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전증 이야기

수십 년간 뇌전증 전문가로 살아온 의사

편견과 오해로 얼룩진 뇌전증의 진솔한 모습을 이야기하다!


평생 뇌전증 환자를 치료한 의사 김흥동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한 권에 담아 출간했다. 이 책을 집필한 계기는 명료하다. 이 책을 통해 뇌전증 환자가 자신의 투병 사실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는 아직도 뇌전증이 무엇인지 모르고, 뇌전증 환자들을 향해 차별의 시선을 발산하기를 서슴지 않는다. 뇌전증 환자가 동료 시민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의사 김흥동은 메스 대신 펜을 들어 뇌전증에 묻어 있는 편견과 오해라는 얼룩을 말끔하게 지워내고자 한다.


낯설고도 익숙한 질병, 뇌전증


뇌전증. 국내 약 37만 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병이다. 전 세계 인구 1,000명당 5~7명이 앓고 있으며 치매와 뇌졸중과 더불어 3대 뇌 질환에 속하는 질병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대다수 시민은 여전히 이 질병의 이름조차 모른다.


뇌전증의 옛 이름을 들으면 곧장 익숙한 이미지를 떠올릴 것이다. 뇌전증의 옛 이름은 바로 ‘간질’이었다. 이름 자체가 하나의 낙인으로 쓰인 그 질병이다. 이 질병을 앓는 환자들은 시시로 발발하는 경련 증상으로 인해 이른바 ‘악귀가 들렸다’라는 비과학적인 편견에 시달려야 했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삶 자체가 파괴되곤 했다.


뇌전증 환우가 평등한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환자와 그들 가족이 직면한 문제는 지나치게 많다.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약품이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 문제, 뇌전증 환자의 건강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 뇌전증 환자와 그들 가족의 삶이 고립되는 문제 등이 그러하다.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뇌전증 환자는 여전히 동등한 시민으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나라 안에서 평등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환자들의 이야기, 뇌전증의 진정한 목소리


이 책의 부록에는 뇌전증에서 벗어난 환자와 가족들의 수기가 모여 있다. 모든 이야기가 생생하면서 동시에 다채롭다. 뇌전증을 앓으면서 겪었던 차별과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족이 뇌전증을 앓으면서 어떻게 치료받았는지, 뇌전증을 앓으면서 나타난 증상이 무엇인지, 이후의 삶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이 모든 것이 가감 없이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읽는 이의 심금을 울리는, ‘뇌전증의 진정한 목소리’라 할 만하다. 관련 의료인이 아니더라도 필독을 권유하는 이유이다.


여러 수기를 읽다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세상이 뇌전증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과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느끼는 두려움이다. 차마 남에게 하소연할 수 없고, 힘들고 어렵다며 위로를 구할 수도 없었다. 수기를 작성한 당사자들 대부분은 뇌전증에서 벗어났거나 증상이 많이 완화되었으나 그렇지 않은 숱한 뇌전증 환자는 어떤 고통을 겪고 있을지 쉬이 짐작된다. 사람과 사람은 서로의 고통에 공감하고 위로하면서 동료가 되는 것처럼, 우리 곁에 있을 뇌전증 환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을 공동체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