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김승남
[Wassup Hopkins!]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의사학교실에서 방문학자로서 한국 한의학을 토대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칼럼을 통해 연구와 관련된 내용 뿐 아니라, 볼티모어에서의 생활에 대해서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한의사 이태형 프로필

Johns Hopkins로 출발

 

저는 현재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존스홉킨스 대학, 의사학교실에서 연구원으로서 가지게 될 다양한 경험들을 "Wassup Hopkins!"라는 칼럼을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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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0일, 처음 경희대학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서 복무를 시작한 이후,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연구 환경의 변화였습니다. 본래 의사학 전공으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의사학교실 김남일 교수님의 지도 하에 석박사 학위를 받았던 저는,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에 소속된 이후,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연구 환경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의사학과 경혈학은 모두 기초 연구에 속하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문헌 연구와 실험 연구로 대별되는 꽤나 다른 성격을 지닌 연구 그룹이었기 때문에 사실 적응이 쉽지 만은 않았습니다. 다시금 신입생이 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센터에서의 연구에 임하고자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센터에서 제 PI이셨던 채윤병 교수님께서 많은 배려를 해주심으로써 조금씩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는 2012년 9월에 산청에서 개최되었던 제8회 ICTAM(International Congress on Traditional Asian Medicine) 국제학술대회 참여였습니다. 2013년은 동의보감이 간행된 지 4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산청에서 개최한 관련 엑스포와 더불어 ICTAM과 같은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기도 하였습니다. 제8회 ICTAM은 제가 속한 한국의사학회에서 IASTAM(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과 공동으로 주관한 학술대회였기 때문에, 저 또한 준비 과정에 참여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학술대회 가운데 두 가지의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전세계의 여러 학자들과 논의하였던 경험은, 제 연구를 돌아보는데 있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학술대회는 제가 현재 향하고 있는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의사학교실의 Marta Hanson 교수님을 다시금 뵙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Marta Hanson 교수님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이 때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0년 제천에서 개최된 "동의보감 재조명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에서 교수님을 처음 뵙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경희대학교의 김남일 교수님과 차웅석 교수님, 그리고 원광대학교의 강연석 교수님을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Marta Hanson 교수님을 종종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연구를 직접 Marta Hanson 교수님께 소개했던 경우는 없었기 때문에, 제8회 ICTAM 대회는 더욱 뜻 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제8회 ICTAM 대회가 의미 있었던 또 한 가지의 이유는, 채윤병 교수님과 Marta Hanson 교수님과의 미팅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전부터 Marta Hanson 교수님과 미국에서의 공동연구 수행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있기는 했지만, 제가 속한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의 이혜정 소장님 및 채윤병 교수님과의 직접적인 접촉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ICTAM 학술대회에서 자연스럽게 미팅이 이루어지고, 교수님들 간의 논의가 진전되면서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와 The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간의 공동연구협약이 맺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 학술 대회 이후, 존스홉킨스 대학에 제 연구계획서와 이력서를 보냈으며, 다행스럽게도 이들이 승인되어 미국에서의 연구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제가 그토록 원했던 미국으로의 여정을 떠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여러 선배 연구자 분들의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이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9년,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후 더욱 적극적으로 동의보감을 포함한 한국 한의학의 역사적 성취를 세계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있었고, 이러한 노력이 2013년 산청에서 개최된 제8회 ICTAM 대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학술 행사들이 단순히 이벤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한국 한의학에 대한 다양한 학술적 논의들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각각의 행사들은 더더욱 그 의미를 분명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한의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국제적 학술 논의를 통해 해외 학자들이 한국 한의학에 가지는 관심이 커질 수 있었고, 더불어 공동 연구의 필요성도 증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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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행하는 비행기 안에서의 현재 제 심정은 설렘과 떨림이 공존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절 기다리고 있을까요? 분명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잘 적응해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의미 있는 연구를 하며, 많은 것들을 배워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제가 그 동안 한국에서 고민하고 노력했던 부분들을 미국에서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해봅니다.  


앞으로 종종 미국에서의 제 생활을 본 칼럼을 통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 한의사 이태형의 Wassup Hopki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