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움 치유 - ‘두려움과 걱정이 많은 당신’을 위한 처방전 (원제 The Fear Cure: Cultivating Courage as Medicine for the Body, Mind, and Soul, 2016년)

“나는 두려움이 축복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지 그것이 우리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줘서만이 아니다.
그것이 우리를 흔들어 깨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은 손가락으로 우리 삶에서 치유되어야 할 모든 것을 가리키고,
우리가 그것을 치유할 수 있을 만큼 용감하다면
마침내 용기가 꽃을 피우고 우리는 평화를 그 보상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두려움 치유’란 두려움을 치유하는 것이기보다
두려움이 우리를 치유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42쪽

● 우리는 왜 두려움을 느끼는 걸까?

이 책은 ‘두려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우리는 언제 그리고 왜 두려움을 느끼는지, 두려움이 우리의 뇌 안에서 생리학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두려움이 어떻게 우리 몸에 질병을 일으키는지, 두려움이 나쁘기만 한 것인지, 두려움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그 메시지를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는지, 두려움을 넘어설 용기는 어떻게 기를 수 있는지 등등에 관해, 의사로서의 경험과 개인적 체험, 수많은 사람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실험과 연구를 통해 밝혀진 과학적 증거들을 토대로 소상하고 재미있게, 또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저자는 어느 날 사촌과 함께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던 중 총을 든 노상강도들에게 붙들려 하마터면 죽을 뻔한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뒤통수에서 차가운 총부리가 느껴지던 공포의 순간, 온몸의 세포들이 오그라들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피가 거꾸로 솟구치며 전율이 몸을 휘감는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저자는 그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면서 “숨을 쉬어. 함부로 움직이지 마”라고 속삭이는 자기 안의 또 다른 부분을 동시에 느낀다. 한편에는 겁에 질린 자신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그런 자신을 넘겨받아 차분히 인도하는 ‘또 다른 내’가 있었다.
노상강도를 만났을 때 그녀의 몸과 마음이 경험한 것은 목숨이 위태로울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몸이 생리적으로 보내는 신호, 즉 진짜 두려움이었다. 바로 ‘투쟁­도피 반응’ 혹은 ‘스트레스 반응’으로 알려진 몸의 자연스런 생존 메커니즘이다. 이런 두려움이 없다면, 차들이 쌩쌩 지나는 도로로 막 걸어 들어가거나, 독사나 맹수에게 겁 없이 손을 내밀거나, 낙하산도 없이 비행기에서 뛰어내릴지도 모른다. 이처럼 건강에 도움을 주고, 때로는 생명을 구하기까지 하는 진짜 두려움은 실제적인 위험 앞에서 우리를 보호하도록 만들어진 일종의 경보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진짜 두려움이 아니라 불확실성 상황에서 우리가 마음속으로 만들어내는 가상의 이야기들, 다시 말해 우리의 뇌가 습관적으로 지어내는 가짜 두려움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옛날의 원시인들과 달리 진짜 위험에 처해 ‘투쟁­도피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보다는, 장차 생길지 모르는 금전적 손실이라든지 관계의 파탄, 안정이나 건강의 위협, 사랑하는 이의 죽음 등 상상 속의 가짜 두려움으로 인해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훨씬 많다. 그리고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암이나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비만, 불면, 두통, 위장 장애, 만성 피로 등 갖가지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가짜 두려움이 거의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무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두려움으로부터 달아나기보다 기꺼이 귀 기울이려고만 한다면, 그래서 침착하고 느긋하게 직관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더 파고들어 보라는 신호로서 가짜 두려움을 인지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우리 삶에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의사로부터 막 건강하다는 진단 결과를 받고서도 당신이 암에 걸릴까봐 두려워한다면, 어쩌면 그 두려움은 “설령 지금은 암이 없다 해도 건강하지 않은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내는 일종의 직관적 앎에서 비롯한 것일 수 있다”(117쪽)는 것이다. 물론, 두려움에 담긴 소중한 메시지를 알아차리려면 진짜 두려움과 가짜 두려움을 분간할 수 있어야 한다.

● 두려움을 치료제로 활용하는 방법

“두려움이 나쁜 식습관이나 흡연 못지않게 건강에 해로운 요소가 될 수 있다면, 환자들이 이처럼 중요한 건강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 것은 의사인 내 책임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자, 나는 두려움과 용기에 관한 지식의 바다로 첨벙 뛰어들었다.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질병을 일으키는 두려움의 파괴적인 힘에서 용기를 키우는 해결책을 찾아내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가진 호기심 어린 학생으로서 말이다.”(39쪽)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의 핵심은 두려움 그 자체보다는, ‘두려움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혹은 ‘두려움을 치유제로 활용하는 지혜와 방법’에 있다. 그리고 그 지혜는 바로 노상강도의 총부리 앞에서 두려워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고요한 목소리로 안내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로부터 나온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 목소리(저자는 이를 ‘내면의 등불’의 목소리라고 부른다)를 듣고 그 목소리에 자신을 내맡길 때 우리 안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큰 용기가 샘솟고, 우리는 두려움에 지배받기보다 이를 우리의 건강과 기쁨, 성장을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가짜 두려움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건강을 갉아먹고 기쁨을 앗아가게 할 수도 있지만, 거꾸로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 부분이 어디인지, 우리에게 치유가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성장을 위해 변화와 변형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가리키는 손가락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때 두려움의 메시지들을 걸러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바로 이 내면의 등불(영혼, 참 나, 불성 혹은 최상위 자아 등 다른 이름으로도 부를 수 있다)이다.
“이 ‘내면의 등불’은 용기의 원천으로서, 가짜 두려움이 일으키는 온갖 무서운 생각들, 용기를 깎아먹는 생각들을, 우리를 중심에서부터 치유하는 메시지로 변형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이 지혜로운 부분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바로 직관으로 나타나는데, 가짜 두려움이 부추기는 생각들과 달리 이 목소리는 우리가 언제나 믿고 따를 수 있다. 그러니 이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우고 그 안내를 따르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용감해진다.”(26쪽)
용기를 키우는 목소리가 이 내면의 등불에서 나온다면, 가짜 두려움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리 안의 ‘작은 나’, 즉 에고이다. 이 ‘작은 나’가 끊임없이 읊어대는 온갖 이야기들은 ‘두려움의 네 가지 가정’의 변주들에 다름 아니다. 가짜 두려움에 사로잡혀 기계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려면, 즉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더 이상 ‘두려움의 네 가지 가정’에 따라 살기를 멈추고 다음과 같은 ‘용기를 키우는 네 가지 진실’이 우리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두려움의 네 가지 가정> <용기를 키우는 네 가지 진실>
· 불확실한 것은 안전하지 않아 ⇒ · 불확실성이란 가능성으로 들어가는 문이야
·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면 못 견딜 거야 ⇒ · 상실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우리를 성장하게 해줘
· 세상은 위험한 곳이야 ⇒ · 우주에는 목적이 있어
· 나는 혼자야 ⇒ · 우리는 모두 하나야

이 책 2부의 4, 5, 6, 7장은 바로 이 ‘용기를 키우는 네 가지 진실’을 하나씩 설명하면서, 수많은 가짜 두려움들의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네 가지 자기 제한적 믿음을 ‘용기를 키우는 네 가지 진실’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한다. 2부의 각 장 끝에는 이 진실들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용기 키우기 연습’도 실었다. ‘두려움의 네 가지 가정’에 지배받아 온 과거의 익숙한 관점을 버리고 ‘용기를 키우는 네 가지 진실’을 받아들일 때, 삶의 불확실성을 온전히 대하고 상실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는 길이 열린다. 불확실성이란 가능성으로 가득한 것이요 상실은 성장의 기회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또 우리가 목적 있는 우주에 살고 있으며 우리가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기억해 낼 때, 우리는 평화와 위안, 평온함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여기에 진짜 치료제가 있다.
이어, 이 책의 3부에서는 자신만의 두려움 치료제를 만들고, 자신만의 용기 키우기 과정을 표시한 지도를 만들며, ‘용기 키우기 6단계’를 배우고, 내면의 등불에 의지해 각자의 ‘용기 처방전’을 쓰는 등 ‘이성 마음’과 직관을 하나로 결합해서 이 변형의 여정을 시작하도록 독자들을 초대한다.
“단 한 사람이라도 가짜 두려움을 치유하기로 선택하고 연민어린 용기를 선택할 때, 이 선택은 물결처럼 퍼져나가 사랑으로 다른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그 길에 동참하게 만들 것이다. 단 한 사람이라도 무장을 해제한 가슴으로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올바른 행동을 선택한다면 그것이 바로 다른 이들에게 은혜를 베푸는 일이 된다. 아무리 작게라도 사랑의 감정을 발산하면 지구 전체의 진동을 끌어올린다. 우리가 진정으로 누구인지를 기억해 낼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정한 본성을 상기시키며, 이때 분리의 환상은 녹아내리기 시작한다.”(289쪽)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