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의학의 원리와 철학

사상의학은 감정을 다스리고 본성을 회복하여 몸을 치유하는 심신의학이며, 인체는 기운과 성정을 다르게 타고난다는 체질의학이다. 기혈을 다스려서 몸을 치료하는 한의학은 사상의학에 와서 비로소 마음까지 확장하여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의학이 완성된 것이다.

동무 이제마가 쓴 동의수세보원은 내용으로 보면 장부론과 성정론 그리고 지행론과 수양론이 사심신물이라는 사상에 기반한다. 이 책은 사심신물 대신에 한의학 용어이자 자연 발생의 개념이 있는 신기혈정을 사상으로 사용한다. 신기혈정은 차례로 네 장부인 신폐간비에 머무는데, 신기혈정의 순서에 따라 장부의 기 회로는 자연적으로 ‘신장 → 폐 → 간 → 비장’이 된다. 새로운 장부의 순환 때문에 사상체질의 정의 및 병증약리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책은 《동의수세보원》에 나오는 여러 세부 이론을 신기혈정의 개념을 사용하여 재해석하였다. 기존의 해석과 가장 큰 차이는 신기혈정에서 신神의 개념에 있다. 신은 ‘있는 그대로 아는’ 순수지성이다. 신에 해당하는 계절은 기존에는 봄으로 보나, 여기선 봄은 각성의 계절이며, 겨울이 순수지성의 계절이다. 그리고 신기혈정의 세부적인 본성과 감정을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신기혈정의 성정이 사상체질의 성정이자 자연의 성정이다. 

사상의학의 지행론에서 중요한 것은, 사상체질은 잘 통달하는 지행이 있고 잘 통달하지 못하는 지행이 있다. 기존 사상의학 해설서는 태양인은 지智의 능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지의 능력에 속하는 천시에 밝다고 해석하여 왔으나, 여기선 태양인은 오히려 지智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의 능력에 속하는 천시에 밝다고 해석한다. 

수양론은 지행을 통하여 치우친 성정을 바로잡는 것이며, 이를 치유법에 적용한 것이 사상체질의 치유법이다. 사상체질에 대한 병증약리는 큰 장부의 기운을 사하기 위하여 하위 장부를 보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제시하는 치유법이 기존 오행론과는 다르므로 뇌 호르몬과 뇌 과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사상체질별로 치유법을 원리적으로 살펴보았다.


사상의학에 숨어있는 원리와 철학을 찾았는데, 이것이 오행론을 대체하는 사상·심론이다. 오행론이 현상을 모두 기로 설명하는 데 비하여, 사상·심론은 모든 생명체는 신기혈정으로 이루어지며 심이 신기혈정을 거느린다는 이론이다. 이 책은 사상·심론의 의미를 중시하여 뇌 과학적과 동양학 그리고 동양 역학易學으로 살펴보았다. 

사상의학은 유학의 전통을 이어받아 사회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것도 수기안인修己安人의 정신을 따른다. 최근 질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사회적인 문제에서 온다. 오늘의 과학기술에 치우친 문화는 필연적으로 긴장을 수반하고 갈등을 부추기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사회를 나와 하나로 보는 동양적인 정신문화와의 조화에서 찾는다. 그러나 동양의 정신문화도 과거에는 절대적인 가치를 리나 기 혹은 심에서 찾았는데 비하여, 이 책은 중용의 정신에 따라 사람들의 삶 속에서 배우고 묻고 생각하고 분별하면서 깊이 알고 행하는 것에서 찾는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