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산학연이 손잡고 인공지능(AI)으로 신약 개발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신약 개발을 위해 일본의 학계와 업계, 정부가 ‘All Japan’으로 나선다. 


교토대학교와 제약회사, 정보기술(IT)업계 등 산학연 70개사는 신약 개발 전용 인공지능(AI) 개발을 시작한다. 일본 정부는 이 프로젝트에 5억 엔(약 51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도록 한다. 글로벌 경쟁이 극심한 신약 개발 분야에서 일본 제약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통한 의료비 삭감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AI를 활용한 암 등 질병 진단 분야에 대한 연구는 상당히 이뤄지고 있지만, 신약 개발 분야에서는 아직 AI가 활용된 사례가 없었다. 


신약 개발 AI는 △질병의 원인 단백질 파악 △해당 단백질에 작용하는 신약 후보 물질 선별·압축 △후보 물질의 안전성 예측과 합성법 결정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 계획 등의 신약 개발 과정에 활용되게 된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 활용할 20종류의 AI를 향후 3년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가령 후보 물질 압축의 경우 그간 제약회사 연구원들이 방대한 양의 국내외 의학 관련 논문 및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하며 진행해 왔으나 날로 논문 수가 늘면서 작업에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를 AI에 맡기면 단시간에 할 수 있다.


일본제약공업협회는 AI가 본격 도입되면 통상 한 개의 신약을 만드는 데 과거 10년간 1200억 엔이 들었던 것에서 기간은 3∼4년으로, 개발비용은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동연구에는 교토대 외에도 도쿄대, 이화학연구소, 다케다(武田)약품, 후지쓰(富士通) 등이 참가한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효율적 신약 개발이 의료비 삭감 효과를 가져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대개 신약 가격은 개발비로 결정되는데, 최근에는 한 가지 약이 발매되기까지 약 3만 개의 후보 물질이 탈락하면서 약제비 인상의 요인이 돼 왔기 때문이다. 후생성에 따르면 2014년도 일본 국민의 의료비는 40조8071억 엔(약 415조5100억 원)으로 8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가운데 약값은 2000년부터 20%가량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