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 - 의사인 내가 이제야 안 것 -患者必讀

인체는 복잡계다
인간의 몸은 복잡하다. 인체를 형성하는 유전자는 약 2만 2천 종류이며, 이것이 설계도가 되어 인간의 몸이 구성된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하면 이 유전자의 설계도에 따라 몸은 구성되며, 그 후에는 환경의 영향을 받아가며 사람이 태어나고, 길러지게 된다. 인간의 몸 구성에는 유전, 환경 모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복잡한 인간을 구성하는 장기도 또한 복잡하다. 이 ‘건축현장’ 재료는 iPS 세포의 발현으로 가까운 장래에 준비될 수 있는 상태가 될 것이다. 문제는 그 후, 건물이 제대로 서 있을 것이냐는 것이다. 벽돌이 준비되더라도 건물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는 알려져 있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이다. 뇌 세포가 iPS 세포에서 유도되더라도, 제대로 기능을 하는 뇌가 될 수 있는 것인가와 같은 문제다. 상상해 보라. 수족관의 큰 수조 속을 헤엄치는 정어리 무리와 광대한 초원의 하늘을 덮고 있는 새 무리는 매우 정연하게 행동한다. 이 큰 무리를 구성하고 있는 샐 수 없이 많은 정도의 개체 각각에 각각의 행동양식을 입력하더라도, 저 큰 무리의 움직임을 인공적으로 만드는 것은 슈퍼컴퓨터로도 힘들 것이다.

진짜와 가짜는 구별하기 어렵다
암을 악성으로 정의하는 이유, 그리고 암이 생명에 관계되는 이유 대부분은 전이다. 곧, 전이되지 않는다면 안심인 것이다. 이미 전이되어 있다든지 또는 추후에 전이될 것을 악성종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외과의는 눈에 보이는 것만 치료할 수 있다. 종양이 있으면 그것을 제거한다. 그리고 주위 림프절에 전이가 있으면 그것도 절제한다. 이것은 지금도 시행되는 방법이다. 림프절은 종양병소 주위에 있으므로 종양병소를 제거하면 그러한 림프절도 함께 절제할 수 있다. 게다가 림프절 전이가 예상되는 코스에 있는 부분도 절제하게 된다. 림프절 전이가 높은 비율로 일어나는 장소는 육안적으로 전이가 있고 없고 간에 수술로 제거하는 편이 환자를 위한 것이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종양병소만 수술한다면 바로 끝나버릴 수 있지만, 멀리 있는 림프절까지 제거하다보니 꽤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그래도 그것이 환자를 위한 것이며 가장 좋은 의료라고 믿고, 자신은 이 큰 수술을 해왔다. 그리고 지금도 많은 병원에서 이 림프절 확청廓淸은 시행되고 있다.

약은 전신을 돌고 있다
약은 경구복용약, 정맥주사제 모두 몸에 들어간다. 그리고 몸 전체를 순환하며 효과를 발휘한다. 위궤양 약이라고 해서, 위에 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마을에 보수가 필요한 장소가 있어서 거기에 보수부대를 파견하여 치료하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다. 약은 몸 전체를 돌아다닌다. 생각해 보면,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의료종사자일수록 잊기 쉬운 인식이다. 곧 보수부대 트럭이 보수가 필요한 장소 이외에서도 허둥지둥 대고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다른 부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런 걱정은 필요가 없겠지. 하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장소를 순서대로 치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오히려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장소에 손을 가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부적합함의 극치가 부작용으로 보고되지만, 부작용이라고까지는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의 불쾌한 감각도 생겨난다. 약은 보수가 끝나면 바로 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장기간 복용해야만 하는 약이라면, 장기적인 안전성을 신경 쓰는 자세가 중요하다. 유익성이 부적합함을 상당 수준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될 때는 복용하면 된다.

항생제는 감기엔 효과가 없다!
감기로 진료 받으러 왔을 때, 증상이나 환자 관련 상세 사항과는 상관없이 무조건 항생제를 처방하는 의사는 의심해 보는 편이 좋다. 적어도 교과서적으로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이다. 항생제는 세균에는 유효하지만, 바이러스에는 무효이다. 그럼에도 예를 들어 감기가 길어져, 가래가 황색이 된 경우에는 항생제를 복용하며 환자에게도 처방한다. 교과서 지식이 그대로 임상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느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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