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우리 아이가 비염이 심하여 한약을 복용 중입니다. 그런데 물놀이하러 다녀온 후 중이염에 걸렸습니다.
    너무 아파해서 급한대로 타이레놀을 먹였는데요. 이렇게 양약과 한약을 같이 먹여도 괜찮은가요?
  • 작성자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이훈 대표원장 등록일 :  2014-07-22 조회수 :  3,257

  • 귀의 고막 안쪽에 중이(중간 귀)라는 공간이 있는데 중이염은 이곳의 감염으로 염증이 생긴 것입니다. 목이나 귀의 염증이 귀 안에 공기가 통하도록 환기해 주는 이관을 따라 귀로 번져서 발생하기 때문에 중이염의 원인은 대부분 감기입니다. 아이들에게 중이염이 흔한 이유는 소아의 이관이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넓고, 곧아서 염증이 잘 번지고, 면역력이 약해 어른보다 자주 감기에 걸리기 때문입니다. 또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있거나 보육 시설에 다니는 경우, 젖병을 물고 자는 경우, 간접흡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의 경우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물놀이나 수영 때문에 중이염이 잘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원인을 개선해주어야 합니다.


    고막이 빨갛게 되고 부으면서 발열, 이통(otalgia, 耳痛), 이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급성 중이염은 학령기 이전(만 6세 이전) 약 80% 소아들이 적어도 한 번 이상 걸립니다. 급성 중이염 때는 아이들의 고통이 심하기 때문에 일단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같은 해열진통제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통이나 발열 등 급성 감염의 증상 없이 중이 내에 삼출액이 고이는 삼출성 중이염도 80-90% 소아들이 최소 한 번 증상을 보인다고 합니다. 급성 중이염의 주된 원인균은 폐렴연쇄상구균(Streptococcus pneumonia),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Haemophilus influenzae), 모락셀라 카타랄리스(Moraxella catarrhalis)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가 많이 처방되는 질환이고,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고막에 삽관 수술을 하는 수술요법도 사용되는데, 이렇듯 중이염은 소아에게 항생제 처방과 수술의 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입니다.


    최근에 발표된 미국 소아과학회의 가이드라인 에 따르면, 6개월 미만인 소아와 6개월-2세의 경우 중등도 이상의 이통이 48시간 지속하거나 39도 이상의 발열 같은 심한 증상이 있으면 추가적인 증상이 없어도 항생제를 10일 정도 처방해야 하고, 2세 이상인 소아에서 심한 징후나 증상이 없으면 처방 없이 지켜보거나 5-7일 정도의 항생제를 처방하는 까다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항생제가 이후 과민성장질환과 같은 장 염증의 위험도를 높일 뿐 아니라 항생제 저항성(antibiotics resistance)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항생제를 복용시키는 것은 예민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급성 중이염 치료에 항생제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만 중이염 치료에 항생제 치료를 반대하는 의견 도 적지 않습니다. 평균 1일 정도의 동통과 발열을 줄일 뿐, 이는 또 다른 발진, 설사 또는 알레르기 반응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위험성으로 그 효과가 상쇄된다고 합니다. 급성 중이염은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항생제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혹은 2-7일의 항생제 처방으로 이통을 예방하는 경우는 20명당 1명꼴인 반면, 61%는 24시간 이내에 항생제 없이도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항생제를 통해 치료한 14명 중 1명이 발진, 설사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지속적인 항생제 복용으로 항생제 저항성이 나타나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그밖에 유양돌기염이나 뇌수막염의 합병증은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고 관찰하는 전략에도 증가되지 않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타이레놀도 복용이 많을수록 이후에 천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 도 있습니다.


    예로부터 한의학 문헌에 중이염을 이통(耳痛), 농이(膿耳), 정이(聤耳)로 표현합니다. 외부에서 들어온 나쁜 기운을 없애고 인체 내부의 간담(肝膽)의 화가 성한 것, 비위가 허약한 것, 신원(腎元)의 손상 등 장부 기능의 이상을 조절하여 치료한 기록이 있습니다. 이통으로 아이가 괴로워하는 급성 중이염이 있는 경우에 항생제로 치료하지 않더라도 한약으로 잘 치료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발열이나 이통이 없고 증상이 오래된 삼출성 중이염이나 재발성 중이염의 경우는 한약 치료의 적용증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가미형개연교탕은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에 대한 의미 있는 치료 효과 [1]를 보였고, 세포 활성 물질 [2]과 면역글로불린의 수치 [3]를 조절한다는 객관적인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입니다. 초기에 증상이 심해 아이가 고통스러워 하는 경우에는 잠시 양약으로 치료 후, 한약으로 치료하거나 양약과 같이 한약을 복용하면 치료기간도 줄여 빨리 회복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 강남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이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