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CRIC DB 중단 위기…연구비 3억→4000만 원

2026년 2월까지 협약 후 단계별 평가 통과에도 삭감 통보…연구원조차 거의 퇴사

한의학고전 DB, 25일 잠정중단…한의학회, DB활용 협력 방안 논의 중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학연의 한의학고전DB가 중단된 것에 이어, KMCRIC이 운영하는 5종류의 DB역시 R&D삭감으로 내년부터는 서버유지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고전 DB를 통해 총 158종의 의서에 대한 원문 텍스트와 한국어 (혹 영어) 번역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 R&D 예산 축소로 인해 운영비가 삭감되면서 결국 지난 25일부터 잠정중단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러자 한의계 각지에서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며 중단을 재고해달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의학연구원 홈페이지에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 및 휴대폰 본인인증 등의 절차를 밟아야함에도 불구하고 홈페이지에는 25일 오전 현재 530여개의 중단 반대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 (KMCRIC)에서 운영 중인 한의약 DB역시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KMCRIC은 근거중심한의약 DB, 약물상호작용 DB, 표준경혈 DB, 생약 up-to-date, Pharm DB 등 5종류의 DB를 운영하고 있다. 근거중심한의약 DB는 2010년부터 해당 분야의 국내외 최신 논문을 모아두었으며, 약물상호작용 DB는 일반 약물을 비롯해 한약, 식이보충제 등의 연구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표준경혈 DB는 WHO/WPRO 표준경혈위치에 근거해 제작한 취혈 동영상 DB다. 생약 up-to-date는 생약성분 및 약리작용 위주의 연구정보를 수록하고 있으며, Pharm DB는 질병, 약물, 단백질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전 세계 여러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해 통합,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운영 예산이 연간 3억에서 4000만원으로 급감하면서 부득이하게 데이터베이스 유지조차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KMCRIC에 따르면 오는 2026년 2월까지 5년 간 매년 3억 원의 예산을 받기로 했고, 지난해 초에 단계별 평가도 통과했다. 그러나 갑작스레 예산이 삭감되면서 지난 6월부터는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인력과 서버 유지 보수 비용이 없어 내년 이후부터는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다. 


KMCRIC에 따르면 5년 간 연구비 지원을 받기로 한국연구재단과 협약을 맺은 상황에서 중간에 일방적으로 이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이유를 요구했으나 공문조차 받지 못했고, 10년 넘게 모아온 콘텐츠가 사장되는 것에 관한 대책 역시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이나 한국한의약진흥원 등을 통해 DB를 이어나가려 했으나 이들 기관 역시 예산이 줄어드는 등의 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MCRIC은 학생들이 많이 활용하는 표준경혈 동영상은 유튜브로, 이외의 DB 자료는 네이버 블로그에 대부분 옮겨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아카이빙 했다고 한다. 다만 DB 형태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는 연구계에서는 지난해 국가 R&D삭감 이후부터 예견됐다. 지난해 10월 5일부터 9일까지 KMCRIC과 ESC(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BRIC(생물학연구정보센터) MedRIC(의과학연구정보센터)이 국내 과학기술 관련 종사자 및 이공계 대학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국가 R&D 예산 정책에 대한 현장 연구자 인식 및 현황조사’에 따르면, 총 2855명의 응답자 중 88.6%가 이번 국가 R&D 예산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이 비합리적이고 불투명하게 진행되었다고 응답했다. 미래 우리나라 연구 주역인 대학원생들 대부분은 삭감을 전공 관련 진학 및 진로를 계획하는데 장애 요인으로 여겼고, 대학원 진학을 고려 중인 대학생의 87.3%가 이번 삭감 정책이 진학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또한 이 정책이 2022년 대선 시 윤석열 후보가 밝힌 과학기술 관련 공약과 당선 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밝힌 과학기술정책의 기조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88.6%를 차지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대한한의학회는 지난 21일 제8회 이사회에서 한의학연의 한의학고전 DB와 KMCRIC의 DB 5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강구해보자는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출처: https://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9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