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락의 기원

경락은 실존 체계가 아닌 설명 체계


이 책은 한의학 전공자를 비롯해서 한의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뿐 아니라 한의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다. 한의학 중에서도 특히 침구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경락의 실체에 관하여 지금까지의 연구는 존재 자체의 증명을 시도했으나 여전히 실체로서의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저자는 역발상으로 경락이 실체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하에 그럼 어떻게 이 개념이 만들어졌는지 문헌적으로 고찰하고 추론하면서 경락은 실존 체계가 아닌 설명 체계임을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주장을 꽤 오랜 시간 묵혀 두고 쉽사리 꺼내지 못했다.


『종의 기원』을 탈고한 다윈이 기성질서에의 도전을 부담스러워하며 오랜 세월 서랍 속에 원고를 묵혀 두었듯이, 이 책의 원고 또한 오랜 시간 저자가 현업에 복무하면서 서랍 속에 묵혀 두었어야만 했다. “경락은 실존 체계가 아닌 설명 체계”라는 주장 또한 기성 한의학계의 질서에 대한 도전이고, 패러다임 전환의 예고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


한의학 침구 이론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경락에 대한 검증 시도는 지금까지 계속되었지만 해부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었다. 1970년대 북한의 김봉한 박사의 봉한소체나 최근의 소광섭 교수의 프리모관을 바탕으로 한 제3순환론도 전통적인 경락의 라인과는 차이가 있다. 체표경락의 주 라인(line)들을 특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금술 연구 중 발견한 새롭고 놀라운 실체가 바로 프리모관이다.


문헌적인 고증과 ‘사지첨자세’를 특정한 자세에서 인간이 느끼는 라인들이 전통적인 체표경락과 일치함을 이 책 『경락의 기원』에서 밝히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인체를 분류하는 여러 기준 중 팔다리를 본本, 몸체를 말末이라 한다. 이것은 식물이 뿌리로부터 지기를 음수하여 자라기 때문에 뿌리가 본이 되는 것처럼 특정 자세에서 지기가 상승한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나온 분류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문헌 고증과 사지첨자세의 실연을 통해 퍼즐을 맞추듯 경락의 설명 체계를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 『경락의 기원』은 한의학의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