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우리 아이가 감기나 아파서 열이 38도를 넘으면 경기를 하네요. 어떡해야 할지…벌써 4번째 했답니다.
    너무 답답하고 무서워요. 주위에서 한의원 가서 열을 내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 작성자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이훈 대표원장 등록일 :  2014-07-01 조회수 :  2,043

  • 아이들의 뇌는 열에 의해 전기적으로 쉽게 흥분해서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만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아이들에서 열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경련을 열성경련이라고 하는데, 전체 어린이들의 5~8% 정도가 경험하게 되는 아주 흔한 증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성경련이 간질로 발전한다든지, 경련으로 인해 뇌에 문제가 생겨 지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성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사실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므로 걱정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열성경련의 전형적인 증상은 전신이 뻣뻣해지고 눈이 치켜 떠지는 강직기가 있은 후에 서서히 풀리면서 의식을 잃게 됩니다. 이 때 이를 목격한 부모님은 팔다리를 주무르거나 깨우려고 하고, 물 같은 것을 먹이시려고 하시거나 손발을 출혈시키려 의식을 회복시키려고 무리하게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의 모습에 당황하시고 어떤 것이라도 빨리 해서 경련을 멈추고자 하는 부모님의 당연한 행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런 행동은 아이의 증상 호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보통 2~3분 이내에 멈추는데 이런 경우는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련을 하면 아이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되고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에 강직이 오기 때문에 꼭 끼는 옷 같은 것을 풀어줘 숨쉬기 쉽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또 입안에 분비물이 증가하고, 간혹 토할 때 토물이 함께 기도를 막아 질식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줘 입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쉽게 흘러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간혹 경련 중에 이빨로 혀를 물어 상처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젓가락 같은 비교적 부드러운 막대기를 이빨 사이에 가볍게 물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에 위험한 물건을 치우는 일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열성경련을 한번 목격한 부모님은 어떻게 해서라도 재발하지 않도록 하고 싶으신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열성경련을 예방하기 위해 타이레놀이나 부르펜과 같은 해열제를 낮은 열이라도 복용시키도록 한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캐나다, 미국, 이스라엘 연구자들이 유럽 소아신경학회지(European Journal of Paediatric Neurology)에 발열이 있을 때 해열제를 복용한 아이들과 복용하지 않은 아이들 간에 1-2년 동안 열성경련의 재발률을 비교한 연구를 모아 메타분석한 연구 결과 를 발표하였습니다. 해열제를 복용한 아이들에서는 22.7%, 복용하지 않은 아이들에서는 24.4%로 통계적으로도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교과서에서 열성경련의 예방목적으로 해열제를 미리 복용하거나 계속해서 복용시키는 지침도 바뀌어져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손발을 따는 것이 경련할 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열을 조절 하는 데는 도움이 되므로 열이 있다고 생각되실 때 충분히 소독을 하고 따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해열제는 열이 오르지 않도록 할 뿐이지 열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해결한 것이 아니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한 한약도 도움이 됩니다. 또 한의학적으로 아이들을 ‘순양지체(純陽之體)’라고 하여 땀이나 열이 잘 생길 수 있는 체질이고, 양의 기운을 붙잡기 위해서는 꼭 음의 기운을 보충해 주어야 균형이 맞춰지게 되는데, 음의 기운을 돋는 대표적인 약물인  작약에 들어 있는 성분이 항경련 효과가 있다는 연구 가 발표되었습니다. 열성경련이 계속 반복된다면 아이들 체질과 상황에 맞는 한약처방으로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 보세요.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