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상의 활용에 능한 침구가부 鍼灸歌賦

침구가부란 침구를 주제로 한 시가운문詩歌韻文을 말한다. ‘가歌’는 ‘가결歌訣’ 또는 ‘가괄歌括’이라고도 하며, ‘부賦’는 가歌처럼 구절이 운문으로 짝을 이루고 있지만 노래 형식을 취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가부는 침구학 분야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여러 분야에 보급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가부는 실용성이 강조된 방약합편方藥合編의 약성가藥性歌이다. 침구가부는 내용에 따라서 경락가부, 수혈가부, 자구법가부, 치료가부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이 책에서는 치료가부만을 선정했다.

외워야 지식이 되기에 선인들이 만든 형식
우리나라 한의학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명나라 이천의 의학입문은 정문 자체가 암송하기 쉽도록 가부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이시진의 빈호맥학에서 앞부분은 체상시, 상류시, 주병시로 나뉘어 칠언가결로 쓰여 있고 후반부는 사언가결로 이루어져 있다. 이외에도 청나라 진수원의 의학삼자경이라든지, 방제학에서 자주 인용되는 왕앙의 탕두가결 등도 모두 가부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가부는 한의학의 기초 이론부터 본초, 방제, 진단, 침구 등 모든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어 온 하나의 서술 형식으로 볼 수 있다. 의학사적으로 보면 가부는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에 주로 발달했으며, 이는 금원사대가 이후 한의학이 각 분야별로 폭넓게 발달하면서 기억해야 할 내용들이 많아짐에 따라 학습과 임상에서 효율성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었다.

30년 침구치료 경험, 그 소중한 가치가 담긴 책
저자가 대학병원에서 한정된 질환을 중심으로 임상을 해오면서 30여 년의 침구치료 경험을 가능하면 절제된 표현으로 남겨보려고 시도했다. 그렇다보니 선인들의 침구가부와 많은 부분이 겹치는 것을 발견했고 국내에서 일부 가부에 대한 학위논문 등이 발표되었지만 해석의 오류 부분이 자주 보이고, 중국에서 발간된 교주서가 있으나 여기에도 오류가 눈에 뜨이고, 특히 질병별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서 임상에 바로 활용하기에 부적절해 보였다. 그래서 차라리 침구가부 중에서 임상과 밀접하게 관련된 부분만이라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후학과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다고 판단되어 시작된 책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