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력, 식생활로 정복하라

행복의 제1 조건이 건강이란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평생 건강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썼지만, 나 자신에게도 소중한 건강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다. 또한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질병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예방이 가장 빠른 치료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은 특히 예방 의학과 자연식품에 중점을 두었다. 서점에 가보면 건강에 관한 서적이 홍수를 이룬다. 어디 서점뿐이겠는가. 각종 정보가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거의 의식하지 않고 살아간다. 우리가 건강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동안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무덤덤하게 살아가다 병에 걸리게 되면 그제야 병원에 가봐야겠구나 하면서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건강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원하면서도 미식, 포식, 과음, 흡연, 운동 부족 등으로 몸에 해로운 행동을 하고 있으니 이 어찌 모순이 아닌가. 병들어 병원에 가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뒤집어 병들기 전에 예방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발상의 전환이 바로 우리 모두가 건강으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그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초장수 시대가 되었다. 평균수명이 80세를 넘고 90세를 넘는 사람도 점점 널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100세 인간)’ 시대가 서서히 다가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3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냥 허송세월할 수 없고 뭔가 새로운 일을 해야 하는데, 이때 건강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즉, 심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제 2의 인생에 2모작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풍성한 2모작을 맞이하려면 미리 건강한 체력을 다져놓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고 할 수 있는 40대부터 매일 1시간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40대부터는 체내에 잔존하는 효소도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산화질소(NO)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져 혈관이 경화되기 시작하며 근육량도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하여 50대부터는 매년 1%씩 감소하는 등 신체의 제반 기능이 급격히 기울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될 수 있도록 40대부터 건강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건강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평소 건강한 환경을 위주로 건강한 식생활, 적절한 운동과 아울러 편안한 마음이라는 요소들이 어우러져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대인의 생활습관병은 대부분 잘못된 식생활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이 명백히 입증되고 있다. 대자연의 섭리를 벗어나 무분별한 식생활, 즉 과식, 화식, 불규칙한 식사, 가공식품 섭취 등과 같은 섭생으로 인해 오래 살아도 병치레를 하는 유병장수 시대가 돼 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질병의 근원인 잘못된 식생활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병이 나서 치료할 것이 아니라 원인을 제거하는 예방 의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꿀맛 같은 백미식보다 잡곡밥으로, 정제된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 즉 전곡으로, 화식은 생식 위주, 즉 효소, 비타민, 미네랄이 듬뿍 든 생식으로 그리고 과식은 소식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방에 비가 샐 경우 옥상에 올라가 비가 새는 곳을 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방 천정을 수리하는 것과 같은 꼴이 돼 버린 것이다. 즉,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지 못하고 임시변통으로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간단한 자연의 원리만 터득해도 문제가 간단히 해결될 것이다. 또한 현대의 서구 의학은 건강학을 가르치지도 않고 건강의 원리도 추구하지 않았다. 현대는 첨단 의학, 특히 진단 의학이 괄목할 만큼 발전해서 각종 질병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지만, 진단 잘한다고 치료까지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치료를 한다고 해도 그 치료의 뒷면에는 부작용이 따르고, 재발하는 경우가 다반사가 되었다. 그 결과 환자의 수는 늘어만 간다. 그저 환자의 증세를 경감시키기 위해 대증요법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시급히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를 제외하고 급하지 않은 생활습관병은 예방 의학이 맡아야 한다. 자연의학으로 돌아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생활습관병을 결코 치료할 수 없을 것이다. 치료에 진전은 없고 계속 증가하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환자, 또 전 단계에 있는 예비 환자들, 이 모두에게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자연 요법을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간단한 원리를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 그만큼 예방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100세 이상 초고령자들이 장수하는 요인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다. ⑴ 성격이 매우 낙천적이다. ⑵ 거주 지역은 산으로 둘러싸인 고원 지대로 기후가 매우 쾌적하다. ⑶ 소식을 원칙으로 삼으며 잡곡과 채소, 과일을 많이 먹는다. ⑷ 부지런히 일하고 항상 몸을 움직인다. ⑸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물을 마신다. 세계 3대 장수촌인 구소련의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한 압하지야, 파키스탄의 훈자, 남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가 그러하다. 이곳의 장수자들은 자연의 원리에 따라 생활한다. 그래서 그들이 무병장수하는 것이다.
우리 인체는 병이 났을 때 그냥 두어도 낫는 자연치유력이 80%나 된다. 이렇게 높은 자연치유력을 약화시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늘날 건강에 자신을 잃고 사는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약에 의존하고 있다. 자신의 몸안에 내재돼 있는 자연치유력의 신비를 미처 느끼지도 못한 채 병이 나면 약이나 의사가 치료해주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의사가 자신의 질병을 치료해주리라고 믿고 있지만 병원도 의사도 그 누구도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오로지 자신만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을 뿐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은 스스로 관리해 나가야 한다는 것(self-medication)이다. 건강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매일매일 우리는 건강을 재건하든지 아니면 질병을 유발하든지 두 갈레의 기로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즉, 병에 걸리는 몸이냐, 아니면 병을 이겨내는 몸이냐는 오로지 자기 자신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질병으로 빠져드는 기로에서 헤어나려면 지금까지 생각 없이 먹어오던 또는 음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중단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먹어오던, 삼백식품(백미, 백설탕, 흰 밀가루)과 사이다, 콜라 등의 탄산음료나 과자, 빵, 라면, 햄, 소시지 등의 가공식품을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운동 또한 마찬가지다. 매일 운동하든지 아니면 매일 운동하지 않든지 두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하더라도 규칙적 운동이 아니라 갑자기 하는 운동, 즉 주말에 몰아서 하는 운동 등은 인체에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우리가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면 2시간의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습관 만들기는 일주일만 계속하면 저절로 습관화되므로 의도적으로 나쁜 습관을 버리고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건강한 체질을 만드는 근본이 된다는 사실을 숙지해야 할 것이다. 자연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건강 유지의 지름길이 된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자연식으로 돌아가면 어떤 질병도 방어할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소식으로 칼로리 섭취를 줄이면 소화효소도 고갈시킬 리도 없고 활성산소도 적게 발생한다. 또한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혈압 모두가 낮아진다. 음식 소화시키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독소도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질병의 발병률도 그만큼 낮을 것이다. 소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기술도 없고, 농약도 없고 비료도 없었던 그 옛날 배고팠던 시절에는 ‘많이 먹어라’가 미덕이었건만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그 옛날 미덕이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많이 먹어서 탈이 나는 시대가 되었다. 오늘날 증가 일로에 있는 난치성 만성병은 모두가 미식의 과잉 섭취, 폭음, 폭식이 절대적 원인이 되었다.
조선 국왕의 평균 수명은 46세로 짧은 편이다. 단명의 원인은 산해진미로 가득한 고칼로리 수라상을 받는 한편 운동 부족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를 겪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고량진미의 과식이 그들의 단명을 재촉하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또 장수하겠다고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은 어떤가, 그는 50의 나이로 객사했던 것이다. 2천 년 전에 동양의 선인들이 남긴 양생훈(養生訓)에는 ‘頭寒足熱胃八分無疾病(두한족열위팔분무질병)’이라는 말이 있다. 소식하라는 얘기다. 소식하고 잡곡밥 먹고 식사 순서 바꾸기만 해도 질병 예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입원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의 주식인 백미식의 패턴을 한번 살펴보자. 환자에게 내놓는 주식부터 바꾸자, 잡곡밥을 주식으로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백미식에 익숙한 가정에서도 그리고 병원에서도 질병 예방의 가장 근본인 잡곡밥으로 바꾸고 설탕 퍼먹는 꼴인 백미식을 지양해야 할 것이다. 섬유질과 각종 영양소가 듬뿍 든 잡곡밥을 먹자. 잡곡밥은 ‘씹기 힘들어서’, ‘소화가 안 돼’, ‘맛이 없어’ 등의 이유로 못 먹는다고? 콩 종류를 넣으면 맛이 훨씬 부드러워진다. 검은콩, 팥, 렌틸콩, 강낭콩 등과 같은 콩류를 모두 섞으면 더욱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소 한 가지라도 넣으면 밥맛이 훨씬 부드러워져 먹기가 수월할 것이다. 렌틸콩과 흑미는 물에 오래 불리면 영양소가 빠져나가므로 조리 직전에 넣으면 좋다. 이런 잡곡밥에 맛을 느끼면 아마 스스로 백미식을 멀리할 것이다.

마당에 현미와 백미를 뿌려 놓고 참새가 모이 먹는 것을 관찰하면 현미부터 먼저 먹는다는 말이 있다. 새들조차도 생명력이 살아 있는 영양소 덩어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새보다 더 우둔한(?) 꼴이 되고 마는 것은 아닌지? 이런 관점에서 자연의 원리에 따른 식습관만 바꾸어도 질병을 예방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법이나 식이요법이 사람마다 전부 다 같을 수가 없다는 점이다. 체질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법이나 음식이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즉, 체질에 맞는 식생활 패턴을 취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건강할 때는 건강의 중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소홀히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똑바로 인식하고 평상시에 항상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습관을 들이면 누구나 병 없이 살 수 있을 것이다.
朱子 治家格言(치가격언)에도 무이갈이굴정(毋臨渴而掘井)이란 말이 있다. 목마름이 임박하여 허둥지둥 우물을 파지 말라는 말이다. 어차피 마셔야 할 물인데, 왜 목말라 우물을 파야 하는가. 다시 말해 병이 나기 전에 미리 서둘러야 마땅한 이치인데, 병이 나서 뒤늦게 치료해본들 이미 늦다는 말이다. 아무쪼록 평소에 건강에 관심을 가지는 습관을 들여 병 없이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려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큰 행복이 아니겠는가.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