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약의 임상과 응용

부끄럽고 두려운 마음이다. 누더기라도 걸치고 폼을 잡던 것을 모두 벗어버리고 광장에 홀로 선 것처럼 이제 숨기고 감출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음을 느낀다. 그동안 남이 준 옷을 내 몸에 맞추어 매일 입다보니 처음부터 내 옷인 줄 알았는데 모두 벗겨내어 하나하나 따져보니 내 것은 하나도 없다. 심지어 그 한 벌도 여러 사람이 준 천을 내 맘대로 재단해 입었던 것이다. 약업에 몸을 담고 사람을 대하고 영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 기쁨보다 무서움이 앞섰는데 세월이 가고 이것저것 주워듣고 보고 한 것들이 차츰 내 지금의 모습을 가꾸어 온 것 같다. 30년 가까이 터득한 지식이 겨우 이 정도뿐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후학들에게 너 무 부끄럽고, 이런 실력으로 여태 이 업에 종사했느냐는 선학들의 질책에는 두려웠다. 하지만 이런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도 생각하는구나, 이건 써보니 효과가 좋구나, 누구라도 이 책을 보고 한 사람이라도 고쳐 줄 수 있다면 보람이 되겠구나 하고 세상에 내 놓아 본다. 오래 전부터 자료를 하나하나 모아 정리한 것이 제법 양이 많아 책을 내도되겠구나 생각하여 인터넷에 좋은 정보가 있으면 발췌하고, 건강에 관한 동영상이 있으면 요점만 추려 정리하여 필요한 곳에 삽입하고, 그동안 공부한 것의 내용을 정리하다보니 2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몇 년 전에 번역을 해 본 경험이 있어 겁 없이 시작했고 내용정리가 끝나고 덮어 둔 것을 군자출판사와 인연이 닿아 출판에 이르게 되었다. 아무쪼록 처음 공부를 하려는 사람이나 공부 중인 사람에게 이정표가 되든, 지팡이가 되든 조금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더 바 랄 것이 없겠다. 한마디 전하고 싶은 말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라는 것이며, 언제나 마음을 사람에게로 향하고 어떻게 하면 편안하고 행복하게 해 줄까 하는 생각을 버리지 말라 는 것이다.

본문 중에, 살아 있음으로 하여 빛이 나며, 빛이 나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 하는 내용 이 항상 머리에 맴돌며 잊을 수가 없다. 어떻게 사는 것이 빛나게 사는 것일까? 어떻게 하는 것이 살아있는 행위일까? 이 의문에 답을 찾을 수 있을까? 힘들어 포기하려 할 때 옆에서 격려해주고 힘을 돋워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며, 물적 심 적으로 많은 자료를 제공해 주시고, 지식을 배양하게 하여 지금의 내가 있게 해 주신 윤영배 선생님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이며,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송구한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다. 매주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진척되는 상황을 물어보고 격려를 아끼지 않던 박재호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한방회사의 상황이나 한약을 다루는 사람들의 실태를 알려주고 서 로 마음 아파한 허석무님께도 감사를 전한다. 누구보다 묵묵히 뒤를 따라오며 온갖 투정과 잔소리를 견디고 끝까지 하나하나 돌봐준 사람에게 큰 절을 올린다. 출판에 관한 모든 것 을 꼼꼼히 챙겨주고 먼 길을 왕래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은 군자출판사 관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본문내용 중 방제와 이론의 출처는 인용한 서적에 따라 「韓方秘錄」「古今名醫方論」「方劑 에서 사람으로」 「傷寒論」으로 표시하였다. 그리고 인용한 일부의 내용은 그때그때 출처 표 시를 하였다. 본문 중 다소 부족한 내용은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아울러 아낌없는 지도편달을 바랄 뿐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