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으로 오해받는 전신 통증 질환 섬유근통증후군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이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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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신체에 문제가 생겼다고 보내는 우리 몸의 신호입니다. 대부분 원인을 찾아서 치료‧관리하면 증상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 증상이 지속되는데 검사를 진행해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통제를 계속 복용해도 통증이 반복하고, 개선되지 않아서 만성 피로와 수면 장애까지 동반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집니다.


이처럼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 만성 다발성 통증이 있으면 섬유근통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신체 곳곳에 통증을 일으키고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 이 질환은 약물 요법과 함께 한방 치료를 병행하면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침구과 이승훈 교수의 자문으로 섬유근통증후군의 원인과 특징, 치료에 도움이 되는 한의학적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검사해도 원인 못 찾는 통증의 정체


신체 곳곳이 통증 때문에 아픈데 검사를 진행해도 원인이 불명확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허리를 삐끗하거나 무리한 운동을 한 후 갑자기 생기는 근육통은 급성 통증입니다. 신체에 이상이 생겼으니, 휴식을 취하고 치료받으라는 경고 신호입니다. 이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증상이 개선됩니다.


하지만 급성 통증이 약 3개월 이상 지속하면 통증 자체가 질환이 돼서 점점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만성화됩니다. 이런 만성 통증 상태가 이어지면 통증이 뇌로 전달되는 신호체계가 변해서 아픈 부위가 더 민감해지고, 주변까지 아프게 됩니다. 심지어 약한 자극에도 통증을 느낍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처음에는 한쪽 목이나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점점 퍼져서 온몸 여기저기가 아픈 다발성 통증으로 나타납니다. 이때는 영상‧혈액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병원에서 신경성이라는 소견을 받거나, 주변에서 꾀병이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꾀병? 이럴 때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해요 ​


섬유근통증후군은 우리 몸을 상하, 좌우, 중앙의 5개 영역과 19개의 부위로 나눌 때 최소 4개 영역, 4개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통증과 함께 △피로 △수면 장애 △기억력‧집중력 저하 △두통 △우울감 등이 3개월 이상 지속하는 만성 전신 다발성 통증 질환입니다. 


예를 들면 환자가 △좌우 어깨 △목 △허리 △우측 엉덩이처럼 다양한 영역의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하면서 통증 이외의 전신적인 증상을 동반할 때 진단합니다. 


한 명의 섬유근통증후군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 사례


​​- 온몸 여기저기가 아프다

- 소화가 안 된다

- 잠들기 힘들다

- 우울한 느낌이 있다


마치 온몸 여기저기가 아프면서, 소화가 안 되고. 잠도 잘 안 오면서, 우울한 느낌이 드는 상태를 말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증상이 있어도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근막통증증후군처럼 다른 질환이 있으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류머티즘학회에서 2016년 제안한 최신 진단 기준에서는 다른 질환이 있어도 위 기준만 만족하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게 돼, 원인 모를 전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섬유근통증후군으로 진단받게 됐습니다. 


주로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4배 이상 높고, 40대 이상 여성에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특별한 검사로 진단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진단이 나오기까지 길게는 몇 년이 걸리기도 하고, 이로 인해 환자들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료받기도 합니다. 


약물 요법과 함께 한방 치료 병행하면 효과적


섬유근통증후군 같은 전신 다발성 통증은 진통제로도 잘 듣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그럼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섬유근통증후군은 일반 소염진통제로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삼환계항우울제 △항전간제 △선택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등의 약물이 주로 사용됩니다. 


이 같은 약물들은 일반적인 진통제로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타이레놀)이나 비스테로이드성소염제보다는 부작용이 조금 더 크다고 알려져서 장기 복용 시에는 이상 반응을 면밀히 살펴야 합니다. 


일반 진통제 효과 없는 섬유근통증후군 치료법 


- 삼환계항우울제, 항전간제, 선택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 등의 약물 사용

- 전신 증상 개선되지 않으면 운동, 명상, 침 치료 등 한방 치료 병행

-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부종‧냉증을 개선하는 한약 치료 더하면 더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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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약들을 수개월 이상 복용해도 통증이 지속하거나, 어느 정도 통증이 줄어들어도 불면‧우울‧피로 등의 전신 증상들이 개선되지 않으면 진통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에 대한 국제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약물 치료와 더불어 △운동 △명상 △침 치료 등 한방 치료도 병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같은 다발성 통증 환자라도 추위를 심하게 타거나 몸이 잘 붓고, 수면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통증을 더 심하게 느낍니다. 이때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부종과 냉증을 개선하는 한약 치료를 병행하면 더 효과적으로 통증과 동반 증상들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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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경희대학교병원 포스트 https://blog.naver.com/khmcpr/222829715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