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시어머니가 돌 지난 아기 먹이라고 녹용을 주셨어요.
    잔병치레 안하고 감기 안 걸리게 한다던데, 먹여도 될까요?
  • 작성자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이훈 대표원장 등록일 :  2014-05-06 조회수 :  3,536

  • 몸을 보강하는 한약재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약재 중 하나가 녹용입니다. 녹용은 사슴과에 속하는 수컷 꽃사슴이나 마륵 등의 골화(骨化)되지 않은 어린 뿔을 말린 것을 말합니다. 뿔이 골화되거나 저절로 떨어진 것은 녹각이라고 합니다.


    녹용이 언제부터 약재로 쓰여졌는지, 효능은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전에 발표된 논문 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2000여 년 전에 저술된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이미 녹용에 대한 언급이 있는데, 음양의 기운을 조절하고 비장과 신장의 기운을 도와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며 혈행(blood flow)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험적으로도 녹용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 면역조절, 항암, 항피로, 골다공증예방, 항염증, 항스트레스, 항산화 기능 등이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고, 천식과 같은 질환의  항알레르기 기능 이 있는 것도 객관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만을 보고 녹용이 만병통치약 같다고 오인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질병은 어떤 요인으로 인해 몸의 음양과 기혈흐름의 균형이 깨진 상태이기 때문에, 녹용과 같은 보약은 음과 양의 기운을 조절하고 내부 장기의 약한 부분을 보강시켜 균형을 이룸으로써 병을 이기는 힘을 보태주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좀 더 이해가 쉬우실 겁니다.


    아이들의 경우는 아직 장부의 기능이 미숙한데 특히 위와 장, 호흡기의 기운이 특히 약합니다. 또한 근육과 뼈를 튼튼히 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성장 발육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아이들이 잘 안 먹고 조금만 움직여도 힘들어 하거나, 잦은 감기, 성장발육이 더딘 아이들에게 녹용처방을 하였습니다. 녹용에 아이가 가지고 있는 약한 부분(체질)과 증상에 따른 처방을 더 하면 녹용의 효능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한약을 복용할 수 있는 시기는 생후 어느 때고 상관이 없지만 생후 6개월-돌 이후부터 잔병치레를 많이 하거나 오래가고, 성장발육이 더뎌가는 것이 보이면 이 때부터 보강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녹용이 좋은 약재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뿔 주위의 벨벳(털)을 제거하고 잘 건조된 상태의 녹용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외여행이나 국내여행 중 좋은 녹용이라고 사신 것을 한약 다릴 때 같이 넣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벨벳이 제거가 되어 있지 않고 피가 그대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녹용은 효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위생상의 문제 때문에 약재로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간혹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거나 뚱뚱해지지 않냐고 문의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근거 없는 '속설'이므로 안심하시고 한의사와 상담 후 처방 받으셔서 우리 아이의 건강을 지켜주세요.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