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로농부- 슬로푸드를 만드는 사람들 l 건강한 먹거리를 담은 책

우리 땅 곳곳의 슬로푸드와 생산자를 만나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다’라는 말도 있고, ‘식사하셨어요?’라고 인사를 건네곤 한다. 때로는 ‘오늘은 뭘 먹을까’하는 생각에 한나절을 보내기도 하고 누군가 집에 초대하면 어떤 음식을 마련할지부터 고민한다. 먹는 것은 이토록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이다.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고 더 좋은 먹을거리를 따지는 일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마트의 유기농 제품 코너를 찾는 것 말고 매일 식탁에 오르는 음식을 누가, 어떻게 생산했는지 한 발 더 나아간 궁금증을 가져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과일 상자에는 생산자 이름이 딱 박혀 있다만, 그가 어떤 철학을 담아 일하고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고를 들여 과일을 생산했는지 생각해보기란 쉽지 않다.
《슬로농부》는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축산물을 기르고 가공식품을 만들어내는, 슬로푸드 생산자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브라질에서 난다는 아가리쿠스버섯을 제주도에서 키워낸 농부, 닭을 가두지 않고 ‘자연 양계’ 방식으로 키워 건강한 유정란을 생산하는 축산 농가, 대를 이어 황태 덕장을 운영하는 어부 등 스물세 팀의 슬로푸드 생산자를 소개한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의 식재료를 구경하고,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한 조리법을 배우고,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의 시간 동안 우직하게 일해온 생산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매일 먹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관심을 가지고 소중함을 느끼고 살자는, 작은 제안과도 같다.

슬로푸드, 어떻게 만들어지나?
슬로푸드(Slow food)는 단순히 패스트푸드의 반대말이 아니다. 비단 음식만을 이르는 말도 아니며 생산부터 저장, 요리 과정,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등 먹을거리를 대하는 생활 태도까지 아우른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에서 이르는 슬로푸드란 첫째 좋은(good) 음식, 둘째, 깨끗한(clean) 음식, 셋째, 공정한(fair) 음식을 말한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한 제철의 맛을 가진 음식,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생산한 음식, 생산자의 수고가 보상되는 음식이다.
이 책은 슬로푸드 운동의 취지를 따르고 있다. 우선 우리나라 곳곳의 건강한 음식을 담았다. 농수산물부터 축산물, 가공식품까지 매일 식탁을 채우는 식재료 스물세 가지를 소개한다. 울릉도 특산품인 홍감자, 포항의 겨울철 별미인 과메기 등 제철에 즐길 수 있는 지역 고유의 먹을거리는 물론이고 전통 장처럼 오랫동안 한국 사람들의 정신을 채워준 음식도 있다.
또한 자연에 순응하되 정성과 노력을 들여 더 좋은 먹을거리를 생산하려는 생산자의 철학도 엿볼 수 있다. 유산균을 이용해 소금 없이 담그는 김치처럼 우리네 먹을거리에 관해 꾸준히 연구?개발하는 농부, 브랜드 네이밍과 패키지 디자인을 통해 농촌에 ‘디자인’이란 옷을 입힌 젊은이들까지, 소신을 담아 각자의 방식으로 일하는 성실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시간과 노력, 철학을 담아 일하는 슬로푸드 생산자를 보노라면, 그들이 가꾸어낸 우리 땅 곳곳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보노라면, 책을 덮을 즈음에는 어김없이 입맛이 돋는다. 슬슬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이 된다. ‘더 나은 먹을거리를 바라고 행동하는 것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는 카를로 페트리니(국제슬로푸드협회 회장)의 추천사처럼, 이 책을 통해 좋은 먹을거리를 알게 되고 찾게 되길 그로 인해 더 건강한 삶을 꿈꿀 수 있길 바란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