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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면 알 수 있는 복진 입문 - 배[腹]는 몸을 비추는 거울 (원제 : やさしい漢方の本 さわれば分かる腹診入門,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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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건강정보
- 저자
히라지 하루미 (지은이), 이주관, 장은정 (옮긴이)
- 출판사
- 청홍(지상사)
- 페이지
- 반양장본 | 216쪽 | 148*210mm (A5) | 442g
- ISBN
- 9788990116086
- 출판일
- 2019-08-16
- 링크

‘복진’은 한의학 진단 기술 중 하나
어떤 환자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병원에 갔는데 담당 의사는 계속 컴퓨터만 쳐다볼 뿐 나와 한 번도 눈을 맞추지 않았어요.”
분명 검사 데이터를 근거로 치료 방법이 모두 결정되기에 환자를 손으로 짚어보거나 심지어 쳐다볼 필요조차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 씁쓸한 이야기다.
‘한의학’은 중국 고래의 의술을 말하는데, 다음을 종합적으로 조합해 치료한다. 탕액(湯液)인 한약과 침과 뜸인 침구(鍼灸), 안마(按摩), 양생(養生) 등이다. 그중에서도 양생은 식사, 수면, 마음가짐, 성생활, 입욕, 의복과 주거 등 모든 일상생활을 포함하는데, ‘첫째가 양생, 둘째가 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양생은 가장 먼저 챙겨야 하며 잘 관리해 주어야 하는 부분이다. 한약을 복용하는 것만이 ‘한의학’은 아니다. 오히려 그에 앞선 진단과 그 진단에 대한 셀프케어에 해당하는 양생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한의학 진단 기술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복진’이다. 이 책은 기초부터 복증(腹證)에 알맞은 한약 처방까지 총망라한 책이다.
복진으로 알 수 있는 것
배를 만져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는 ‘복진’. 복진은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등 다양한 것을 가르쳐 준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위장 상태
•마음 상태
•난소와 자궁 등 부인과계 상태
•선천적인 체질과 성격
•걸리기 쉬운 병
복진에서는 복부를 촉진해 명치에서 하복부(서혜부)까지의 상태를 진찰한다. 그로부터 몸속의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판단하고 그 후 치료 방침을 세우는 데 근거로 삼는다. 배를 만진다니 정확히 무엇을 하는 것인지 맨 처음에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뼈와 피부, 근육의 상태로 다음과 같이 다양한 것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늑골이 붙어 있는 형태를 보면 살찌기 쉬운 체질인지, 마르는 체질인지 본래의 체질을 알 수 있다.
• 피부(표피나 그 밑의 진피)의 상태를 보면 기의 순환이나 위장의 작용을 알 수 있다.
• 복직근(다리처럼 늑골에서 서혜부를 이으며 뻗어 있는 긴 근육)의 긴장 상태를 보면 현재 몸의 건강 상태, 본래의 성격 등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다.
• 더 나아가 조금 더 몸속을 탐색하듯 만져보면 위장, 간장 등 장기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때때로 배에 손을 대기만 해도 간지러워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경우는 본래 체질이 허약하거나 몸이 상당히 약한 상태로 판단한다. 또 만질 때 느껴지는 냉기나 온기로 몸의 한열을 알 수 있다. 위 부분만 차가운 사람도 있는데, 대개는 음식이나 식사법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복진, 이럴 때는 피하자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복진을 하기 전에 신속히 의료 기관을 찾아 진찰을 받기 바란다.
•만지기 전부터 아프다.
•손을 대기만 했는데, 뛰어오를 만큼 아프다.
•갑자기 통증과 부종이 생겼다.
충수염, 장폐색, 자궁 외 임신, 난소농종 등 긴급한 처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단, 평소 복진을 해왔다면 갑자기 생긴 것인지 이전부터 그랬던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평상시에 자신의 몸을 관찰하여 잘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병일독설’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말라’
요시마스 토도(吉益東洞)의 독자성은 난해했던 그때까지의 기존 의학을 ‘쓸모없는 공리공론’이라고 일축하고 자신만의 의설을 확립해 나갔다는 점에 있다. 그 의설의 기둥이 다음의 두 가지다.
‘만병일독설(萬病一毒說)’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말하지 말라’
만병일독설이란 ‘모든 병은 그저 독으로 생겨난다’는 사고다. 병이 생기는 원인은 어떠한 이유로 체내의 독이 작용하기 때문이며, 이 독을 독약으로 공격하여 구제하는 것이 치료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을 제거하는 것이 만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필수조건이었다. 실로 ‘독으로 독을 제압한다’는 뜻이다. ‘독’이라고 하면 ‘독약’이나 ‘마시면 바로 죽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요시마스 토도가 말하는 독이란 매독과 같은 세균이나 잘못된 생활습관 때문에 체내에 발생한 ‘정체’와 같은 것을 가리킨다. 이 독을 빼내기 위해서는 주로 ‘한토하(발한·구토·설사)’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 독을 제거하기 위해 과격한 약물을 사용하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예컨대 요시마스 토도의 환자 중에는 매독 환자가 많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적절히 치료하면 생명에 지장이 없는 매독이 당시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었다.
과식이 피부병의 원인!
피부병을 악화시키는 원인에는 의복이나 주거, 그 밖에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식사의 영향이 크다. 식사는 매일하는 것이기에 의지만 있으면 비교적 단기간에 피부병을 개선해 줄 수 있다. 피부병은 위장을 바로 잡고 정체된 어혈을 제거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가 양생을 실천해야 하는데, 생활습관을 바꾸기란 의외로 쉽지 않은 법이다. 특히나 음식 조절은 만만치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먹지 말아야 할 것’인 경우가 많으며, 아토피성 피부염의 치료는 곧 식욕과의 싸움이다. 게다가 많은 환자들이 좋아하는 밀가루 음식이나 설탕 등은 중독성이 있어서 끊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환자들은 ‘식양생(食養生)’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만 피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문진(問診)할 때 “요새 무엇을 드십니까?” 하고 물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점검한다. 현대인의 대다수는 과식을 한다. 아무리 먹은 음식이 좋았다한들 과식을 했다면 나을 병도 낫지 않는다. ‘마른 사람이 더 많이 먹는다’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많이 먹는다’란 타인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의 소화력 이상으로 먹는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나를 찾아왔던 중증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는 거의 모두가 날씬했다. 그리고 대식가였다. 먹는 속도도 빠르고 별로 씹지 않고 삼키는 사람도 많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먹어도 안찌는 대신, 그 독이 전부 피부로 올라와요’라고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이 수긍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한번 정식 지도자 밑에서 단식을 하여 자신의 적량을 파악하는 것인데, 여의치 않다면 부족하다 싶은 양을 섭취하는 것으로 대체하여 얼마간 지속해 봐도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