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부경락학 臟腑經絡學

한의학적 원리는 음양, 오행, 육기의 사유체계를 말한다.
치료기술은 한약, 침, 뜸, 추나 등을 기본으로 한다.


한의학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의학으로 한의학적 원리와 치료기술을 바탕으로 질병의 예방, 치료 및 건강의 증진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한의학적 원리는 음양, 오행, 육기의 사유체계를 말하며, 치료기술은 한약과 침, 뜸, 추나 등을 기본으로 한다. 물론 한의학(동양의학)과 양의학(서양의학)이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파악하여 인류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 및 예방에 관한 방법과 기술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하지만 한의학은 사유체계에 기초한 형이상학적 학문구조로 자연과학에 바탕을 둔 형이하학적 학문구조의 서양의학과는 그 방법과 이론을 달리한다. 이 책은 해부나 물질의 분석 방법을 사용하는 서양의학과는 달리 음양오행의 이론 체계를 바탕으로 장부와 경락을 중심으로 생리, 병리, 진단, 치료의 원리를 총체적으로 기술했다. 이를 통하여 저자는 그 동안 서양문명을 지배해온 자연과학의 기계적이고 국소적인 생리, 병리관에 기초한 서양의학의 한계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한의학의 전일적 생명관과 인문 의학에 바탕하여 설명하고 있다.

[출판사 리뷰]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인식한다.
한의학은 무엇인가? 의학으로서 생명의 본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모든 학문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위한 것이나, 저마다 추구하는 목표와 방법을 달리한다. 한의학은 인류의 건강과 보건을 위하여 수천 년 전, 의학의 태동과 더불어 대자연(大自然)을 인식하는 당시의 우주관(宇宙觀)에 기초하여 생명의 본질을 연구해왔다. 그러나 종종 학문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못하고 실험적 증명과 물질의 분석만이 절대적 진리에 접근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착각에 빠져 자연과학을 무조건적으로 신봉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자아상은 아닐까. 자연은 생명의 근원으로 스스로 생성하고 발전하는 원리(힘)를 내포하고 인간과 하나의 개방계통으로서 기(氣)의 교감을 통하여 서로 감응(感應)한다. 따라서 사람의 몸은 자연의 동태(動態)에 부합하는 생명현상을 발현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한의학은 생명의 원리를 자연현상에 유비(類比)하여 설명하는 천인상응(天人相應)의 보편적 생명관을 중요시하고, 인체를 ‘소우주(小宇宙)’로 인식한다.

기(氣)의 운행은 생명활동의 절대적 조건이다.
경락(經絡)의 인식은 물의 흐름이나 해와 달의 운행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기(氣)의 본질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후한(後漢)의 왕충은 그의 저서에서 “물이 도랑에 있는 것과 기(氣)가 몸에 있는 것은 진실로 하나이다.”고 한 것은 경락이 인체 기의 흐름을 파악하는 본질로서 수리적(水利的)인식에 기초하여 형성되었음을 방증한다. 인체생명의 유지에 있어서 정상적인 기(氣)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경락의 전제는 토지의 비옥과 생산의 풍요를 위하여 막힌 물길을 통하게 하고 홍수를 다스리는 등 관개(灌漑)나 담수량을 조절하는 치수(治水)에 상응하는 생명관이다. 내경의학(內經醫學)에서 기의 운행은 생명활동의 절대적 조건이었으며, 기운행의 경로로서 경락개념의 도입과 완성은 서양의학의 혈액, 림프, 신경의 순환에 해당하는 주목해야 할 내용이다.

자연은 인체의 생명현상을 인식하는 기준이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개체가 아니라 자연과 끊임없이 기(氣)를 매개로 교감하는 하나의 유기체이다. 따라서 사람의 생명활동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고 자연과 더불어 그 내재적 덕성을 같이하며, 우주의 변화에 관철되어 있다. 인체는 대자연의 체계에 부합하는 ‘소우주’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생명의 기원, 인류의 생존조건 및 생명활동은 자연과 상참상응(相參相應)관계에 놓여 있다. 소우주로서 인간의 생명활동은 자연의 법칙을 따르고 자연의 변화에 순응한다. 실재 우리 몸의 내부 환경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의해 조절된다. 더위와 추위, 습도, 바람 등의 외부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 생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추위로 체온이 떨어지면 체온의 정상 회복을 위하여 근육을 수축시키고, 혈액의 순환을 촉진하게 된다. 또 봄에는 생기가 충만하여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 몸에도 봄이 되면 서서히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을 못하면 춘곤증이 나타난다.

사람은 위기를 근본으로 삼는다.
의학의 기원은 인류의 생활 그리고 생산 활동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오랜 일상생활을 통하여 체험한 인체의 변화를 관찰하여, 생리와 병리의 규율을 파악하게 되었다. 매일 섭취한 음식이 들어가는 곳은 밥통을 뜻하는 ‘위(胃)’로 명명하고 물이 흘러 바다에 모이는 것처럼 음식이 위(胃)에 저장되므로 ‘수곡지해(水穀之海)’라고 정의했다. 또 “음식을 반나절 굶으면 기운이 쇠약해지고, 하루를 먹지 않으면 기운이 부족해진다.”는 현상을 발견하고, 음식물이 생명활동의 동력원인 기(氣)를 생성하는 근원이 됨을 ‘인수기어곡(人受氣於穀)’이라고 했다. 나아가 이러한 기의 생성은 위(胃)의 소화기능이 근본이 되는 것을 관찰하고 “사람은 위기(胃氣)를 근본으로 삼는다.”는 이론을 확립하게 되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