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인선
[Ph.D. Life in Germany!]

경희대 한의과대학에서 경혈학을 전공하고 현재 독일 Tübingen 대학에서 뇌신경과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의 박사 생활과 저의 연구 분야에 관해 재미있게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의사 이인선 프로필

독일 사람들의 휴가와 추천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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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독일 사람들이 휴가를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제가 다녀본 여행지 중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시기에 좋은 곳을 추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독일 사람들의 휴가에 대해 글을 쓰는 이유는 독일은 유럽에서도 휴가를 오래 갖기로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학생인 저에게도 1년에 30일의 휴가가 보장이 되며, 직업을 갖게 되면 직장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40일 이상의 유급 휴가를 보장받습니다. 여기에 육아 휴직과 병가 등을 합치면 법적으로 보장받는 휴가의 일수는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처음 독일에 왔을 때, 미국의 휴가가 10일 정도라며 너무 짧지 않냐고 저에게 말하던 독일 친구에게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도 이렇게 긴 휴가를 갖게 된 것은 아주 최근의 일로, 우리도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삶을 산다면 언젠가는 충분한 휴가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휴가를 가는 것이 당연하고 법적으로 잘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때로는 연구를 하다가도 함께 일하는 친구가 훌쩍 휴가를 떠나버려서 1~2주씩 기다려야 할 때도 생기곤 합니다. 그래서 여름이 다가오면 랩 사람들끼리 함께 모여 서로의 휴가 계획을 공유하고 연구 일정을 조절하는 시간을 따로 갖기도 합니다. 처음 독일에 와서 휴가를 쓸 때, 멀리 있는 지도 교수님께 정중하게 휴가를 쓰고 싶은 이유를 이메일로 보냈는데요, 휴가를 쓰는 것은 너의 권리이니 나에게 이유를 이야기 할 필요가 없으며 원할 때 언제든지 휴가를 쓰라는 답장을 받았습니다. 물론 박사 학생으로 휴가를 쓰는 것이 자유로운 만큼, 연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또한 자신의 책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40일이나 되는 긴 휴가를 독일 사람들은 어떻게 보낼까요?


1순위는 역시 여행입니다. 독일 사람들은 유럽의 그 어떤 나라 사람들보다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유럽 중간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 때문에 유럽의 어디로든 비행기로 2~3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고, 바다 건너 아프리카나 아시아, 미국 등으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보내는 휴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Familienurlaub (가족 휴가)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많은 여행사들과 숙박업소들이 아이와 애견 동반 여행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여행사를 거치지 않고도 교통편과 숙박을 본인이 알아서 찾고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만약 유럽에 계시거나 유럽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참고하시기 좋은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또한 저도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주 여행을 다니는 편인데요. 제가 다녀본 곳 중에서 특히 여름에 방문하는 좋은 곳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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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skyscanner.com : 출국 장소만 정하고 여행 목적지를 설정하지 않았을 때 이번 달은 어디로 가는 비행기가 저렴하게 나왔을지 궁금한 경우 이용하면 좋습니다. 날짜도 한 달 단위로 검색하거나 아예 가장 저렴한 날짜를 찾을 수도 있어 자유롭게 여행할 때 유용합니다.
www.kayak.com : 중간 경유지를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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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bahn.de/p_en/view/ : 독일 기차 (Deutschbahn) 예약을 할 수 있는 영어 사이트입니다. 독일 뿐 아니라 유럽 내 기차를 모두 검색할 수 있으나, 독일 이외 나라 기차의 경우 결제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유레일 패스, 저먼 레일 패스 등도 구입 가능합니다.
www.busradar.com : 유럽 내 버스와 기차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거리의 경우 버스가 기차보다 가격이 싸고 Wi-Fi가 제공이 되기 때문에 유용하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Tip! 버스와 기차 모두 일찍 예약하실수록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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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trivago.co.kr : 여러 호텔 검색 사이트의 정보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ko.airbnb.com : 이제는 많이 유명해졌습니다. Airbnb는 현지인이 제공하는 숙소에 상대적으로 싼 가격으로 머무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집 전체 혹은 방 하나를 빌릴 수 있으며 현지인에게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혼자 여행할 경우에는 무엇보다 안전한 숙소를 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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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urlaubsguru.de
www.urlaubspiraten.de
위의 두 홈페이지는 모두 독일어로 되어 있어 독일 사람들에게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렴하게 나온 항공편이나 숙박 등을 연결해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만약 독일에 계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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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 콘스탄츠 (Konstanz): 콘스탄츠는 독일 남쪽에 위치한 호수 도시로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맞닿아 있습니다. Bodensee 호수는 규모가 크고 배를 타고 오스트리아, 스위스까지 구경할 수 있어서, 바다가 먼 남부 독일 사람들이 주말을 이용해 방문하여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콘스탄츠 시내에는 대학과 구시가지가 있으며 오래된 성당에서는 클래식 콘서트가 개최되기 때문에 일정을 맞추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Bodensee 호수의 섬 중에 Reichenau섬은 유기농 농산물과 유네스코에 지정된 중세 시대의 종교 유적으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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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프라이부르그 (Freiburg): 프라이부르그는 휴양지로 유명한 검은숲에 위치한 친환경 도시입니다. 독일 3대 성당 중 하나가 이곳에 있으며, 여러 하이킹 루트가 있어 인기가 많은 동네입니다. 검은숲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한 번쯤 들릴 만한 도시이며, 근처의 Titisee 호수에서는 시원한 정경을 즐길 수 있으며 큰 규모의 실내 아쿠아파크도 있어 가족 동반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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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이 외에도 독일의 온천 문화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Baden baden과 Wiesbaden을 추천하며, 한국인들에게 가장 유명한 성인 Neuschwanstein 성 이외에도 독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Hohenzollern 성과 Lichtenstein 성도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에는 해가 길고 날이 따뜻해, 이런 고성에서 저녁 시간에 클래식 공연을 하거나 불꽃놀이를 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정보를 찾아보고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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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스트라스부르그 (Strasbourg): 프랑스에 속한 도시지만 독일과의 국경 지대에 위치해있어 주말을 이용해 프랑스를 여행하고 싶은 독일 사람들이 많이 여행가는 도시입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령이었다가 독일령이었다가를 반복한 이 알자스 지역은 지리적, 전략적 요충지로써 존재하다가 요즘에는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운하와 예쁜 프랑스 건물, 노트르담 성당과 알자스 백포도주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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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니스 (Nice): 니스는 이미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그래도 특별히 더 추천해드리고 싶은 도시입니다. 니스의 해안을 따라 펼쳐진 멋진 풍경과 훌륭한 와인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또한 프랑스 남부의 해안가를 따라 기차 여행을 한다면 중간중간 펼쳐지는 환상적인 바다 풍경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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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H18-03.jpg볼로냐 (Bologna): 볼로냐는 최근 학회로 방문했던 도시로 ‘이탈리아에서 가장 맛있는 도시’로 유명합니다. 피사나 피렌체에서 베니스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기 때문에 교통편도 좋고 수많은 회랑들이 즐비한 구시가지가 잘 보존되어 있어 방문할 가치가 있는 도시입니다. 볼로네제 스파게티가 이곳에서 기원했다고 하며, 이 외에도 풍부한 식재료로 인해 해산물 요리부터 채식요리, 수많은 치즈와 질 좋은 고기 요리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멋진 도시입니다. 근교에는 줄리엣의 집과 원형 경기장으로 유명한 베로나 (Verona)가 있어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함께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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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본인의 기호와 체력에 맞춰서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혼자만의 여행을 통해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낄 수 있는 안정감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묘미일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201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OHBM (Organization for Human Brain Mapping) 학회 참관기로 찾아뵙겠습니다.



© 한의사 이인선의 Ph.D. Life in Germ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