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논문 100% 무료 공개, 코로나가 가져온 오픈 액세스

올해 3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개설한 사이트 KOAR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국내외 논문 11만 편 이상이 공개돼 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과학기술인용색인 확장판(SCIE)급 논문이 5만 5040편 (52%)으로 절반을 넘는다. 누구나 사이트에서 원하는 연구를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다. 비용은 무료다.


KISTI는 올해 1월 데이터온(DATAON) 사이트를 개설해 세계의 데이터 공유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데이터도 이미 200만 건 가까이 축적됐다. 세계 최대 국제 데이터 컨퍼런스인 ‘IDW 2021’도 유치해 내년 11월 서울에서 개최한다.


미국은 전 세계 바이러스와 감염병 연구자들이 28만 건 이상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정보와 데이터를 내려받을 수 있는 코드-19 (CORD-19 · COVID-19 Open Research Dataset)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이 설립한 앨런인공지능연구소가 인공지능 기술을 보태 텍스트 마이닝(text mining · 비정형 텍스트 데이터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도 적용했다. 이 프로그램도 무료다.


오픈 액세스는 정부 연구비를 지원받은 논문이나 데이터는 무상으로 공개하자는 개념이다. 2015년 대전에서 개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는 이런 개방형 과학을 촉진하기 위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내용의 대전선언문이 채택됐다. 하지만 그간 논문 심사와 게재, 유통을 담당해온 글로벌 학술 출판사의 반발에 막혀 지지부진했다.


올해 3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일본 등 16개국 과학기술 정상은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공중보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에게 코로나19 관련 논문과 데이터만큼은 무료로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엘스비어, 와일리 등 대형 학술 출판사들이 이에 응하면서 오픈 액세스는 급물살을 탔다.


* 오픈 액세스란? 사용자가 온라인을 통해 학술 정보에 무료로 접근하고 합법적으로 자유롭게 다운로드, 복제, 보급, 인쇄, 검색, 링크 등 이용이 가능하도록 재정적, 법률적, 기술적 장벽을 없앤 학술 정보 유통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