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분석]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효능 및 부작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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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갱년기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홈쇼핑 등에서 인기를 끌었던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www.kca.go.kr)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ㆍ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과 공동으로 시중에 유통 중인 32개 백수오 제품의 원료 진위를 조사한 결과, 실제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 제품에 불과하였다. 반면 21개 제품(65.6%)은 백수오 대신 백수오와 형태가 유사하나 기원이 다른 식물인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사용(12개 제품, 37.5%)하거나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하여 제조(9개 제품, 28.1%)한 것으로 나타났다 [1]. 특히 이엽우피소는 간독성, 신경 쇠약, 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며, 국내에서 식용근거가 없는 등 식품원료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식물임이 알려지면서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빗발치는 등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효능은커녕 식품원료로 사용이 불가능한 식물인 이엽우피소가 갱년기장애의 묘약으로 둔갑하여 시중에 나오게 된 경위는 무엇일까?



화살표 작은 아이콘.jpg 1. 백수오의 기원식물 - 한국과 중국의 차이


먼저 우리나라와 중국의 백수오 용어에 대한 차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한약전외 한약(생약)규격집(KHP)에서는 백수오의 기원식물을 ‘박주가리과(Asclepiadaceae)의 은조롱(Cynanchum wilfordii Hemsley)의 덩이뿌리’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중약대사전에서는 백수오의 기원식물을 이엽우피소(耳葉牛皮消, 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 또는 대근우피소(大根牛皮消, Cynanchum bungei Dence)라고 명시하며, 은조롱에 관해서는 수록하고 있지 않다. 다만 상해과학기술출판사에서 발행된 《중화본초(中華本草)》에서는 ‘격산소(隔山消)’라는 이름으로 은조롱이 수록되어 있으며 이명에 ‘백수오’, ‘백하수오’라고 기재하여 은조롱과 이엽우피소가 혼용됨을 명시하였다. 실제로 둘을 비교해보면 은조롱에 비해 이엽우피소의 뿌리가 비대한 경향이 있긴 하지만, 겉껍질을 벗긴 후 건조하여 한약으로 사용할 경우 그 차이가 분명하지 않다 [2].


백수오는 또한 ‘백색의 하수오’라는 뜻의 ‘백하수오(白何首烏)’라고도 불리며, 실제로 국내의 한의학계에서는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등 서적의 영향으로 ‘백하수오’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사용된다. 《중화본초(中華本草)》에서는 중국 송(宋)대에 발행된 《개보본초(開寶本草)》에서 “하수오는 적색, 백색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라고 언급한 내용을 들어 이 문헌에서 말하는 적색의 하수오는 하수오를 이르고, 백색은 아마도 백수오를 이르는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그러나 하수오에 관해 대한약전외 한약(생약)규격집(KHP)에서는 하수오의 기원식물을 백하수오, 즉 백수오와 별개의 식물인 마디풀과(Polygonaceae)에 속한 하수오(Polygonum multiflorum Thunberg)라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의 식물 분류 기준으로 하수오와 백수오는 전혀 다른 식물이나, 실제 처방에서는 둘을 거의 구분하지 않고 혼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각종 문헌에서는 하수오와 백수오 모두 ‘간장과 신장을 보(補)하고 혈(血)을 자양하여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하며 이명이 들리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증상을 치료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하수오전(何首烏傳)》의 ‘하수오는 맛이 달고 성질이 따뜻하고 무독하며…뿌리는 붉은 색이며 두 척을 넘지 않는다.’ 및 《본초강목(本草綱目)》의 ‘하수오는 또한 ‘적갈(赤葛;적색 칡)’이라고 한다.’ 등의 문헌 기록으로 미루어 보아 백색보다는 적색의 하수오를 중심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한국 및 중국의 약전에서도 적색의 하수오만을 하수오의 기원식물로 명시하고 있다 [3].


따라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이 둘은 구분이 잘 되지 않으면서 혼용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식물이며 현재 이엽우피소는 식품으로 사용허가가 없고 백수오는 한약재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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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표 작은 아이콘.jpg 2. 백수오(Cynanchum wilfordii Hemsley)의 효능


백수오, 즉 은조롱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에 비해, 은조롱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있지 않다. 현재까지 연구를 통해 은조롱에 관해 알려진 효능의 대부분은 은조롱의 항산화 작용으로 인한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증의 예방이다 [4,5]. 은조롱에 관한 연구 중 안면홍조 및 식은땀, 가슴 두근거림, 관절 및 근육통, 우울증 및 기억력 감퇴 등으로 대표되는 갱년기장애 증상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Lee 등의 연구(2005) [6]에서 은조롱 추출물의 항산화 작용이 스트레스에 의한 신경세포의 퇴행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으며, 김 등의 연구(2004) [7]에서 난소를 절제한 쥐에서의 백수오의 골다공증의 예방 효과에 관한 논문 등이 있으나 그 숫자가 많지는 않다. 또한 세포나 동물실험에서 나온 근거이기 때문에 근거의 수준이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흔히 알려진 백수오의 갱년기장애 증상 개선 효과와 관련된 논문은 백수오 제품의 원료가 되는 백수오, 당귀 및 속단의 혼합 추출물에 관한 2개의 연구뿐이다.


이 등의 임상시험(2005)은 백수오 제품에 대한 최초의 보고된 임상시험이며 폐경기 전후의 우리나라 여성 4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로 무작위로 24명씩 나누어 시험군은 속단, 백수오, 당귀 및 해조 칼슘, 비타민 등의 혼합추출물(에스트로몬Ⓡ)을 3개월간 투여받고 대조군은 위약을 3개월간 투여받았다. 그 결과 3개월 후 에스트로몬 투여군은 58.3%, 대조군은 21.7%의 갱년기 증상 호전을 보였으며 1년 후 체중증가도 차이가 없었고 부작용도 없어서 갱년기 증상 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8]. 그러나 이 연구 역시 피험자 수가 많지 않고 적절한 피험자 수를 계산하여 수행되지 않아서 결과 해석에 주의가 요구된다.


Chang 등의 임상시험(2012)은 미국에서 백인 및 흑인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였으며, 이마저도 연구에서 사용된 백수오 혼합 추출물인 에스트로지-100(EstroG-100)의 조성을 보면 백수오가 아니라 당귀(주요 성분 중 하나인 nodakenin)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에스트로지-100을 투여받은 그룹은 위약 그룹과 비교했을 때 안면홍조, 불면, 신경과민, 우울, 피로, 이상 감각 등 폐경기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완화되었지만 피험자 수가 크지 않고 3개월만 관찰한 결과라 제한점이 있다 [9].


위 두 편의 임상연구는 모두 해당 백수오 혼합 추출물을 각 건강기능식품 업체에 공급하는 ㈜내츄럴엔도텍에서 지원하여 수행되었거나 대표이사가 공저자로 되어 있는 연구로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 신뢰성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되는 바이다.



화살표 작은 아이콘.jpg 3. 이엽우피소(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의 효능 및 부작용


위에서 언급했듯이 국내에서 이엽우피소는 식품으로 사용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 또한 진행된 사례가 없으나,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활용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에는 이엽우피소의 효능 및 부작용에 관한 각종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1) 이엽우피소의 효능


논문을 통해 알려진 이엽우피소의 대표적인 효능은 항암작용이다. Shan 등의 연구(2005) [10]에서는 이엽우피소의 에탄올 추출물이 암세포에 대한 세포 독성을 보임으로써 항암작용을 나타낸다고 하였으며, Ye 등의 연구(2013) [11]에서는 이엽우피소에서 추출한 유효성분인 C21‑steroidal glycoside가 세포독성 및 세포자멸사 유도(apoptosis‑inducing) 효능이 있다고 밝혔다.   

 

(2) 이엽우피소의 독성 반응


  1) 급성 독성 반응
宋 등의 급성 독성 시험 결과(2002) [12] 이엽우피소에서 추출한 total glycosides를 투여한 쥐들의 걸음이 이상하고 운동능력이 저하되었으며, 심박 수와 호흡수가 느려지고 호흡마비로 인해 사망하였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엽우피소 에탄올 추출물과 분말은 독성이 없었고, 쥐 10마리 중 C21 steroidal glycosides 투여 시 3.84g/kg 1마리, 4.80g/kg 3마리, 6.0g/kg 6마리, 7.5g/kg 9마리가 사망하였다. 그러나 성분에서 이 정도 용량이면 상당히 많은 양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엽우피소 자체의 독성으로 확대해석하기에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2) 만성 독성 반응
한국소비자원에서 이엽우피소의 독성에 관한 근거로 제시한 자료는 Lu 등의 백수오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1998) [13]로, 해당 연구에서는 쥐의 사료에 이엽우피소를 각각 5%, 10%, 20%씩 섞어서 30일간 투여하였다. 그 결과 5%군에 속한 쥐들은 대조군과의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반면, 10%군에 속한 쥐들은 공격성 증가, 체중감소, 식욕저하 등의 이상증상을 보였으며 20%군에 속한 쥐들은 11일차부터 사망하기 시작하여 시험 종료 시점에는 단 2마리의 쥐들만이 살아남았다.


이 실험의 특징은 이엽우피소를 직접 투여하지 않고 사료에 섞어서 쥐들이 스스로 먹게 하였다는 것인데, 그 결과 이엽우피소 함량 비율이 높아질수록 쥐들이 사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이엽우피소 함량 비율이 높은 사료를 공급받은 쥐들일수록 심하게 체중이 감소하였고,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오류로 인해 식약처에서는 해당 연구의 독성평가 방법이 부적합하다고 판단하였으며, 이엽우피소의 섭취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결론을 내린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의 식품 원료 허가 시스템이 어떠한 원료가 비록 독성의 우려가 있다 할지라도 그 독성이 확정적이지 않으며, 식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 목록(식물성 139종, 동물성 16종, 기타 6종)에만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14]. 따라서 비록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백수오 제품에 대해 안전하다는 결론이 났을지라도 그 안전성을 확신할 수는 없으므로 복용 시 전문가와 상의하여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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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1]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시중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상당수가 가짜. 2015.04.22.


[2] 김민자 et al. 백수오, 이엽우피소, 박주가리 및 하수오의 형태적 형질 비교. 한국약용작물학회지. 2014;22(2);113-120.


[3] 최환수 et al. 하수오와 백하수오의 기원과 명칭에 대한 연구. 한국한의학연구원논문집. 2003;9(1);81-89.


[4] Koo HJ, Sohn EH, Pyo S, Woo HG, Park DW, Ham YM, Jang SA Park SY, Kang SC. An ethanol root extract of Cynanchum wilfordii containing acetophenones suppresses the expression of VCAM-1 and ICAM-1 in TNF-α-stimulated human aortic smooth muscle cells through the NF-κB pathway. Int J Mol Med. 2015 Apr;35(4):915-24. doi: 10.3892/ijmm.2015.2112. Epub 2015 Feb 26.


[5] Choi DH, Lee YJ, Kim JS, Kang DG, Lee HS. Cynanchum wilfordii ameliorates hypertension and endothelial dysfunction in rats fed with high fat/cholesterol diets. Immunopharmacol Immunotoxicol. 2012 Feb;34(1):4-11. doi: 10.3109/08923973.2011.569889.


[6] Lee MK, Yeo H, Kim J, Markelonis GJ, Oh TH, Kim YC. Cynandione A from Cynanchum wilfordii protects cultured cortical neurons from toxicity induced by H2O2, L‐glutamate, and kainate. J Neurosci Res. 2000;59(2);259-64.


[7] 김민정 et al. 하수오와 백수오가 난소적출로 유발된 흰쥐의 골다공증 예방효과에 미치는 영향. 대한본초학회지. 2004;19(1);23-34.


[8] 이기호 et al. 폐경 전후 여성에 대한 자연 생약 추출물(에스트로몬(R))의 1년간 투여 효과 및 안정성 평가. 대한폐경학회지. 2005;11(1):16-26.


[9] Chang A, Kwak BY, Yi K, Kim JS. The Effect of Herbal Extract (EstroG‐100) on Pre‐, Peri‐ and Post‐Menopausal Women: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Phytotherapy Research. 2012 Apr;26(4):510-6. doi: 10.1002/ptr.3597. Epub 2011 Sep 2.


[10] Shan L, Zhang WD, Zhang C, Liu RH, Su J, Zhou Y. Antitumor Activity of Crude Extract and Fractions from Root Tuber of Cynanchum auriculatum Royle ex Wight. Phytother. Res. 2005 Mar;19(3):259-61.


[11] Ye LF, Wang YQ, Yang B, Zhang RS. Cytotoxic and apoptosis‑inducing properties of a C21‑steroidal glycoside isolated from the roots of Cynanchum auriculatum. Oncol Lett. 2013 Apr;5(4):1407-1411. Epub 2013 Feb 7.


[12] 宋俊梅 et al. C21甾甙在白首烏保健功能中的地位. 食品科學. 2002;23:100-103.


[13] 陆琮明 et al. 白首乌片的食品安全性毒理学研究. 南京铁道医学院学报. 1998;17(4);261-263.


[14] 대한한의사협회. [설명자료] 이엽우피소 독성 우려 자료 및 식약처의 식품 원료 인정 시스템의 문제점. 2015.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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