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불편한데 원인 못 찾으면 ‘기능성 소화불량’ 의심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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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불량’은 불규칙한 식사와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질환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쓰리거나, 아프기도 합니다. 또 메스껍거나, 가스가 찬 듯 트림도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막상 내시경‧초음파 검사를 받아도 아무런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속이 불편한데 특별한 원인이 잡히지 않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의 도움말로 뚜렷한 이유 없이 복부 팽만부터 식욕 부진까지 부르는 기능성 소화불량의 특징과 한의학적 치료‧관리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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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김진성 교수가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 해 70만 명 이상 치료 받는 위장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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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소화불량은 명백한 기질적 원인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윗배에 답답함‧속쓰림 같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는 질환입니다.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문제지만 위염·위궤양 등 뚜렷한 원인이 없고, 당장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진단과 치료의 한계로 대부분 환자들에게 일시적인 호전과 악화가 반복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점차 늘어서 2016년 60만 2,998명에서 2019년 70만 2,652명으로 4년 동안 약 10만 명 증가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방치하면 만성적으로 삶의 질을 저하하기 때문에 치료와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의 3가지 증상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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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질환 국제 표준 진단인 로마 기준 Ⅳ 분류에 따르면 기능성 소화불량은 ‘식후 고통 증후군’과 ‘명치 통증 증후군’으로 분류됩니다.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식사 후 포만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등 식사와 관련한 증상은 식후 고통 증후군에서 나타납니다. 상복부 쓰림 및 통증 등 식사와 관련 없는 증상은 명치 통증 증후군에서 관찰됩니다. 이러한 증상이 뒤섞여 나타나는 상황도 흔합니다. 


이 가운데 식후 고통 증후군은 위장 운동 및 위 배출 능력과 유의한 연관을 보이며, 한의학에서 말하는 비위기허증 같은 기능 저하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몇 가지 특징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 조금만 먹어도 윗배가 부르고, 더부룩하며, 위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고 호소합니다. 주로 위의 운동성이 저하되거나 위의 움직이는 리듬이 방해를 받아서 발생한 유형입니다.


둘째, 오랫동안 정신적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거나 본래 신경이 예민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조금 신경 쓰는 일이 있어도 체기가 느껴진다고 호소합니다.


셋째, 소화불량을 오랫동안 앓아서 체중이 줄고, 기운이 없기도 합니다. 이 경우 한의학에서 말하는 세장형에 속하는데 △오목가슴 부위가 좁고 △복부 근육이 무력하며 △배에서 출렁이는 소리가 자주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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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자탕’ 처방, 위‧장관 움직임 개선


기능성 소화불량은 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만성적인 경과를 보입니다. 때문에 증상을 개선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음식 습관을 조절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4가지 수칙을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위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게 먹되, 골고루 먹으며, 천천히 씹어 먹는 식습관을 잘 지켜야 합니다. 


둘째, 음식 섭취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때를 거르는 불규칙한 음식 섭취는 과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셋째, 주식은 쌀을 위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밀가루 음식은 자주 먹지 않고, 맵거나 짠 음식은 식욕을 유지하는 정도로 줄여야 위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넷째, 정서적 스트레스도 기능성 소화불량의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때문에 적절한 운동이나 취미 활동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한방에서는 기능성 소화불량 진단에 디지털 설진 측정을 적용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 환자는 설태의 분포와 양이 많습니다. 또 복부 촉진 검사를 통한 흉늑각 측정에서는 일반인에 비해 흉늑각이 좁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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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는 육군자탕을 처방합니다. 이 한약은 창출‧인삼‧감초‧복령이 들어간 사군자탕에 진피와 반하를 더했습니다. 육군자탕은 위 비우기 촉진과 저장 능력을 유지해서 위‧장관 움직임을 개선합니다. 아울러 소화 호르몬 분비를 늘리는 효능이 있어서 병의 근본적인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살펴본 것처럼 기능성 소화불량은 병의 상태를 확인하고, 한방 진단 유형을 나누어서 위장의 운동기능을 보강하며, 위의 움직이는 리듬을 조절하는 치료가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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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경희대학교병원 포스트 https://blog.naver.com/khmcpr/222519268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