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년을 위한 동의보감 이야기

기울어진 건강법을 바로잡아 주는 『동의보감』 이야기


중년은 인생뿐 아니라 건강에 관한 것을 다시 설계할 때다. 이 시기에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백세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골골대면서 백세를 견디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우리의 건강법이 서양의학에 기울어져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른 한쪽에 한의학을 놓음으로써 건강의 균형을 잡아 나가면 된다.


원리를 알면 오해가 풀린다


『중년을 위한 동의보감 이야기』는 대표적인 한의학서인 『동의보감』을 중심으로 한의학 원리와 주요 치료법, 건강 관리법을 소개한다. 『동의보감』은 한의학 지식을 총망라한 책이어서 한의학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의학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즉 주먹구구식으로 진단, 처방한다는 것이다. 비과학적이란 시선이다. 저자들은 1장 〈원리를 알면 오해가 풀린다〉에서 한의사로 일하면서 주변 지인들과 환자들에게서 자주 받은, 오해에서 비롯된 질문들을 뽑아 답한다. 단순히 사실 여부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원리를 중심으로 궁금증을 해소해 줌으로써 한의학이 비과학적이란 오해를 불식시킨다. 아울러 한의학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일제의 한의학 말살 정책에서 비롯되었다는 역사적 배경도 밝힌다.


중년 이후 잘 걸리는 질환만 엄선


『동의보감』은 목차 2권, 본 내용만 23권일 정도로 방대하다. 저자들은 여기에서 지금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만 엄선했다. 특히 일차 독자로 염두에 둔 40대 중후반 기혼/비혼 여성에게 요긴한 정보를 뽑아냈다. 아이들 질환이 별도의 장으로 구성된 이유다.


마흔 전후에 노화가 본격화된다. 몸이 이전 같지 않다는 걸 느끼기 시작한다. 자신뿐 아니라 남편, 아이, 부모들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갖고 신경 쓰는 시기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저자들은 중년 이후에 잘 걸리는 질환들을 뽑고 『동의보감』에서 그 병의 원인을 어떻게 보고 치료하는지 알려 준다. 옛 사람들과 현대인들이 걸리는 병이 다 같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치료라는 건 기본적으로 ‘몸’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원리에 무게를 두면 접근하지 못할 병은 없다. 이 책에서 중년 여성들의 큰 고민인 ‘나잇살’, ‘다이어트’ 문제도 다룰 수 있었던 이유다.


저자들은 질환을 여성, 비혼 여성, 남성, 아이들로 크게 나누었는데, 이것은『동의보감』 내용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여성은 결혼과 출산 여부에 따라 걸리는 병이 다르고, 여성과 남성이 걸리는 병이 다르며, 아이와 어른들이 걸리는 병 또한 다르다.


한의학의 진가를 보아야 할 때


책에는 저자들이 직접 치료한 환자들 얘기도 실려 있다. 대부분 병원에 다녀도 몸이 나아지지 않아 찾아온 이들이다. 서양의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양의학, 한의학 이분법으로 나누어 누가 더 나은지 우열을 겨루려는 건 아니다. 저자들은 상대적으로 덜 평가된 한의학의 진가를 알리고 싶어 한다. 한의학은 서양의학보다 먼저 예방의학에 눈떴고 단순히 몸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넘어 마음의 문제까지 간파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정신과 육체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통찰한 것이다. 사상체질 이론만 해도 당대 의술로 낫지 않은 병이 있어 다른 치료법을 고민하다 고안된 것이다. 즉 지금 당장 아픈 곳,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아무리 치료하려 애써도 낫지 않을 때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성향 즉 체질을 판단하고 그에 따른 치료를 시도해 보려 한 것이다. 이처럼 한의학은 어느 의학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다. ‘웰빙 의학’으로 재조명되는 까닭이다.


삼계탕 약재 문제 등 실용적인 팁도 다양


또한 이 책에는 고치법, 호흡법, 음양탕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법도 곳곳에 배치돼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약들을 소개하고,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삼계탕 약재는 의약품용이 아닌 식품용여서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등 기억해 두면 좋을 생활 정보들도 전한다. 약재를 직접 사다 달여 먹는 ‘셀프 처방’이 왜 위험한지도 일깨운다.


이 책은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찬찬히 흥미롭게 알려 주는 실용서일 뿐 아니라 한의학 하면 어려운 한자어들(이를테면 혈자리들)이 먼저 떠올라 고개를 저었던 분들에겐 쉬운 한의학 입문서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