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는 자신이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의사는 '암'에 걸리면 어떤 치료를 할까?
2015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癌)'이다. 사망자의 27.9%가 암으로 사망했다. 10명 중 3명은 암에 걸려 사망한다는 통계다. 그만큼 암은 우리에게 매우 가까운 병인 동시에 여전히 정복되지 않은 두려운 병이기도 하다. 물론 근래에는 조기 발견 덕분에 수술과 치료로 완치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암'이라는 병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흔히 잘못된 식습관이나 과음, 흡연, 스트레스 등이 암의 원인이라고 알고 있다. 사람에 따라 암에 걸리는 신체 기관도 다르고 발견되는 시기도 제각각이어서 치료 방법과 과정 또한 매우 다양하다.
의사로부터 '암'이라는 선고를 받는 순간, 평범한 사람들은 그것이 말기가 아닌 초기라 하더라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치료에 대한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이 되어 각종 정보를 찾고, 대형병원을 전전하며, 명의를 찾아다닌다. 그렇다면 의사가 암에 걸리면 어떨까? 의사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렸을 때 그들은 어떤 치료를 할까?
의사는 의학 분야의 전문가다. 다양한 치료 방법을 알고 있고, 평소에 전문의들과 교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암에 걸라면, 암에 대해 더욱 더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찾아낸다.
이 책은 의사들이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렸을 때 어떤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지를 알려준다. 저자는 의사 자신이 암 환자가 되었을 때 그들이 선택하는 치료법을 살펴보면서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후회하지 않는 치료를 위한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의사는 왜 항암제 맞지 않을까?
일본에서 국내외 의사 271명을 대상으로 “당신이나 당신의 가족이 암에 걸린다면 항암제를 사용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무려 270명이 “절대로 사용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설문에 응답한 99%의 의사가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려도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이유는 뭘까? 암 치료의 3대 표준은 외과수술(종양이나 그 주변을 절제하는 것), 화학요법(항암제나 호르몬제 등을 투여하는 것), 방사선요법(방사선을 환부에 쬐는 것)이다. 이 중 항암제 치료는 암이 생긴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암을 이겨낼 가능성을 높이고 암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 특히 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정상 세포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과 후유증이 심각하다. 의사들은 매일같이 이런 한계와 위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했고, 항암제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수도 없이 지켜보았다. 이것이 의사가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는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뭘까? 서양의학이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는 자신이나 가족이 암에 걸리면 그 병에 관해 공부하고 전문가에게 수많은 자문을 구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선택지를 가지고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스스로 선택한다.

‘삶의 질’을 생각하는 치료!
이 책 속에는 암에 걸린 경험이 있는 의사들의 사례가 곳곳에 나온다. 암에 걸린 의사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암에 걸린 순간 비로소 환자의 마음과 고통에 공감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 의사는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의 수익을 고려해야 하고, 간혹 있을지 모를 의료분쟁을 피하기 위해 매뉴얼대로만 치료하려는 경향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의료계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암에 걸린 환자를 단순히 치료의 대상이 아닌 치료를 받는 동안 환자의 삶의 질도 고려하는 의료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자 역시 자신의 ‘삶의 질’을 생각하면서 치료 방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의사의 말에만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되며, 환자 스스로 암에 대해 공부하고, 치료 방법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볼 것을 권하고 있다. 주치의뿐만 아니라 2차 진료(다른 과의 다른 의사에게도 진료 의견을 묻는 일) 등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봐야 한다. 수술이든, 항암제 치료든, 방사선 치료든, 때로는 대체의학이든(저자는 대체의학에 대한 선택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다. 의사는 치료 방법을 제시할 뿐이고 선택하는 것은 환자 자신의 몫이다. 또한 환자 자신이 적극적으로 치료 방법을 고민하고 선택한 치료를 할 때 치료 효과가 좋아질 수 있다.

‘죽음의 질’까지 생각하는 치료!
이 책 저자의 장인은 정형외과 의사였다. 74세에 담관암에 걸린 것을 알았고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병원에서 권하는 몇 가지 치료 방법을 거부했다. 연명치료와 통증 완화치료를 일체 받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선고받은 여명보다 1년을 더 살면서, 가정을 꾸리고 뒤늦게 의대에 들어간 아들의 학비를 끝까지 책임졌다. 삶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답게 살다가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암은 이겨낼 수 있는 병이기도 하지만, 수술 후 재발이나 전이 등으로 고통스런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병이다. 항암제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환자는 부작용의 고통에 시달리다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설문 조사 결과, 치유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남은 인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겠다고 대답한 의사는 한 명도 없었다. ‘만약 내가 환자라면?’이라고 상상하면 ‘병원에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한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획일적인 연명치료 대신에 환자 스스로 연명치료에 대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행복한 마음으로 치료에 임하는 ‘삶의 질’과 함께 최후의 순간을 스스로 선택하는 ‘죽음의 질’까지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치료라고 이야기한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