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광 교수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Korea
  • 201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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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김선광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교실




PubMed 바로가기: Kim SK, Hayashi H, Ishikawa T, Shibata K, Shigetomi E, Shinozaki Y, Inada H, Roh SE, Kim SJ, Lee G, Bae H, Moorhouse AJ, Mikoshiba K, Fukazawa Y, Koizumi S, Nabekura J. Cortical astrocytes rewire somatosensory cortical circuits for peripheral neuropathic pain. J Clin Invest. 2016 May 2;126(5):1983-97. doi: 10.1172/JCI82859.




Q1.

최근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F=13.262)에 '대뇌 교세포에 의한 신경시냅스 회로 변화가 신경병증성 이질통 (allodynia)과 관련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셨는데 논문의 내용과 연구 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 논문의 실험 주제를 시작한 것은 사실 2008년이 처음입니다. 그때 제가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가게 되어 거기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3년간 열심히 해서 2011년에 논문 2개를 따로 냈었습니다. 말초 신경 손상을 준 동물에서 만성 통증이 일어나는데 그와 동시에 대뇌 피질에서도 시냅스의 연결이 어떻게 바뀌는지 밝혀냈어요. 근데 그때의 제가 완전히 밝히지 못했던 불충분했던 부분이, 말초 신경 손상 이후 통증이 지속되고 또 대뇌 피질에서는 시냅스 연결이 변화한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 둘 사이의 인과 관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은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통증이 대뇌 피질의 시냅스 연결 변화가 원인인지, 아니면 대뇌 피질의 시냅스 연결 변화가 이 통증의 원인인지가 상당히 애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확실히 밝혀 보고자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냅스 연결 변화가 통증의 원인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어떤 분자 세포 기전이 그런 시냅스 연결 변화를 유도하는지에 대한 기전을 먼저 밝혔고 그다음 시냅스 연결 변화를 유도하는 세포 분자 기전을 경로를 한 단계씩 차단했을 때 통증이 사라지는지 감소하는지를 연구한 결과 이번 논문의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Q2.

본 연구가 갖는 임상적인 의의 (clinical implication)와 향후 연구에 대한 시사점 (implication for research)을 말씀해주세요.


사실 아주 오랫동안 만성 통증 분야의 많은 전 세계 연구자들이 그 기전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려고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문제는 대부분의 기존 연구가 말초라든지 척수 수준에서 주로 이루어져 왔죠. 그래서 그쪽을 타깃으로 하는 약물들이 많이 개발됐고 현재 실제 임상에서도 쓰이고 있지만, 아직도 만성 통증 환자들이 기존의 치료법을 통해서 완전히 통증 관리를 못 하는 상황이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런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통증이 단순히 말초나 척수뿐만 아니라 그 상위 수준, 척수 상위 수준에서도 뭔가 문제가 있으리라는 것을 통증 연구자들이 많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Human Brain Imaging, 예를 들어 functional MRI나 PET 같은 이미징 기술이 발달하면서 척수뿐만 아니라 시상, 대뇌 피질, 인슐라 (Insula) 등 뇌의 다양한 부분을 살펴볼 수 있게 되었어요.


만성 통증 환자의 뇌 이미징에서 뭔가 이상한 변화가 있다는 것은 알게 되었는데 해상도 등의 한계로 세포 수준이나 시냅스 수준에서 도대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말초나 척수에서 가장 멀리 있는 대뇌 피질에서까지 시냅스 연결 변화가 바뀜으로써 만성 통증이 일어난다는 것을 밝혔기 때문에 향후 이쪽 기전을 어떻게 차단할지 또는 예방에 어떤 도움이 될까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사고에 의한 통증은 예측할 수 없지만, 어떤 암 환자들은 항암제를 투여받고 이로 인해 많은 환자가 만성 통증을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 경우 언제 통증이 일어날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차원에서 약물 개발 등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향후 연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뇌신경과학 쪽 분야에서 신경세포뿐만 아니라 신경세포보다 훨씬 더 숫자가 많은 교세포가 지금 핫이슈인데요, 교세포와 신경세포 간의 상호작용이 어떤 행동과 질환에 연결이 되는지가 지금 가장 큰 연구 분야 중 하나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지 않았나 사료됩니다.


Q3.

학부생을 대상으로 한의학원론과 생리학 강의를 하고 계시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를 한의대 교육에 어떻게 반영하시나요?


사실은 한의학 이론 중 최신 뇌신경과학에서의 발견과 어느 정도 연결될 수 있는 부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러면 그런 경우에는 한의학 원론이나 한의생리학 수업 시간에 양쪽을 같이 소개하면서 최신 과학으로도 한의학적 이론들을 설명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가능하면 많이 소개하려고 시도하고 있어요.


그 외 양방생리학이라는 과목도 제가 강의를 하고 있는데, 수업 시간에 제가 지금 연구하고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교과서는 아직 최신 연구 결과들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현재 하고 있는 연구 관련해서 여러 가지 최신 발견을 학생들한테 소개해주고 있어요. 제가 직접 실험하면서 발견한 것들이기 때문에 조금 더 연구 현장의 생생한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있어서 학생들의 호응도 좋고 기쁘게 강의하고 있습니다.


Q4.

미래의 연구자들이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조금 식상할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중요한 게 계속 새로운 분야 또는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갖지 말고 도전을 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저도 한의사이고, 한의대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침 진통 기전을 주로 연구했는데요, 당장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기존에 이미 밝혀져 있는 통증 경로라든지 침이나 한약 등의 한의학적 치료법들이 어떤 기전을 통해 진통 효과가 나타나는지 정도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연구하다 보니까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한의학적 치료법의 기전이 문제가 아니라 통증 기전, 진통 기전 자체도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은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걸 좀 더 연구할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하다가 새로운 이미징 기술, 이번 논문에 사용된 생채 내 이광자 이미징 (two-photon imaging)과 같은 최신 연구 기법을 배워야겠다고 깨달았고, 그래서 과감하게 일본으로 유학을 가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또 그것을 통증에 적용해서 이번 논문을 냈습니다.


그러면서 또 이렇게 새로운 기전을 밝힘으로써 제가 다시 경희대 한의대에 돌아오고 나서는 그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침, 한약, 봉독 등 진통제 역할을 하는 한의학적 치료법들을 연구하는데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분야 또는 새로운 기술에 도전해야 한의학적인 치료법이라든지 과학적 기전을 연구가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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