 불신에 대한 충실한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동의보감 번역자의 동의보감에 대한 쉽고 친절한, 그렇지만 기존의 해석과는 구분되는 완전히 새로운 해석서이다. 방대한 내용의 동의보감을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정기신(精氣神)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정기신에 대한 온전한 설명은 없었다. 저자는 한의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 한 권의 책으로 정기신을 해석하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몸의 구조와 원리, 몸과 질병과의 연관성과 그 처방, 양생, 수련법, 약재와 그 효능 등 동의보감이 담고 있는 모든 내용을 동의보감의 핵심인 정기신의 관점에서 해설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말로만 전해지던 동의보감의 신화를 현실의 구체적인 사실로 재해석하고 있다. 그것도 기존에 한 번도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풀었다. 그리고 그것은 동의보감만이 아니라 현대의 과학에도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과학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그동안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전으로만 생각했던 동의보감의 정수를 저자의 친절한 해설을 통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다

동의보감은 우리 민족 최초의 종합 의서라는 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고전으로, 그 독자적인 체제와 구성, 내용에서도 독자성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동의보감의 출현은 그때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의서의 탄생이었다. 그러한 자신감은 책의 제목에서도 잘 드러난다. ‘동의(東醫)’는 우리의 독자적인 의서라는 뜻이며, ‘보(寶)’는 보물, ‘감(鑑)’은 거울을 뜻한다. 맑은 거울이 모든 사물을 비추어 하나도 남김없이 비추는 것처럼 동의보감은 그만큼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완벽한 책이라는 뜻이다.
동의보감은 단순한 의서만이 아니다. 동의보감 당대에도 그러하였지만 특히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자연과 몸과 사회를 하나로 보는 관점이다. 새로운 눈으로 새로운 세상을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들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가 오늘날 동의보감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동의보감만의 독창성, 정기신

동의보감이 기존의 의서와 구별되는 독창성은 그 구조에 있다. 우선 책의 구성이 질병이 아니라 사람의 몸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사람의 바탕인 정기신이라는 기둥에 의해 이루어져 있다. 책의 모든 내용은 이 정기신을 잘 기르고 그 흐름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의보감을 둘러싼 그동안의 적잖은 오해와 논란은 가장 중요한 정기신은 빼놓고 실용적인 측면, 즉 처방과 약효, 민간요법과 같은 것만을 말해왔기 때문이다. 이 책은 동의보감의 가장 핵심인 정기신에 대한 강의를 통해 “몸 다스리는 법으로 백성을 구제하라”는 원래의 편찬 목적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정기신이라는 세 가지 보물로 사람이 이루어졌다고 보고 있다. 정(精)은 생명을 태어나게 할 뿐만 아니라 태어나서 자라는 것과 생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사람의 몸을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물질이다. 기(氣)는 오장육부와 같이 다양한 역할이 나뉘어 작용하며, 이런 기의 작용으로 드러나는 생명 현상이 바로 신(神)이다. 그러므로 발생 순서로 말하면 정에서 기가 나오고 기에서 신이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기-신의 순서로 생성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이 정기신을 잘 기르는 것이 모든 양생(養生)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동의보감을 둘러싼 오해와 논란에 답한다

동의보감의 실제 내용과는 무관하게 동의보감을 둘러싼 각종 오해와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투명인간을 만든다거나 태아의 성별을 바꾼다거나 귀신을 볼 수 있게 해준다거나 하는 대목을 들면서 동의보감은 과거의 유물일 뿐 전혀 과학적이지 않을뿐더러 온통 미신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오해와 논란은 한마디로 동의보감을 제대로 읽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보감은 비과학적이다”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그 내용에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저자는 동의보감을 둘러싼 대표적인 오해의 사례로 투명인간이 되는 법으로 알려져 있는 은형법(隱形法)을 들고 있다. 은형법은 동의보감에서 본격적인 치료가 아닌 민간요법의 차원에서 소개한 것으로, 헛것을 보는 질환에 쓸 수 있는 요긴한 처방이라는 것이다. 즉 멀쩡한 사람이 투명인간이 되는 법이 아니라 헛것을 보는 환자가 그 헛것으로부터 몸을 감추어서 낫게 하는 처방으로 투명인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잘못된 이해는 오해를 낳고, 그런 오해들이 모여 본질과 관계없는 논란을 낳고 있는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