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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CRIC 제목

자살 예방 전략으로 침 치료가 활용될 수 있을까?

서지사항

Kwon CY, Lee B. The Effectiveness and Safety of Acupuncture on Suicidal Behavior: A Systematic Review. Healthcare (Basel). 2023 Mar 27;11(7):955. doi: 10.3390/healthcare11070955. (2022 IF 2.8)

연구설계

자살 행동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 및 안전성을 대조군과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들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목적

자살 행동에 대한 침 치료의 예방 및 효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들을 평가하는 것

질환 및 연구대상

자살 행동이 우울증 환자에게 흔하긴 하지만, 정신 장애 진단을 받지 않은 일반인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연구 대상을 한정하지 않았음.

시험군중재

모든 형태의 침 치료를 포함. 단독 혹은 다른 치료법과의 복합 치료를 모두 포함. 침 치료가 피부를 뚫는지 여부는 제한하지 않음.

대조군중재

제한 없음. 대기군, 무처치군, 샴 대조군, 항우울제 같은 활성대조군 등을 포함

평가지표

1. 주요 척도: 자살 사고 평가 척도

2. 이차 척도: 자살 사고, 시도, 행동을 평가하는 기타 다른 척도

주요결과

1. 8개의 연구 (자살 사고에 대한 침 치료 연구 4편, 우울증에 대한 침 치료 연구 4편)가 포함되었다.

2. 3편 연구에서 이침 치료 (미국 국립침치료해독협회 프로토콜, NADA protocol)가 사용되었고, 3편 연구에서 전침 치료가 사용되었다.

3. 3~4주 이침 치료는 자살 행동 관련 척도 및 우울증, 코티솔 농도를 유의하게 개선하였다.

4. 3개월 수기침 치료 또한 자살 행동 관련 척도를 유의하게 개선하였으며, 높은 호전율을 나타냈다.

저자결론

포함된 연구들에서 NADA 프로토콜 이침 치료 및 침 치료가 환자 및 일반인의 자살 행동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연구의 질이 낮고 포함된 연구가 임상적 이질성이 높아 본 리뷰의 결과는 추후 연구를 통해 확정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침 치료의 질환 개선 효과뿐 아니라 침 치료 절차가 자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KMCRIC 비평

자살은 심각한 글로벌 건강 문제로 WHO 조사 결과 2019년 한 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약 79만 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었다 [1]. 또한 자살은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뿐 아니라, 에이즈, 수면 장애, 외상성 뇌 손상 같은 신체적 문제 또한 자살 행동과 밀접하다 [2]. 약물 치료나 심리 치료의 자살 예방 효과는 그 근거가 부족하다 [3]. 또한 소아나 청소년에게서 항우울제의 이득은 매우 논란이 많다 [4]. 그러므로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단일 치료가 아닌 다양한 근거기반 치료법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5]. 특히 많은 자살 시도자가 일차의료기관에 방문하므로, 일차의료기관은 자살 위험을 파악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적절한 환경이다 [6]. 특히 국내에서는 일차의료기관인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침 치료는 자살의 위험 인자인 우울증, PTSD, 만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7-9].
본 연구에서 체계적 문헌 검토 결과, 8편의 침 치료 연구가 확인되었다. 포함된 연구의 첫 번째 특징은 표준화된 이침 치료인 NADA 프로토콜이 자주 활용됐다는 것이다. NADA 프로토콜은 자살의 위험 인자인 중독, 우울증, PTSD 치료에 효과적이다 [10]. 그러므로 NADA 프로토콜은 정신 질환 환자의 자살 행동 감소에 가능성 있는 중재이다. NADA 프로토콜은 미주신경을 직접 조절하며 HPA 축을 통해 스트레스 호르몬을 감소시킨다 [11]. 이런 기전을 통해 이침 치료가 자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이침 치료의 생리적인 효과 외에 침 치료 과정이 자살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보통 NADA 프로토콜은 단체 치료로 시행되는데 대규모 재난 현장에서도 활용된다 [12]. 단체 치료 환경은 환자의 과민함과 충동성을 줄여주고 기분을 개선할 수 있다 [13]. 또한 이침 치료는 자가 지압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데 이 같은 자기관리 행동은 자기효능감을 증진해 자살 행동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 [14]. 본 연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데이비스 등의 연구에서는 심각한 자해 행동이 있는 불안정한 성격 장애 환자들에게 자가 시행한 침 치료가 대처 방법으로 시행됐다 [15]. 환자들은 자해 행동의 대안으로 팔에 자가로 침을 부착했는데, 그 결과 심각한 자해 행동이 상당히 감소했다. 이 연구는 자해 치료를 위한 통합적 예방 프로그램에 적용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 리뷰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포함된 연구들이 임상적으로 이질적이어서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 [16]. 자살 행동은 다양한 요인들과 연관되며 질환이 없는 일반인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관련 연구가 많아진다면 주요 우울 장애 같은 특정 환자의 자살 행동에 침 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조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포함된 연구의 방법론적 질이 낮으므로 본 연구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한다. 셋째, 포함된 연구의 수가 적고, 대부분의 연구가 중국과 이란 같은 특정 국가에서 시행되어 다른 지역과 인종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넷째, 침 치료는 비약물 치료로 비교적 안전하지만, 포함된 연구 중 단 3편에서만 침 치료 안전성을 평가했기 때문에 자살 행동에 대한 침 치료가 안전한지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연구에서 자살 행동 평가는 일차 평가 척도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향후 연구는 자살 행동을 가진 피험자를 대상으로 연구가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살 행동에 대해 전문가 인터뷰 및 표준화된 평가 척도를 활용하여 명확하게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명확한 평가로 인해 실제 환자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 모집에 대한 전략의 개발이 필요하며 연구 환경이나 연구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임상연구 프로토콜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둘째, 실제 자살 예방을 위해 침 치료가 활용된다면 다학제적 전략으로서 다른 여러 치료법과 함께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침 복합 치료의 효과 및 적용 가능성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WHO의 아스타나 선언 (2018)에 주목해 볼 수 있다. 아스타나 선언은 모든 종류의 의료가 정책에 포함되어야 하며, 일차의료는 지속 가능해야 하며, 개인 및 공동체의 권리를 증진해야 하며, 국가정책과 전략, 계획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정책 입안자의 협력할 것을 권고한다. 특히 아스타나 선언은 일차의료가 성공적으로 확립되기 위해 보건의료 정책에 전통의학을 포함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 [17]. 국내 자살 예방 프로그램에서 보건의료의 한 축인 한의약을 활용하는 것은 아스타나 선언의 정신에 부합하며 미유럽 국가와 차별화된 통합적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연구가 국내에서 실제 시행되고 국가 자살 예방 프로그램에 포함될 수 있도록 연구자, 임상의 및 정책 입안자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18]. 셋째, 침 치료의 물리적 자극 외에 침 치료 절차에 대한 환자의 개인적 경험, 침 치료에 대한 환자 선호도, 의사-환자 소통과 같은 요인들이 자살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연구해야 한다. 넷째,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시행할 때는 문화적, 인종적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침 치료에 대한 환자 인식과 선호도, 치료 접근성이 다를 경우, 침 치료의 적용 가능성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침 치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한국, 중국에서는 침 치료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살 사고를 하는 경우 취약한 대상이므로 침 치료가 안전한지에 대한 근거가 더 연구되어야 한다.
본 리뷰를 지원한 동의대학교 연구팀의 자살 행동 한의 치료기술 연구과제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기를 응원하며. 국가 자살 예방 전략에서 한의약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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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구한의대학교 부속 포항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상호

Q&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