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관에서 만나는 의학의 세계 - 감기에서 암까지 의학이 더 쉬워지는 생생한 이야기

영화와 인문학을 넘나들며 영화광 의사의 시선으로 풀어낸 의학 에세이


오랜 세월 지역사회 의료 활동과 시민사회 활동을 해오며 현재 제주도에서 동네 의원을 운영하는 고병수 원장의 영화와 의학 이야기다. 스쳐 지나가는 영화의 한 장면에서 의학의 단면을 발견하고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질병부터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불치병까지, 역사 속의 의학 이야기부터 의료 제도의 현 상황까지, 친숙한 의학 지식뿐 아니라 잘못된 의학 상식까지, 그에 관련된 의학 지식을 전달할 뿐 아니라 앞으로 개선해야 할 의료 제도와 사회의 인식 등 인문학적 고찰까지 다양하게 풀어낸다.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영화에 대한 관심은 여전해서 2~3일에 한 편씩 영화를 볼 만큼 영화광인 저자는 영화를 보면서도 의학을 떠올린다. 예를 들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그 시대의 상황이나 주인공이 처한 현실, 의학 수준 등을 짚어내어 의학의 역사를 설명한다.


영화 속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 의학을 배우다


종기가 불치병일 만큼 열악했던 의학은 유전자를 통해 장애와 불치병을 극복할 시기가 코앞에 다가왔고, 수명은 놀랍도록 늘어났다. 제사장이 하늘의 뜻을 받아 병을 고치던 시대는 지나고, 이제 의학은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그런데도 의사와 병원은 멀게만 느껴진다. 여전히 잘못된 의학 상식과 가짜 뉴스로 혼란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의료적 상황과 제도의 문제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따라서 의학에 관한 관심을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영화를 통해 다방면으로 의학 이야기를 예리하게 진단한다.


약자와 소수자, 의료인과 의료 제도까지 살핀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에 빨리도 진입한 탓에 연로한 부모의 간병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미 치매나 노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부모를 모시면서 가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거기서 조금만 더 시선을 돌리면, 환자나 장애인의 삶까지도 눈에 들어온다. 장애인의 시선에서 보면 이 사회는 약자에게 너무도 불친절하고, 안 그래도 힘든 그들의 삶에 잘못된 오해와 편견으로 짐을 보탠다. 여성도 약자로서 자기 몸에 대한 권리를 누릴 수 없다. 이는 성소수자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의료마저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야 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한편 저자는 뜨거운 감자처럼 여전히 논란을 일으키는 안락사 혹은 존엄사 문제도 다룬다. 연명의료를 거부하는 제도가 시행되었지만, 그마저도 예외 사항 등이 있어서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또한 의료법과 의료 제도의 불합리함, 과다한 업무량과 낮은 임금 등의 나쁜 환경으로 인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간호 인력의 문제도 이야기한다. 의사도 그렇다. 환자 한 명당 3분으로 끊어야 하는 현 의료 수가 체제로는 환자가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없다. 그 피해는 의사에게도 돌아가지만, 우리 모두에게 불리하다고 설파한다.


사회와 주변에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한 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영화를 소재로 의학의 과거를 되짚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의 갈 길을 묻고 있다. 때론 불쑥 찾아온 질병과 힘겨운 투병을 하거나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병마에 불안해하고 가짜 의학으로 혼란스러워하는 현대인들과 닮은 영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과 신념을 제시한다. 결국 이 책은 의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의학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한다. 인간이기에 누구나 아프거나 다칠 수 있고,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건강하고 장애 없이 살아간다고 해서 질병과 장애 같은 일이 먼 나라의 일만은 아니다. 저자는 사회와 주변에 따뜻한 관심을 놓지 않는 이해와 배려가 나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