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가 절대로 말해주지 않는 항암제를 끊을 10번의 기회

“중요한 것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물러설 때를 아는 것’이다.”
암보다 무서운 항암제 치료의 진실!

죽기 전날까지 항암제를 쓰는 사람이 있다. 물론 이 말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는 의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수많은 암 환자들이 죽는 순간까지 고통스러운 항암제를 끊지 못한다. 이른바 ‘죽음의 벽’을 넘나들 때까지도 삶에 대한 간절한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의지해야 하는 대상이 항암제라는 사실이 옳은 일일까? 항암제가 실제로 암 환자들의 희망이 될 자격이 있을까?

이 책은 수많은 환자들과 독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온 ‘동네의사’ 나가오 가즈히로의 역작이다. 나가오 가즈히로는 스스로를 ‘동네의사’라 부르며 줄곧 ‘환자 중심의 의술’과 ‘인간다운 죽음’이라는 주제에 관심을 두어왔다. 이 책 역시 무분별하고 맹목적인 항암제 사용에 경종을 울리며 무엇이 환자를 위한 암 치료인지 되묻고 있다. 대부분의 암 환자들이 항암제 치료를 받는다. 담당의가 당연하게 항암제를 권유하거나(혹은 일방적으로 결정하거나) 심지어 항암제 외에 다른 치료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가오 가즈히로 역시 항암제의 효용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항암제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똑똑하게’ 사용할 것을 주장한다. 즉 항암제를 ‘좋다 나쁘다’의 문제가 아닌 ‘언제 그만두느냐’의 시기의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이해하려면 우선 이 책이 항암제를 부정하는 내용일 것이라는 오해와 선입견부터 제쳐두는 것이 좋다.


항암제를 끊을 구체적인 시기를 알려주는 의사는 지금껏 없었다! 항암제를 쓰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암과 항암제의 고통에 대해서는 사실 의사도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 명이 넘는 암 환자가 생겨나지만 암과 항암제의 고통에 대해서는 직접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심지어 암 환자의 가족들과 보호자들, 그리고 의사들 역시 ‘짐작’만 할 뿐이다. 이 책의 저자인 나가오 가즈히로 역시 항암제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는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만약 누군가가 자신에게 항암제를 시험 삼아 한 알 먹어볼 것을 권한다면 고개를 저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감기약이나 위장약이었다면 순순히 응했을 것이다. 심지어 강압제나 혈당 강하제라고 할지라도 조금 망설이다가 먹어봤을지 모른다. 그러나 항암제라면 결국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항암제의 ‘독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사들이 암 환자에게 뚜렷한 대안 없이 항암제를 처방한다. 나가오 가즈히로 또한 신출내기 의사 시절 선배의 지시에 따라 눈앞의 암 환자에게 막무가내로 항암제를 투여하곤 했다. 암 환자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고통을 겪어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앙상한 팔에 항암제를 투여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나가오 가즈히로의 ‘오래된 관성’을 완전히 뒤집는 사건이 일어난다. 더 이상 항암제 치료를 받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힌 말기 위암 환자에게 선배의 지시대로 치료의 속행을 통보한 날 밤, 고통을 견디다 못한 환자가 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나가오 가즈히로는 이 사건을 계기로 동네의사의 길을 걷는다. 대형 병원에서 짜여진 방식대로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 중심의 의술을 펼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생의 마지막에 가까워진 암 환자들에게 편안하게 임종을 맞을 권리를 되찾아주고자 했다. 원하는 시기에 항암제를 끊는 것, 이에 대한 결정권은 의사가 아닌 환자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즈키 노부오라는 실제 위암 환자의 생생한 투병기를 소설처럼 몰입도 높게 들려준다. 스즈키 씨는 대형 암센터에 주치의를 두고도 동네의사인 나가오 가즈히로에게 끊임없이 조언을 구한다. 수술과 항암, 그리고 재발로 이어지면서 결국 대형 암센터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을 듣고는 항암제 치료 중단을 선택한다(그러나 마지막 순간 목구멍에서 TS-1이라는 항암제가 발견된다). 스즈키 씨의 사례처럼 이 책은 암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항암제를 끊을 기회에 대한 가장 솔직한 조언을 들려주는 실질적인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항암제를 끊을 10번의 기회를 잡아야 할 사람은 의사가 아니라 바로 당신 자신이다!

환자가 쉽게 착각하는 것 중 한 가지는 의사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믿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섣불리 의사의 의견에 반하는 것 역시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특히 항암제를 사용하고 끊을 시기의 선택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환자의 뜻대로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서 의사는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와 끊었을 때의 예측 가능한 상황들을 환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나가오 가즈히로는 항암제를 끊을 첫 번째 기회는 처음부터 항암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항암제 치료는 엄청난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암 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이 아니라는 것이다.
항암제는 보통 치료를 시작하고 2주 정도 후에 부작용이 시작된다. 바로 이때가 항암제를 끊을 두 번째 기회다. 항암제의 대다수는 혈액을 만드는 공장과도 같은 골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적혈구나 백혈구, 혈소판을 만드는 장소에 독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이 퍼질 때도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적혈구나 백혈구, 혈소판의 수가 처음으로 크게 줄어드는 시기가 바로 2주째인 것이다. 항암제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면 오래 고통받는 것보다 현명하게 중단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실제 등장인물인 스즈키 씨는 암 선고 당시 69킬로였던 몸무게가 항암제 치료 후 57킬로까지 줄어들었다. 15퍼센트가 넘게 감소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버티고자 하는 의지와 체력이 남아 있었으므로 나가오 가즈히로는 억지로 항암제 치료를 막지 않았다. 그러나 체중의 감소율은 곧 환자의 생명력과 연관돼 있으므로 본래 체중에서 15퍼센트 이상 감소했을 때는 항암제의 중단을 고려해봐야 한다. 바로 항암제를 끊을 세 번째 기회다.
항암제를 끊을 네 번째 기회는 2차 치료를 권유받았을 때다. 1차 치료의 항암제가 듣지 않게 되었을 때 병원은 당연한 듯이 2차 치료를 권한다. 그리고 2차 치료라고 부르는 만큼 그 뒤에 3차 치료도 존재한다. 혹은 4차 치료까지, 그다음의 5차 치료까지 시도하는 사람도 매우 드물지만 있다. 하지만 4차 치료, 5차 치료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삶의 질이 현격히 떨어져 있을 것이다. 1차 치료보다 2차 치료가 치료 성적, 즉 연명 효과의 기대치가 낮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밖에도 암 수치가 떨어지지 않아도 의사가 끝까지 항암제를 써보자고 제안할 때, 항암제 치료를 받아도 암이 재발했을 때, 우울 증상이 의심될 때, 한 번 치료를 거르고 편안해졌을 때, 3차 치료를 권유받았을 때 등도 항암제를 끊을 몇 번의 기회다. 이 책은 항암제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해도 도대체 어느 순간에 항암제를 끊어야 하는지, 혹은 항암제를 끊어도 괜찮은지 망설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훌륭한 해답이 될 것이다.

모든 판단이 두려운 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평생 암과 무관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좋다. 누구도 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누구나 암의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우리가 맹목적으로 믿고 있는 항암제 치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항암제를 끊는 것이 곧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항암제로 인해 암을 없애는 ‘기적’을 거머쥐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지만 반대로 항암제를 끊었을 때 환자가 더 편안해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함부로 항암제를 끊어서도 안 된다. 이 책은 항암제를 끊을 기회가 언제인지 ‘10번’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모든 판단이 두려운 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