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세 혁명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은 남성 68세, 여성 72세다. 이후 10년 이상을 각종 질환을 앓다가 생을 마감한다. 인생 말년 10년을 고통스럽지 않게 사는 방법을 찾으려는 전문가 집단이 있다. 한국·일본·미국 등 24개국에서 340명의 석학이 모인 국제학술연구단체(NAPA)와 서울대 의대의 국민건강지식센터다. 이들 단체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에 필요한 생활습관을 연구한다.

이 두 단체는 인간이 말년에 골골거리는 원인으로 대사증후군을 지목했다. 대사증후군이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은 평생 몸에 익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두 단체는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대사증후군을 낮추기 위해 바꿔야 할 생활습관 두 가지를 제시했다. 식습관 개선과 신체 활동 늘리기가 그것이다. 서울대 의대 국민건강지식센터는 3개월 동안 몇몇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을 늘리고 식습관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비만이 줄고, 병에 걸릴 위험성이 유의미하게 줄었다. 

필자는 오랜 기간 의사와 건강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건강할 때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많은 사람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바가 그것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건강 유지법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위 두 단체가 주장한 것처럼 식습관 개선과 신체   활동 늘리기 외에 '충분한 수면'도 포함된다. 시쳇말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면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는 얘기다. 모든 건강 전문가가 이구동성으로 이 세 가지를 건강 유지법으로 꼽은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의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들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욕심을 내자면 환경적인 요인을 살펴볼 일이다. 최근 미세먼지와 환경호르몬 등 환경적인 요인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 슬레이트 돌판에 고기를 구워 먹던 사람들은 석면의 유해성을 알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사용하던 플라스틱과 비닐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종합하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고, 나쁜 환경을 피하는 생활습관이 건강 장수의 기본이다. 


필자는 최근 1년 동안 보도한 기사를 재구성하고 살을 더해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을 크게 네 챕터로 구성했다. 우선 '음식 혁명' 편에서는 하루 세끼의 힘을 강조했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이고 적당하게 챙겨 먹는 식습관만으로도 건강 유지에 큰 버팀목이 된다는 내용이다. 또 이 챕터에서 고카페인 음료의 실체를 살펴보고, 구강 위생을 위한 방법도 덧붙였다. 


두 번째 챕터인 '수면 혁명'에서는 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가 잠을 못 자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방법도 제시했다. 세 번 째 챕터인 '운동 혁명'에서는 걷기와   앉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냥 걷거나 앉는 게 아니라 똑바로 걷고 앉아야 한다는 데에 방점이 있다.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근골격계 질환의 절반 이상을 예방할 수 있다. 또 굳이 시간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신체 활동을 늘릴 방법을 모색했다. 네 번 째 챕터인 '환경 혁명'에서는 미세먼지와 환경호르몬의 인식을 재고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덤으로 마련한 부록 편에서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강 상식을 짤막짤막하게 설명했다. 이름하여 '알아두면 쓸모있는 건강상식'이다. 탈모방지 샴푸와 항균 비누에 효과가 없다는 글에서는 우리가 특정 기능성을 앞세운 제품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를 담았다. 

사실 우리는 유난히 '기능성'에 약하다. 뭔가 특별한 것이 추가됐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무언가 특별한 묘책이 있지 않을까 조바심을 낸다. 예컨대, 살을 빼는 근본은 섭취 열량을 줄이고 운동하는 것이지만, 알약 하나로 해결하고 싶어 한다. 이런 기대심리를 충족시키고자 탄생한 것이 건강기능식품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외국에는 없는 표현이다. 마케팅을 위해 건강, 기능, 식품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것에 불과하다. '건강'이라는 단어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기능'이라는 용어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모양은 약 형태인데 '식품'이라고 표현해서 부작용이 적을 것이라는 환상을 준다. 

건강에 좋은 제품이라면 의사들이 환자에게 권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필자는 건강기능식품을 권하는 의사를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오히려 건강기능식품 때문에 치료가 잘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건강기능식품은 꼭 필요할 때 치료 보조용으로 환자에게 사용할 수는 있겠다 싶다. 그러나 일반인이 건강기능식품에 자신의 건강을 의지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게 모든 의사의 시각이다. 

결국, 인생 말년 10년에도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은 기본을 지키는 일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고, 나쁜 환경을 피하는 것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이 책을 지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