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 변화와 한의학

동양 철학으로 본 하늘과 땅의 변화와

인간의 생로병사!


동양의학의 오랜 숙제 중 하나는, 인체가 환경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가 하는 점이었다. 질병은 몸 자체의 결함이 발생한 것이기도 하지만, 몸이 놓인 환경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다. 빡빡한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가 현대인의 가장 큰 질병이 된 오늘날의 세태를 보면 이런 관심은 당연한 것이다.


공저자 중 정진명은 동양의학의 첫걸음을 뗄 당시 (2000년 전)부터 이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 학문은 당나라 때에 이르면 ‘운기학’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몸과 의학을 논하는 모든 곳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졌다. 하지만 우주의 변화를 탐구하는 일은 몸의 차원을 넘어서는 일이어서 의학에 역(易) 철학을 불러들이게 되었고, 결국 의학의 철학화는 난해함을 초래하여 전문 의원들조차 공부하기 버겁게 되었다. 이는 당연히 일반 대중이 의학으로부터 더욱 배제되는 결과를 낳았다. 의학에 우주론이 들어오면서 의학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분야가 되었다.


이 책은 이 어려운 의학 철학을 아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정진명은 이 책을 시작으로,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던 동양의학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 책을 여러 권 써서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의 구수하고 조리 정연한 입담은 이번에도 유감없이 발휘되어, 전문 학자들조차 어려워하는 의역학과 의철학의 여러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 설명한다.


의학은 몸을 다루는 전문영역이기에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동양 의학사에서 의학이 난해한 학문이 된 것은 역학을 의학으로 끌어들인 송나라 시대의 유의들 이후의 일이다. 동양의학의 밑바탕을 이루는 철학은 음양오행인데, 송대 유의들은 여기에 역학과 성리학의 개념을 끌어들임으로써 의학을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이 책은 과연 이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질문에서 문제를 풀어간다. 그리고 음양오행의 원리와 이치를 충분하게 설명한 뒤, 의학은 음양오행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송대 유의들이 의학으로 끌어들인 역학은 당시 사회를 이끌던 성리학자들에 대해 유의들이 가진 열등감의 발로일 뿐이며, 역학이 사람이 몸을 이해하는 데 생각처럼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굳이 어려운 역학이 아니어도, 의학의 모든 개념은 음양오행만으로도 설명 가능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은 우리가 중고등학교 때 배운 지구와 해, 달의 운행 원리를 예로 들어서 음양오행 속에 서린 과학 철학의 비밀을 아주 쉽게 풀이한다. 예컨대 23.5도 기운 지구가 해와 달의 인력 속에서 어떤 움직임과 변화를 나타내는지를 알아보고, 그것을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 운기학의 핵심임을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독자는 그 설명이 실제 우리 몸과 삶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실감하며 읽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