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의 발견- 먹기 전에 꼭 알아야 할 48가지 건강 지식

식품 전문가 하상도 교수가 전하는 식품 상식의 ‘허와 실’

식품과 음식 전문가인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가 식품에 대한 편견을 깨는 신간을 냈다. 『음식의 발견』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음식 정보의 허와 실을 밝히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왜곡된 신토불이 사상과 전통에 대한 집착, 농업보호정책 등이 피자, 햄버거, 콜라 등 외국에서 온 것은 모두 악惡으로 몰아붙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에게는 ‘식품첨가물’을 위험시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다. 바쁜 현대 사회에 살고 있는 소비자는 어차피 첨가물이 들어간 패스트푸드, 가공식품을 피할 수가 없고 첨가물은 단지 첨가물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밥으로 섭취하는 주식이 아니라 약처럼 특정 목적을 갖고 소량 첨가되는 물질이므로 식품 원재료처럼 독성과 부작용 없이 만들라고 하는 것은 과욕이라는 것이다.
또한 “천연은 좋고, 인공은 나쁘다”, “유기농은 품질도 좋고 안전이 보증된 식품이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못 먹는다?”,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위험하다?” 등등 소비자가 잘못 알고 있는 식품에 대한 오해는 너무도 많고 다양하다.
책은 ▲첨가물 ▲기호식품 ▲안전성 ▲가정에서의 음식 보관 및 식습관 등으로 크게 범주를 나눠서 식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첨가물이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양이 결정

첨가물과 관련해서 저자는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적극적이고 강력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첨가물 사용은 큰 이익을 주고, 무시해도 될 정도로 확률 낮은 위해성은 양보하자’는 인식, ‘첨가물을 포함해서 사람이 먹는 모든 것에는 독성이 있으며, 약과 독을 구분하는 것은 양量의 문제’라는 인식, ‘식품첨가물은 식품이 아니라 첨가물일 뿐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모든 첨가물이 안전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첨가물이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섭취하는 양이 좌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관심을 갖고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화관에서 흔히 먹는 팝콘의 경우가 그렇다. 미국에서 팝콘 첨가제인 ‘버터향 디아세틸diacetyl’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이슈화되기 시작했다. 디아세틸이 폐질환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섭취하는 양으로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지만, 디아세틸은 우리 몸에 소량이라도 좋을 것이 없는 소소익선少少益善의 물질이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호식품에 영양소 균형까지 요구하는 건 과욕

저자는 기호식품에 대해 식사대용처럼 영양소까지 균형 있게 갖추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지적한다. 대표적 기호식품인 콜라가 그렇다. 운동 후나 육류 등 느끼한 고지방, 고단백 식사를 할 때 달콤한 맛이나 탄산의 탁 쏘는 맛을 즐기고 싶거나 카페인의 신경안정 효과를 느끼고 싶을 때 마셔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면 그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콜라를 당이 많다고 정크푸드라 한다. “기호식품에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 운동 후 당이 필요한 사람들이 당을 섭취하려고 콜라를 먹으려 하는데, 당이 많다고 콜라를 못 팔게 하는 것은 시장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시원한 맛에 가장 대중적으로 즐기는 생맥주에 대한 오해도 있다. 생맥주는 원래 열처리를 하지 않은, 양조한 그대로의 맥주를 말한다. 효모와 효소가 살아 있어 건강에도 좋다. 우리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생맥주가, 살균 과정을 거쳐 효모와 일반세균이 없는 병맥주와는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호프집 등에서 유통되는 생맥주는 이러한 사회 통념과는 달리 일반 병맥주와 차이가 없다. 동일한 생산 공정을 거친 후 마지막 포장 단계에서 병에 담으면 병맥주, 페트병에 담으면 페트병 맥주, 캔에 담으면 캔 맥주, 생맥주 통에 담으면 생맥주가 된다. 보존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맥주 제조업체들이 살균 처리한 일반 맥주를 생맥주 통에 담아 유통시키고 있는 것이다.

식품에 대한 각종 오해들

여러 방송과 기사에서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몸에도 좋고 음식에 넣으면 맛도 좋다고 하고, ‘정제염’은 화학 합성품이라 몸에 나쁘고 음식 맛도 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정제염’은 화학반응을 전혀 거치지 않고 자연 상태의 바닷물을 사용해 단순히 불순물만을 걸러내고 수분을 증발시켜 생산하기 때문에 ‘합성’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 그리고 천일염에 함유된 미네랄 함량 또한 인체에 기능을 줄 정도의 양이 못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오히려 천일염을 수출 상품화하고 가공식품에 사용하기 위한 성분, 맛, 색 등 품질표준화와 안전성 문제해결 노력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음식을 씻어내는 세척제에 대한 일반인의 불안감에 대해서도 저자는 언급한다. 사람들은 세제를 사용할 때마다 혹시나 헹궈지지 않고 남아 있다가 음식과 함께 섭취되어 우리 몸에 해가 되지나 않을까, 체내에 차곡차곡 싸여 늙어서 암이라도 걸리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운 마음에 사용할까 말까 망설인다. 하지만 저자는 여러 과학적 자료와 수치들을 제시하면서 “식기와 음식에 잔류하는 세제의 위해성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고, 세척에 의한 위해인자의 예방은 매우 중요해 주방세제의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한다.
밀가루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도 크다.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이 ‘셀리악병Celiac disease’이라는 일부 특이체질 사람에게 설사와 영양장애, 장염증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셀리악병은 밀을 주식으로 하는 미국에서도 발병률 1% 미만인 희귀질환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는 셀리악병 환자가 거의 없는데도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마치 모든 사람에게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다.
또한 소비자들은 ‘유기농=고품질’, ‘유기농=안전’이라는 맹신을 갖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상 유기농이든 아니든 농산물 자체가 생물학적 위해危害에 취약하다. 유기농산물이 일반농산물보다 취약한 건 화학비료 대신 가축분뇨 등 유기비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여러 위해 요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식품이 식단에 오르기까지의 역사도 짚어

이 책은 또한 우리가 지금 먹고 있는 음식의 유래와 역사를 쏠쏠하게 전하고 있다.
일일 섭취 허용량을 따로 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전한 것으로 판명된 MSG는 1908년에 일본 동경대 화학과 이케다 키쿠나에池田菊苗 박사에 의해 다시마를 대량으로 우려내 증발시킨 갈색 결정체로 처음 발견되었다. 이케다 박사가 이 감칠맛 성분을 ‘우마미’라고 처음 명명했는데, 웹스터 사전에 등재되어 ‘글루탐산이나 아스파트산의 염(나트륨)의 맛’으로 정의되어 있다. 또한 미국인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제목에 ‘Umami(うま味) taste’라고 쓸 정도로 이제는 더 이상 일본어가 아닌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학술용어가 되어 있다.
소금은 고대에는 칼이고 권력이었으며 부의 원천이었다. 고대 그리스 사람은 소금으로 노예를 사기도 했고 16세기 이탈리아에서는 소금을 금보다 비싼 고급 사치품으로 여겨 귀한 손님이 오면 음식에 소금을 듬뿍 넣어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한다.
고기를 보존하기 위해선 고대로부터 건조, 염장, 스모킹(훈연법)의 세 가지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특히 훈연법은 온도와 습도가 높은 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 북유럽 지역에서 육류를 저장하는데 적합해 이 지역을 중심으로 스모킹 소시지가 발달됐다. 그리스에서는 기원전 10세기경부터 고기 보관을 위해 스모킹하거나 소금에 절여 왔다는 기록이 있다.
이외에도 책은 식품 포장지만 보고도 안전을 확인하는 요령, 일교차 큰 환절기 때 식중독과 곰팡이를 예방하는 방법, 황사 시기에 식품안전을 확보하는 요령 등도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