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치료 침자극의 기전


약물중독


중독(addiction)은 반복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표현되는 집착적 강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초기에는 의학적인 용어로 시작되었으나 현대에서는 정신의학에서 주로 사용되어 진다.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중독의 원인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 생물학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와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 및 과학 기술의 발달에 있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과 적응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중요한 알코올 및 약물 중독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독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어 지는데 화학물질 노출에 의한 신체에서 일어나는 중독(intoxication)과 약물 남용에 의한 정신적인 중독(addiction)으로 구분되어 진다. 특히 알코올 및 약물에 의한 중독은 습관성 중독으로 심리적, 정신적 그리고 육체적인 면에서 동반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약물 섭취를 갈구하는 현상을 보인다. 즉, 만성적으로 약물을 갈구하는 행동과 섭취 요구 조절의 실패로 나타내며, 약물 섭취를 억제하거나 제한하였을 때 감정표출이 정신심리학적으로 불안정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불쾌감(dysphoria), 불안감(anxiety), 과민성(irritability) 그리고 경련(cramps) 등이 동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부정적인 불안감을 없애고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얻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약물을 섭취하려고 한다.


1. 알코올 중독의 이해와 문제점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 중독은 인지기능(cognition)을 조절하는 뇌 부위에서 자기통제(inhibitory self-control)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알코올에 대한 보상작용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알코올 중독은 일차적으로는 기억장애, 치매, 환각, 불안 등 알코올 중독에 의한 정신장애를 유발하며 본인 스스로에게 정신적, 육체적 손상을 일으킨다. 2차적으로는 주폭(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폭력, 협박 그리고 방화를 하나 본인은 인지하지 못함) 등에 의한 충동조절 장애를 유발할 뿐만이 아니라 가정 폭력과 음주 운전에 의한 사고 등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알코올 중독은 개인뿐만이 아니라 국가 및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알코올 중독에 의한 가정폭력은 아이들에게도 정신적, 심리적인 손상을 주며 이는 아이들이 성인이 된 뒤에 또 다시 알코올이나 약물 등의 중독에 쉽게 빠지게 되는 원인을 제공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3-4배 정도 높은 비율로 알코올 중독을 보인다는 결과는 알코올 중독이 유전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코올 중독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해야 할 점은 알코올 섭취량과 중독은 별개라는 것이다. 즉, 알코올을 많이 섭취한다고 알코올 중독이라고 볼 수는 없다. 알코올 중독의 조건으로는 우선 알코올 섭취에 대한 자기통제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뇌의 고등 인지 기능에서 효과적으로 알코올에 대한 자제력을 조절하지 못하여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피해(본인이 인지를 못하는 경우와 인지하더라도 알코올 섭취에 대한 욕구가 더 강하게 표현되어)에 대해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면서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알코올 섭취 후 나타나는 개인적 또는 사회적인 문제 (예를 들면 기억상실이나 주폭)들을 인지 못하는 경우이다. 알코올 중독의 경우 정신장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하는 건강보험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알코올 중독에 의한 정신장애가 연평균 12.5% 증가하는 추세이며(2007년에서 2011 기준) 알코올 중독에 의한 개인, 가정 그리고 사회적인 손실을 고려한다면 그 손실액은 규모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2. 알코올 중독에 관여하는 신경해부학적 구조 및 행동들


알코올 중독 기전에 대한 연구는 신경해부학과 신경약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전기 생리학과 행동학적 방법에 중점을 두고 이루어졌으며 그 외에도 분자생물학적, 유전적 요인에 의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알코올 중독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독에 관여하는 신경해부학적인 구조와 정신 심리학에 기반을 둔 행동학적 관찰을 이해해야 한다.

신경해부학적으로 알코올 중독에 관여하는 뇌의 부위와 중독 과정에 대한 일부 기전이 알려지고 있다. 중독에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는 뇌 부위는 중뇌변연계(mesolimbic system)이며 배쪽피개구역(ventral tegmental area, VTA, 또는 복측피개영역)에서 측위신경핵(nucleus accumbens, NAs)으로 투사하는 도파민 신경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림 1).

그림 1. 중뇌변연계의 신경해부학적 구조. 도파민 신경세포(녹색)는 중뇌의 배쪽피개구역과 흑질(substantia nigra, SNc)에 분포하고 있으며 그들의 신경 축색돌기들이 측위신경핵으로 연결되어 있다(Arias-Carrion et al., 2010).


예를 들면, 알코올이나 코카인과 같은 약물을 섭취하게 되면 중뇌변연계의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가 증가한다. 도파민은 쾌락이나 만족감과 같은 정신적, 육체적 또는 감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주므로 이러한 것을 정신심리학적인 면에서 보상(reward)이라고 표현한다. 즉, 알코올 및 여러 약물(예를 들면 코카인 또는 몰핀) 등에 의해 도파민 신경세포가 흥분되어 도파민의 분비가 증가되면 뇌의 쾌락 중추의 활성에 의한 보상회로(reward circuits)가 활성화된다. 도파민 신경세포는 약물 투여 후 유발되는 약물 섭취에 대한 욕구 및 행동이 증가 하는 약물 강화(drug reinforcement)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도파민의 농도 유지에 의하여 즐거움을 느끼든지 아니면 약물 강화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보상 행동은 인지기능을 통한 자기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할뿐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얻기 위해 약물을 계속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것을 정적강화(positive reinforcement)라 하며 중독 초기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행동들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약물 섭취는 오히려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의 지속적인 소모를 유발하게 된다. 이는 도파민의 감소로 이어지며 도파민을 원하지만 사용하기에 충분치 않은 양으로 인해 도파민의 결핍으로 인지하게 된다. 이 경우 도파민에 의한 보상(reward)을 받지 못하게 되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감소된 도파민의 양이 보상을 위해 요구되는 양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데 이러한 요구(requirement)와 사용(usage) 사이의 불균형으로 인한 정신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행동 반응으로 육제적 및 정신적 금단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즉, 지속적인 알코올에 의한 도파민의 감소로 인한 부정적인 행동이 알코올 금단증상으로 나타난다.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의 부족이 원인이며 신경정신학적으로 불쾌감(dysphoria), 쾌락불감증(anhedonia), 불안감(anxiety) 등과 같은 부정적인 행동을 동반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동들이 금단현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부정적인 감정적, 심리적 그리고 육체적 금단증상을 없애기 위해 약물 섭취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는 부적강화(negative reinforcement)가 나타나게 된다.

중독 연구에서 앞서 언급한 보상, 강화, 금단증상 등과 같은 행동들은 약물의 자가 투여(self-administration)를 이용한 실험으로 검사한다. 자가 투여는 동물이 강제적으로 약물을 투여 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자유 의지에 따라 스스로 약물을 섭취하는 실험방법이다. 약물을 섭취하고 싶을 때 실험동물이 operant chamber내의 레버(lever)를 누름으로 알코올은 경구로 자가 섭취를 하고 코카인을 비롯한 몰핀 등은 정맥을 통한 주입의 자가 투여를 하게 된다. 이러한 행동들은 중독성 약물에 대한 갈구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 척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점을 제공한다. 약물의 강화작용을 연구하기에 매우 적합하고 인간의 약물 중독을 실험동물 모델에서 연구하기 적합한 실험방식이다. 약물의 남용 및 치료, 분석에 유용하게 이용되며 중독 치료법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임상평가로 널리 이용된다.


3. 알코올 중독 신경세포 기전


알코올 중독 형성에 중뇌변연계에서의 도파민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Zhao et al., 2006; Yang et al., 2008). 도파민에 의한 알코올 중독 현상을 세포기전으로 살펴보면 중뇌변연계에서 흥분성 신경과 억제성 신경의 상호 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배쪽피개구역에는 도파민 신경세포, 가바 신경세포 그리고 글루타메이트 신경세포들이 존재하는데 이들 중 도파민 신경세포들이 약물 중독에 의한 보상회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뇌변연계에 존재하는 각 신경세포들은 흥분성과 억제성을 담당하는 수용기(receptors)들이 존재하는데 흥분성을 담당하는 것은 글루타메이트 수용기(glutamate receptors)인 반면에 억제성을 담당하는 것은 가바 수용기(GABA receptors)와 오피오이드 수용기(opioid receptors)이다. 그러므로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성도에는 글루타메이트, 가바 그리고 오피오드 수용기들 간의 균형유지를 통한 항상성 유지가 중요하다.

알코올 중독 형성 기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알코올은 배쪽피개구역에 존재하는 가바 수용기를 통하여 중뇌변연계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변화시킨다. 알코올 섭취는 중뇌변연계의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양을 증가시키고 이는 알코올 섭취를 위한 운동성을 증가시켜 약물강화 효과를 유발하며 지속적으로 알코올을 갈구하게 된다. 초기 알코올 섭취는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줄여서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신경세포 활동성을 증가시키는 반면에 지속적 알코올 섭취는 배쪽피개구역 가바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증가하여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신경세포 활동성을 감소시킨다. 그러므로 가바 신경세포의 흥분성이 도파민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결정짓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파민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흥분성 및 억제성 인자들은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들이 존재한다.

1) 글루타메이트(glutamate)
글루타메이트는 신경계에서 대표적으로 흥분성을 일으키는 신경전달물질이며 글루타메이트 수용기(glutamate receptor)를 통하여 흥분성 작용이 나타난다. 특히 도파민 신경세포의 글루타메이트 수용기의 활성은 직접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을 유발해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반복적인 알코올이나 약물들은 배쪽피개구역에서 글루타메이트 수용기, 예를 들면 AMPA 수용기(글루타메이트 수용기의 아형)의 발현을 증가시킨다. 배측피개구역에 글루타메이트 수용기 효현제를 주입하면 약물을 섭취하려는 행동이 증가한다. 또한, 약물 자가 투여방법을 이용한 연구에서 배쪽피개구역에서의 글루타메이트 분비 증가와 알코올 갈구 및 알코올 중독 재발에 유의성 있는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배쪽피개구역에서 글루타메이트 활성에 관여하는 여러 조절인자들이 존재하는데 신경전달물질로는 가바, 세로토닌, 아세틸콜린 등이 있으며 신경펩타이드에는 substance P, 엔케팔린, 다이노핀 그리고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CRF)와 ghrelin와 같은 신경호르몬들이 시냅스에서 글루타메이트 전달과정에 관여한다. 배쪽피개구역에서 흥분성을 담당하는 글루타메이트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존재하는지는 뇌의 신경해부학적 구조가 설명해준다. 뇌의 고등인지 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tegmental nuclei(피개 세포핵) 그리고 줄무늬체 말단(stria terminalis, 뇌의 기저핵에 존재)은 글루타메이트 구심성 신경말단(affernt axon terminals)을 통하여 배쪽피개구역에 신경해부학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이들 부위사이에서 글루타메이트 운반체(glutamate transporter, VGLUT)를 통하여 지속적으로 배쪽피개구역에 글루타메이트를 공급한다.

2) 가바(GABA)
중추 신경계에서 가바는 대표적인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신경해부학적 구조로 보면 가바 신경세포 역시 뇌의 피질하부(subcortical)에서 가바 신경세포의 신경섬유 말단(axon terminals)이 배쪽피개구역에서 도파민 신경세포와 시냅스를 형성한다. 가바 신경세포는 배쪽피개구역에 존재하는 가바 수용기 아형(GABA receptor subtypes)를 통하여 작용하는데 특히 가바 수용기 B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Lee et al., 2008). 예를 들면, 측위신경핵에서 가바 수용기 B형 활성의 억제는 알코올 및 약물에 의한 도파민 증가를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반면에 지속적 알코올 투여는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증가시키며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의 분비를 줄인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속적인 코카인 투여는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수용기 B형과 G-protein과의 coupling을 저하시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방출을 증가시킨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즉, 억제성인 가바 신경세포 역시 글루타메이트 수용기 활성에 의해 흥분성을 나타내어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도를 억제하여 도파민을 감소시키던지 아니면 오피오이드에 의해서 가바 신경세포 활성이 감소되어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에 의한 도파민 증가를 나타내게 된다. 그러므로 가바 신경세포 활성에 따라 도파민 신경세포의 활성도가 변하게 된다.

3) 오피오이드
중뇌변연계에서 오피오이드 수용기들(opioid receptors)도 도파민 조절 기능을 가진다. 오피오이드 수용기는 특이하게 수용기 아형들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데 뮤-오피오이드 수용기(μ-opioid receptor)는 주로 가바 신경세포에 존재하며 이들 수용기의 활성은 가바 신경세포를 과분극시켜 흥분성을 감소시키므로 결론적으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키게 된다. 반대로 카파-오피오이드 수용기(κ-opioid receptor)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말단에 주로 분포하며 이들 수용기의 활성은 도파민 신경세포 흥분성을 감소시켜 궁극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감소시킨다. 배쪽피개구역에서 알코올과 오피오이드는 공통적으로 가바 신경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과 오피오이드 효현제(opioid receptor agonist)는 공통적으로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를 억제시켜 도파민 신경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의 뮤-오피오이드 수용기를 자극하면 가바 신경세포를 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탈억제화(disinhibition, 억제성이 감소하여 활성도가 증가하는 현상)하여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유리를 증가시키게 된다. 즉 알코올이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가바에 의한 IPSC(inhibitory postsynaptic current, 시냅스 후 신경세포에서 일어나는 전류, 그 중에서도 억제성)를 감소시키게 되어 도파민의 신경전달 체계를 억제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복측피개영역에 뮤-오피오이드 수용기 효현제를 주입하면 복측피개영역 가바 신경세포를 억제하여 도파민 신경세포를 활성화하여 도파민 분비를 증가한다. 그러므로 뮤-오피오이드 수용기는 가바 신경세포 활성에 중요한 조절자이다. 뮤-오피오이드 수용기길항제인 날록손(naloxone) 혹은 날트렉손(naltrexone)이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유리를 감소하여 알코올 자가투여 행동량을 줄이는 결과와 측위신경핵에서 뮤-오피오이드 수용기를 타겟으로 한 antisense oligodeoxynucleotide의 주입이 알코올 섭취량을 줄인다는 결과는 알코올 중독 형성에 뮤-오피오이드 수용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내재성 오피오이드 체계가 알코올의 긍정적 강화에 관여하는데, 이것은 선택적 그리고 비선택적 오피오이드 수용기 길항제가 내재성 오피오이드 체계를 억제하여 알코올 자가 투여를 억제하는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June et al., 1999).

4) 엔돌핀(endorphin)
엔돌핀은 내재성 오피오이드 신경전달물질이다. 알코올은 엔돌핀 중 베타-엔돌핀(β-endorphin)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상하부(hypothalamus)에 있는 궁상핵(arcuate nucleus)에서 배측피개영역이나 측위신경핵으로 베타-엔돌핀 신경이 투사하며 알코올은 베타-엔돌핀 신경세포를 활성화한다. 분비된 베타-엔돌핀은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세포에 존재하는 오피오이드 수용기를 활성화시켜 가바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도파민 체계의 활성을 유발한다. 알코올과 유사하게 코카인도 복측피개영역이나 측위신경핵에서 베타-엔돌핀 분비를 증가하는데 시상하부의 궁상핵으로부터 이루어지며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특히, 궁상핵의 D2 (dopamine2) 수용체를 자극하면 측위신경핵 또는 배쪽피개영역으로 분비되는 베타-엔돌핀 분비를 촉진하며 반대로 D2 길항제는 베타-엔돌핀 분비를 억제한다. 즉, 베타-엔돌핀은 측위신경핵 혹은 배쪽피개영역의 가바 신경세포에 있는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에 작용하여 가바 신경세포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도파민 분비를 증가하여 보상과 재발 행동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카나비노이드 (canabinoid) 그리고 벤조다이제핀 (benzodiazephine) 류 들이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 활성도를 감소시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



4. 알코올 중독치료 침자극 예상기전


한의학에서 뇌(腦)는 기항지부의 하나로서 오장(五臟) 중에서 심(心)에 속하고 있어서 뇌의 기능 발휘는 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되어 있으며, 심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소음심경은 목화토금수 오행 중에서 화(火)에 해당하는 경맥이며, 뇌(腦)를 주관하는 군주지관(君主之官) 심(心)에 속하고 있으므로 문헌에서 각종 정신질환에 쓰이는 것으로 언급되어 있다. 원혈(原穴, original point)은 소속 경맥의 원기(原氣)가 통하는 경혈로 근원적인 기운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해당 경맥의 기능뿐만 아니라 기질적인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문(神門, HT7)은 수소음심경의 원혈로서 뇌를 주관하는 심의 기능에 근원적인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사용되며, 따라서 중독을 비롯하여 치매, 건망증, 불안, 공포감, 광증(狂症) 등의 각종 정신질환에 효과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연구자는 동물모델을 이용한 연구에서 신문혈침자극이 알코올을 비롯한 약물 중독에 효과적이었다는 결과를 제시할 수 있었다.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하여 신경약리학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주로 연구되어 왔으나 지속적인 약물 치료 역시 내성(tolerance)이나 부작용, 고가의 약물 구입 또는 수술 등에 의한 부작용 등이 보고되어 다른 대체 치료법이 절실한 상황이다.

1) 알코올 중독형성에 대한 침자극의 억제기전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마음 또는 감정이 특정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작용하였을 때 이에 상응하는 해당 경락이 과도하게 항진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락 간의 에너지 불균형이 초래됨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신체의 다양한 질병에 대해서 경락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치료 작용을 발휘하는 이론 체계가 정립되어 있다. 이러한 경락 간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치료 방법이 바로 침술 (acupuncture)이며, 특히 수소음심경의 7번째 혈인 신문혈 (HT7)은 손목 안쪽 척골쪽 혈위로 감정의 조절작용이 있으므로 신문혈침자극의 약물중독 치료 및 기전연구를 하였다. 기존에 제시된 침자극에 의한 중독 치료 연구는 중추기전 (중추신경계, 예를 들면 뇌, 뇌간 그리고 척수에서 일어나는 기전) 연구이었는데 약물을 섭취하려는 강한 요구의 표현 (강화 행동, positive reinforcement)를 억제하는 것이었다.

신문혈침자극은 알코올에 의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줄이는 것으로 보고알려지고 있다. 또한 미세투석법을 이용한 동물실험에서 급성 알코올 투여에 의한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분비 증가와 알코올 반복 투여에 의한 알코올 민감화(sensitization) 반응인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분비 민감화에 대한 침자극의 효과를 관찰하였다 (Yoon et al., 2004, Zhao et al., 2006). 이러한 신문혈침자극의 효과는 가바 B형 수용기 길항제인 SCH 50911를 처리하였을 때 차단되었다 (Lee etal., 2006). 그러므로 신문혈침자극이 알코올 효과를 억제하는 데는 중뇌변연계의 가바 신경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이 결과는 신문혈침자극이 중뇌변연계에서 가바 신경을 통하여 도파민 분비를 조절함으로써 알코올에 의한 정적강화를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제로, 세포외 기록법을 이용한 실험에서 급성 알코올 투여는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 활동성(GABA neuron activity)을 억제하였으며, 신문혈침자극은 이러한 알코올의 억제 효과를 차단하였다. 아울러 침자극의 효과는 비특이성 오피오이드 수용기 길항제인 날록손이나 날트렉손에 의하여 봉쇄됨을 알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자가 투여 방법을 이용한 실험에서 침자극은 먹이 자가 투여 행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알코올 자가투여 행동을 크게 감소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침자극은 내재성 오피오이드 체계를 조절하여 가바 신경을 활성화하고 그 결과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줄임으로서 알코올의 정적강화를 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재성 오피오이드 체계는 시상하부의 궁상핵에서 배쪽피개구역이나 측위신경핵으로 투사하는 베터-엔돌핀 신경으로 침자극에 의하여 활성화되어 진통기전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피오이드계 약물인 몰핀은 암 말기 환자에게 투여하는 진통제로 사용되지만 반복적인 몰핀 투여로 몰핀 중독의 문제를 야기한다. 알코올이 베타-엔돌핀을 분비하여 베타-엔돌핀이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에 있는 뮤-오피오이드 수용기에 작용함으로서 가바 신경을 억제하고 그 결과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하는 것과 같은 유사한 작용기전을 몰핀이 갖고 있다. 즉 베타-엔돌핀 분비 대신에 몰핀 자체가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에 있는 뮤-오피오이드 수용기에 작용함으로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하여 정적강화를 유발한다. 신문혈침자극의 알코올 결과와 유사한 연구 결과를 몰핀 중독 실험동물에서도 관찰되었다.

몰핀을 반복투여한 몰핀 민감화 동물모델에서 신문혈침자극은 몰핀에 의한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분비와 민감화 행동 반응를 억제하였다. 아울러 신문혈침자극은 몰핀 자가투여를 억제하였으며 이 침자극 효과는 가바 B형 수용기 길항제인 SCH 50911에 의해서 차단됨이 관찰되었다 (Yoon et al., 2008). 이 결과들은 신문혈침자극이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에 있는 뮤-오피오이드 수용기를 조절하여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을 자극하고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분비를 줄임으로서 몰핀 자가투여를 억제하는 것으로 의미한다. 하지만 신문혈침자극의 내재성 오피오이드 체계 조절기전에 대하여서는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신문혈침자극이 말초 신경기전을 통하여 약물의 보상시스템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결과가 제시되었는데 코카인 투여에 의한 보행성 활동량이 증가한 실험동물에서 신문혈침자극은 보행성 활동량을 줄였다. 침자극의 효과는 국소마취제인 부피바카인에 의하여 억제되는 것으로 보아 신문혈 주변에 있는 감각신경계의 역할이 관여함을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신문혈침자극이 피부와 근육에 있는 감각수용기인 마이스너 소체와 패스니언 소체를 통하여 말초 감각신경인 척골신경(ulnar nerve)의 A-신경섬유를 자극함으로서 코카인에 의한 보행성 활동을 억제함을 알 수 있었다(Kim et al., 2013). 코카인에 의한 보행성 활동의 증가는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분비에 의하여 유발되고 중독 행동인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실험결과는 신문혈침자극이 척골신경을 통하여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 흥분성을 증가하여 코카인에 의한 중독 행동을 억제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2) 알코올 중독재발에 대한 침자극의 억제기전
지속적인 알코올 투여와 철회에 의한 알코올 금단증상에는 수전증(tremor), 운동기능 과잉증 등을 보이는데 이것은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결핍이 중요한 원인이 된다. 측위신경핵의 도파민 결핍은 또한 불쾌감, 쾌락불감증과 같은 심리적 불안감에 관여하여 강렬한 알코올 갈구 행동을 일으키는 알코올 의존성을 유발한다(Weiss and Porrino, 2002). 지속적인 알코올 투여는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증가시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의 양을 감소시켜 알코올 금단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알코올 중독재발의 근본적인 이유는 알코올 금단증상에 의한 부정적인 감정반응인 불안감, 과잉흥분성,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 등의 동반 생성이며 이것으로부터 탈출하려고 하는 시도가 알코올을 갈구하는 재발의 시작이 된다. 알코올 의존성 동물모델에서 신문혈침자극은 중뇌변연게에 작용하여 알코올 부적강화를 줄이는 작용을 보였다. 알코올을 반복 투여하고 철회한 실험동물은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 실험동물에 비하여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결핍과 육체적 금단증상인 수전증(tremor), 운동기능 항진증 등을 보였다. 신문혈침자극은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결핍과 육체적 금단증상을 억제하였으며 이러한 침자극의 효과는 가바 B형 수용기 길항제인 SCH 50911에 의하여 동시에 차단되었다. 유사하게, 몰핀 자가 투여한 실험동물을 날록손으로 처치하였을 때 나타난 수전증과 같은 육체적 금단증상을 신문혈침자극은 억제하였고 침자극의 효과는 가바 B형 수용기 길항제인 SCH 50911에 의하여 차단되었다.

이들 결과를 종합해보면, 신문혈침자극은 배쪽피개구역의 가바 신경에 있는 가바 B형 수용기에 작용하여 가바 신경을 억제함으로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하여 알코올 및 몰핀 의존성 실험동물의 도파민 결핍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침자극의 도파민 결핍 억제는 육체적 금단증상을 줄이는 하나의 기전이 되며 불쾌감과 우울증의 부정적인 감정반응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그리므로 신문혈 자극에 의한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세포 흥분성 조절과 이에 다른 도파민 활성은 내재성 오피오이드 수용기의 조절에 의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 저주파수의 전침자극은 시상하부의 궁상핵을 활성화하여 베타-엔돌핀과 엔케팔린 유리를 일으키며 몰핀에 의한 조건선호도(conditioned place preference)를 억제하며 뮤-오피오이드 수용체를 억제하는 naloxone에 의하여 차단된다. 이 결과는 전침자극에 의한 베타-엔돌핀 유리가 알코올 중독재발에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코올 중독에서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결핍은 배쪽피개구역이나 측위신경핵으로 투사되는 베타-엔돌핀 신경의 활성 저하에 의한 가능성이 있다. 베타-엔돌핀 신경의 활성 저하는 가바 신경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어 가바 신경의 활성이 항진되어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 부족을 일으킬 수 있다. 알코올 중독에서 침자극은 베타-엔돌핀 신경을 자극하여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여 알코올 갈구를 줄임으로서 알코올 중독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연구 보고에 의하면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의 반복 투여 및 철회 후 나타나는 불안감 형성에 관여하는 것이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CRF)이다. CRF를 함유하는 뇌의 영역 중에 편도체 중앙핵(central nucleus of the amygdala)이 알코올 금단증상과 불안감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편도체(amygdala)에는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전달 체계가 존재하는데 이들 중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체계가 CRF 분비와 불안감 유사행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편도체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이 증가하면 CRF가 유리되고 중뇌변연계에 있는 가바 신경세포가 글루타메이트 수용기를 통해 활성화된다. 가바 신경세포의 활성화는 도파민 신경세포 활성도 저하에 따른 도파민 분비를 감소시켜 알코올 금단증상에 의한 불안감이 나타나게 된다. 신문혈침자극이 알코올 중독에 의한 부정적인 감정조절, 특히 불안감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제시되었다.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 및 철회를 한 실험동물에서 알코올 금단 동안 편도체 중앙핵에서 신경내분비 물질들인 코르티코스테론(corticosterone, 불안감의 지표로 사용되는 호르몬)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들이 증가하는 반면에 도파민은 감소함이 관찰되었다. 신문혈침자극은 이러한 신경내분비물질 변화를 억제하였으며 또한 elevated arm maze방법을 이용하여 측정한 알코올 금단 동안에 나타나는 불안감을 감소시켰다. 이러한 결과들은 침자극이 편도체에서 CRF와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줄여 배쪽피개구역에서 가바 신경을 억제함으로서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하여 알코올 및 몰핀 의존성에서 나타나는 불안감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알코올 의존성 동물에서 침자극에 의한 불안감의 감소는 알코올 중독 재발 행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신문혈침자극은 편도체에서 neuropeptide Y를 매개로 하여 코르티코스테론 분비를 조절하여 불안감을 제어한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종합하면, 알코올 중독에서 금단 동안에 나타나는 불안감을 억제하는 침자극의 효과는 편도체에서 코르티코스테론를 조절하거나 측위신경핵에서 도파민 농도를 조절하여 일어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 중독에서 재발은 약물, 환경, 스트레스에 의하여 유발된다. 중독 재발의 동물모델을 만들기 위해 중독성 약물을 일정기간 동안 자가 투여 후 철회(extinction)와 소멸훈련을 받게 하며 이 기간 동안 실험동물이 operant chamber에 설치되어 있는 active lever를 누르더라도 약물을 받을 수 없게 한다. 적은 레버 반응이 일정한 기간 동안 유지되는 조건에서 약물이나 스트레스를 실험동물에게 주면 레버 반응이 현저하게 증가하는데 이 증가량을 재발행동량 또는 약물의 갈구 정도로 정한다. 코카인 자가 투여한 동물에서 투여 철회와 소멸훈련 후 실험동물의 발바닥에 전기 자극을 주는 스트레스를 가하면 레버 반응이 현저히 증가하였다. 침자극은 측위신경핵의 도파민 신경활성도를 조절하여 레버 반응을 억제하였다. 이 결과는 신문혈침자극이 중뇌변연계의 보상시스템을 조절하여 약물의 중독재발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 발견을 바탕으로 알코올 중독 재발 동물모델에서 침자극의 알코올 중독 재발행동량 억제효과와 기전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5. 중독 치료 연구 전망


약물 중독은 중뇌변연계의 도파민체계 변화에 의한 시냅스 가소성 변화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시적인 약물 섭취는 신경해부학적으로 변화된 시냅스 가소성을 형성하지 못한다. 즉, 일시적인 약물의 섭취는 중독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약물 중독은 지속적인 약물 섭취로 인한 새로운 시냅스 형성이 분자적인 수준에서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형성된 신경회로망에 의해 이루어진다. 약물 중독에 대한 연구는 약물 투여로 인한 동기과정(motivational process)에 관여하는 중뇌변연계의 보상신경회로에 집중되어 왔다. 여러 연구 보고에 의해 도파민 체계가 새롭게 형성된 시냅스에서 적응(synaptic adaptation)과 중독에 연관된 행동변화에 관여할 뿐만이 아니라 동기화와 목표를 향한 행동학적 변화까지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 후성적 기전(epigenetic mechanism)
후성적 기전이라하는 것은 외부환경에 의한 자극이 염색질(chromatin) 구조의 변화를 통하여 유전자 발현을 활성 또는 억제 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것은 유전적인 것에 의한 유전자 발현뿐만이 아니라 DNA 순서 변화를 포함하지 않는 유전자 발현에서의 변화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후성적 기전을 통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약물 중독에 의한 신경해부학적인 변화와 행동학적인 변화를 억제할 수 있다.

2) 학습과 기억 조절(learning-memory)
중독은 일종의 새롭게 형성되고 적응화된 학습과 기억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습과 기억의 기전 역시 세포에서 일어나는 시냅스에서의 변화된 적응, 신경세포들의 민감화가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러한 기전들은 중독에서 일어나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므로 중독에 의해 형성된 학습과 기억을 소멸시키고 새로운 학습과 기억을 통해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기전이 제시되고 있다. 예로 중독은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을 알고도 계속적으로 약물을 갈구하는 것이지만 새로운 학습과 기억은 보상회로와 연관되어 효율적으로 약물을 흡입하고 이에 맞는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보고에 의하면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세포기전인 장기상승(long-term potentiation, LTP)과 장기억압(long-term depression, LTD)이 배쪽피개구역과 측위신경핵에 존재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관찰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시냅스 회로에 관여하여 중독에 의해 변화된 적응을 조절하여 새로운 시냅스 회로 형성에 관여하는 지는 아직 알려지고 있지는 않다.

3) 소멸 훈련(extinction training)
최근에 주목을 끄는 치료 전략으로는 약물 재발의 근원인 상황과 소인을 조절하고자 하는 소멸훈련(extinction training)이 있다. 소멸훈련은 상황과 소인에 의한 보상(reward)을 기대하지 못하게 하여 약물에 대한 충동성을 줄이게 한다. 소멸훈련은 원래의 약물에 대한 보상을 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인에 의해 유발된 약물 추구에 대한 동기(motivation)를 억제하는 새로운 학습을 취득하게 하고 약물에 대한 충동성을 억제할 수 있는 자가 조절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멸훈련은 전전두엽-중뇌변연계의 글루타메이트 신경을 활성화하여 코카인 중독재발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소멸효과를 굳건히 하는데 필요한 뇌의 메모리 시스템이 만성 약물 투여에 의하여 손상되고 소멸 학습이 재발 소인을 종종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6. 결론


알코올 및 약물에 의한 중독에는 중뇌변연계에서의 도파민 체계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지속적인 약물 섭취는 신경해부학적구조에 있어서 시냅스 가소성을 일으킨다. 새롭게 형성된 도파민 체계는 약물에 의한 충동성을 억제하지 못함으로서 중독 재발이 발생한다. 약물 중독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충동성에 의한 중독재발(relapse to drug taking and seeking)을 억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침자극이 중뇌변연계에서 만성 약물투여에 의한 측위신경핵에서의 도파민 결핍을 억제함으로서 약물 금단으로 나타나는 불안과 불쾌감을 해소하여 약물 중독재발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치료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존 약물중독 치료기술(약물을 사용하는 화학적 접근법)의 경우 낮은 치료 성공률 및 부작용 등으로 쉽게 중독 치료에 사용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중독은 단지 변화된 신경해부학에 기반을 둔 약리적인 현상이 아니므로 물리적 접근법과 인지기능을 접목하는 새로운 치료기술이 필요하다.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 사용한 수기침은 경혈 자극 효과의 특이성을 가진 것이 큰 장점이 될 수 있으며 효과적인 침자극의 중독 치료를 위한 연구로서 신경약리학적, 심리학적, 행동학적 연구방법을 이용한 시스템적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