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 얇은 사람을 위한 똑똑한 음식책 (원제 An Apple a Day, 2007년)

생선을 많이 먹어라. vs. 생선을 조심해라.
오메가 3 지방산이 풍부하다. 수은이 들어 있다.
콩을 먹어라. vs. 콩을 먹지 마라.
콜레스테롤을 낮춰 준다. 갑상샘에 영향을 미친다.
우유를 마셔라. vs. 우유를 마시지 마라.
칼슘이 필요하다. 점액을 형성한다.

혼란스러운 식품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똑똑한 식탁을 위한 필독서


이 책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식품에 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로 가득 찬 책이다. 특히 풍부한 임상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품의 전반적인 득실을 꼼꼼하게 따져 보았다. 하지만 결코 어렵고 지루하지 않다. 학교뿐 아니라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 재미있고 쉬운 과학 이야기를 전하는 저자답게, 글 마디마디에 위트가 넘친다. 또한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상식들을 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음식에 관한 책은 세 가지다. 일반적인 요리책, 특정 식품 중심의 요법을 소개하는 책, 그리고 나쁘니 먹지 말라는 고발서. 이 책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 책은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식품에 대해 다루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식품이 좋다고 강조하지도 않고, 특정한 식품이 나쁘다고 무조건 피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합리적이고 똑똑한, 그리고 건강한 식단
“하루에 사과 한 알이면 의사를 멀리한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매일 꾸준히 사과를 하나씩 먹으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사과 속의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등을 떠올리면 그럴싸하게 들리지만, 과학적인 말은 아니다. 하루에 사과 한 알씩을 매일 먹어도 지옥 같은 식단을 꾸릴 수 있고, 사과를 전혀 먹지 않고도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기적의 식품이라는 것들이 많다. 당근은 베타카로텐이 많다거나 생선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이 많다는 말, 콩은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고, 커리는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등등. 부분적으로 맞지만 또한 틀린 말이다. 세상에 기적의 식품은 없다. 단 한 가지 식품만으로 효과를 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 몸은 매우 복잡한 기관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들도 매우 복잡한 유기물들이다. 이들이 만나 어떤 일들과 효과가 벌어지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그저 지금까지의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몸에 좋다고 밝혀진 식품들 중심으로 건전한 식단을 꾸려 가는 것. 그것만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똑똑한 식탁을 위한 이야기
사람들은 누군가의 확신에 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늘 쏠리고 들끓는다. 특히 먹을거리와 관련해서는 유행의 주기가 짧다. 언론에서 무언가가 좋은 음식이라고 소개되면 이튿날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다. 뉴스에서 어떤 식품의 부작용 기사가 나오면 그날로 관련 식품 업계는 휘청거린다. 이 책은 ‘기적의 식품’이라고 알려진 많은 식품들을 바로 볼 것을 주문한다.

유기농 채소와 일반 채소는 차이가 없다!
순전히 농약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시작된 것이다. 농약이나 호르몬제를 주지 않고 기른 유기농 채소에 대한 열광이 시작된 것 말이다. 그렇다면 유기농 채소와 일반 채소의 영양분 차이는 얼마나 날까? 유기농 토마토와 일반 토마토의 리코펜, 비타민 C, 폴리페놀 함량을 비교해 보았더니, 유기농 토마토가 비타민 C와 폴리페놀 함량이 조금 높았다. 그러나 조리한 토마토에서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토마토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유기농 여부가 아니라 물의 양이나 일조량이었고, 결정적으로 조리 방식이다. 영양 면에서는 일반 토마토와 유기농 토마토에 큰 차이가 없다.

커리와 후추의 찰떡궁합
이것은 관절염을 물리친다. 유방암을 물리친다. 전림샘암을 물리친다. 대장암을 물리친다. 심지어 알츠하이머병까지 물리친다. 바로 강황, 그리고 강황 속의 커뮤민이라는 성분이다. 매일 강황을 먹는 인도 사람들은 유방암 발병률이 서양 사람들의 4분의 1이고, 전립샘암 발병률은 20분의 1이다. 물론 아직까지 커리와 암의 관계에 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는 없다. 하지만 강황으로 맛을 낸 채식 요리는 단연코 좋은 생각이다. 그리고 커리를 먹을 때는 후추를 잊지 말자. 후추는 강황 흡수율을 1000배나 높여 준다.

우유를 마셔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우유는 흔히들 완전식품으로 알고 있지만, 우유를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다. 우유는 심장질환, 뇌졸중, 유방암, 전립샘암, 난소암, 당뇨, 알레르기, 복통, 설사, 자폐증, 심지어 골절을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는다. 한편 우유는 심장질환, 유방암, 결장직장암, 그리고 물론 골절의 위험을 낮춰 준다는 칭찬도 받는다. 혼란스럽고 서로 모순되는 정보가 가득하다. 우유가 기적의 식품이 아닐지는 몰라도 건강한 식단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다.

생선을 먹으면 정말 똑똑해질까?
연어, 정어리, 청어, 고등어 같은 생선을 일주일에 두 번쯤 먹는 것은 좋다. 하지만 생선은 메틸수은, PCB, 다이옥신 등의 화합물들로 오염될 수 있다. 그래서 임산부나 어린아이는 오염 가능성이 높은 냉동참치, 삼치, 옥돔 등을 피하는 게 좋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생선들은 일주일에 350그램쯤으로 제한하는 게 좋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300그램쯤 생선이나 해산물을 섭취한 임산부는 지능지수가 높은 아이를 낳는 경향이 있다.

유전자 조작 식품이 위험하지 않다고?
식품에 대한 어리석은 공포여, 안녕

독약을 제외하고는 죽음의 식품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위험한 섭취량이 있을 뿐이다. 사과에도 아세톤, 폼알데히드 등 300여 가지의 좋고 나쁜 화합물이 있다. 유전자조작 식품이나 청량음료, 화학조미료 등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우리가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미량으로는 몸에 해를 끼치지 못한다. 공포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은 사실일지 모르지만, 과도한 공포는 삶의 질을 위협한다.

방사선 식품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방사선 조사는 식품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훌륭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은 막연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방사선을 쪼인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먹은 사람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영양소가 손실되는 것도 아니다. 방사선 처리한 소고기에 든 벤젠의 양은 3ppb이다. 그리고 그냥 달걀 한 알에 들어 있는 벤젠의 양은 무려 60ppb이다. 설령 방사선 때문에 영양소가 손실된다 하더라고 그 양이 적다. 조리하든 말리든 얼리든 어떤 방식으로든 식품을 처리하면 영양소는 손실된다.

음료수 120리터를 마셔야 위험한 벤젠
벤젠은 발암물질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량음료 속 미량의 벤젠을 두려워한다. 사실 청량음료에는 벤젠이 아니라 벤조산나트륨이 있고, 이것이 비타민 C와 만나 벤젠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어쨌든 일반적인 청량음료 1리터에는 벤젠이 50마이크로그램 들어 있는 셈인데, 청량음료 속 벤젠이 위험하다고 말하려면 그런 음료를 하루에 120리터씩 마셔야 한다. 물론 소변도 보지 않은 채 말이다. 청량음료의 문제라면 벤젠이 아니다. 그저 영양소가 적다는 것이다.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넣는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모양이 일그러진다. 비닐랩은 녹아내리기도 한다. 랩에는 다이옥신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는 안 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전자레인지의 온도는 플라스틱을 분해시켜 다이옥신을 내놓을 정도가 못 된다. 문제는 다이옥신이 아니라 플라스틱 그릇의 모양이 찌그러진다는 것뿐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전자레인지에 돌린 팝콘 봉지 속 비닐 코팅이 아니라 팝콘의 포화지방을 걱정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이득이 더 많은 유전자 조작 식품
지금 유전자 조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굴욕적으로 인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유전자 조작이 정말 해로운 것으로 입증된다면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날이 오기까지는, 영양이 더 풍부하고 더 맛깔스러운 유전자 조작 변종들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GMO 식품이 위험하다는 과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

시금치는 왜 철분의 상징이 되었을까?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식품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이 책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거나 잘못 알고 있던 식품에 관한 오해와 진실로 가득하다. 성분을 잘못 파악한 식품부터, 잘못된 정보로 인한 공포, 혹은 좋지 않다고만 여겼던 식품의 긍정적인 측면도 볼 수 있다.

뽀빠이와 시금치의 중대한 실수
사람들은 시금치가 철분 덩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금치의 철분 함량은 다른 채소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뽀빠이의 영양식으로 시금치가 선택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문제는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있었다. 1800년대 과학자들이 시금치의 철분 함량을 기록할 때 실수로 소수점을 한 자리 뒤에 찍었다. 그때부터 철분의 대표 주자로 시금치가 인식된 것이다. 그렇다고 시금치가 아무 소용이 없는 채소일까? 아니다. 시금치는 엽산과 베타카로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많다.

프렌치 패러독스의 숨겨진 비밀
프랑스는 유럽에서 심장질환 사망률이 가장 낮고, 미국과는 비교도 안 된다. 이름하여 “프렌치 패러독스.”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와인에 주목했다. 그럴 수도 있지만, 프랑스 사람들이 더 날씬하고 심장병에 덜 거리는 이유는 그들이 먹지 않는 음식에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보다 칼로리 섭취가 적고, 비만율도 한참 낮다. 미국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에 비해 훨씬 많은 양(50% 이상)의 음식을 훨씬 빨리(역시 50% 이상) 먹는다.

초콜릿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초콜릿은 달다. 당분도 많고 지방도 많다. 하지만 다크 초콜릿은 다르다. 어느 실험에 따르면 매일 다크 초콜릿 40그램를 섭취한 사람들의 심장동맥 혈류가 좋아지는 효과가 났다.또다른 실험에서는 20명에게 무작위로 다크 초콜릿을 15일 동안 매일 먹게 했다. 그 결과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낮아졌고, 인슐린 반응성도 좋아졌다. 네덜란드의 연구진은 65세에서 84세 사이의 남성 470명의 건강 상태를 15년간 추적했는데, 카카오 제품을 자주 먹은 사람들이 혈압이 낮았다. 카카오 섭취량이 최대 수준인 남성들은 심장질환으로 죽는 경우가 드물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불소 수돗물이 위험하려면...
불소에는 독성이 있다. 실제로 쥐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하지만 적절한 양을 쓰면 치아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적절한 양은 얼마일까? 쥐가 순수한 불소화 나트륨을 한입 삼키면 죽겠지만, 통상적인 수돗물처럼 불소 농도가 1ppm인 물로 같은 운명을 맞으려면 물을 대략 100리터는 마셔야 한다. 물론 절대 소변을 보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다는 소문을 들을까?

단번에 몸을 좋게 하거나 수명을 늘려 주는 기적의 식품은 없다. 매일 꾸준하게 좋은 식단을 꾸려가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다면 기적의 식품도 없고 GMO 푸드도 위험하지 않다는 우리의 저자는 과연 어떤 식단을 추천할까? 간단하다. 채소, 과일, 통곡물, 저지방 유제품을 기본으로 해서 식사를 하되, 결코 과식을 해서는 안 된단다.
저자는 나가는 말에서 자신의 식단을 간단하게 공개했다. 그는 먼저 아침 식사로 오트밀을 먹되 그 위에 아마씨 간 것을 뿌리고, 베리를 얹고, 오렌지 주스로 입가심을 한다. 점심에는 통곡물 빵 사이에 토마토, 양상추, 치즈를 끼운 샌드위치를 먹고, 후머스 조금, 바나나 하나, 배 하나를 곁들일 것이다(생선 알레르기 때문에 참치나 연어 통조림을 먹지 못해 안타까워한다). 간식으로는 소금기 없는 견과류, 당근, 유산균 요구르트를 먹는다. 음료로는 물, 커피, 아니면 차를 마신다.
저녁으로는 콩과 보리로 만든 수프, 시금치 샐러드, 파프리카로 양념한 닭고기에 저자가 새로 개발한 요리인 브로콜리, 토마토, 현미 캐서롤을 선택한다. 디저트로는 딸기와 포도를 선택하고, 가끔은 다크 초콜릿에 찍어 먹기도 한다. 스모크햄 샌드위치, 감자튀김, 피클 등은 꿈속에서 먹을 것이다. 물론 가끔은 꿈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