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다


인간의 생로병사 중에서 ‘노병사’는 자기 자신의 의지이지만, 성장기에 해당하는 ‘생’은 어디까지나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의지로 결정된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에게는 엄마의 양육 태도와 삶에 대한 가치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무엇보다 아이를 돌보는 엄마 자신이 건강해야 한다. 이에 관해 동의보감은 이렇게 말했다. “엄마가 편안하여야 아이도 편안하여서 아직 생기지 않은 병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동의보감은 즉 아이를 돌보는 주 양육자가 갖춰야 할 점을 이렇게 말한다. “무릇 유모(주 양육자)는 반드시 정신이 맑고 성정이 밝으며, 살갗이 충실하고 질병이 없음은 물론 차갑고 따뜻한 것의 적당함을 아는 이라야 한다.” 또 이렇게도 말했다. “유모의 체질이 강한지 약한지, 성정이 느긋한지 다급한지, 골격이 튼튼한지 연약한지, 덕행이 선한지 악한지는 (그 손에 자라는) 아이가 빨리 닮게 되므로 더욱 중요하다.”

아이를 돌보는 이는 좋은 성품 외에 신체적인 건강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좋은 엄마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엄마도 아니고, 자식만을 위해 무조건 희생한 엄마도 아니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엄마는 몸도 마음도 건강한 엄마이다.



느리게 자라는 아이가 건강하다

동의보감의 첫 번째 양육 원칙 : ‘기다려 주는 양육법’


동의보감이 전하는 양육의 제 1원칙은 바로 ‘기다려 주는 양육법’이다. 조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행하려들지 않고 아이가 타고난 힘으로 스스로 성장하도록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다.

한 예로 동의보감에서는 젖이나 밥을 한꺼번에 많이 먹이려들지 말고 아이의 소화기가 더 자랄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젖을 빨리 떼고 이유식을 서둘러 시작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예쁘다고 비싼 새 옷을 입히려 하지 말고 아이의 피부가 튼튼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아이의 피부는 아직 외부의 환경에 대응할 만큼 강인하지 못하니, 가장 오래되고 낡은 천으로 옷을 만들어 입혀 피부에 자극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찍 앉고 일찍 걸으며 일찍 치아가 나오고 일찍 말하는 것은 모두 불길한 성정이므로 아름다운 사람이 되지 못한다.”고도 말했다.

이렇듯 동의보감에 수록된 양육의 원칙은 하나 같이 현대 양육의 일반 상식에 반하는 것들이다. 그 주된 내용은 부모가 조급하게 욕심을 부려 행하는 모든 것이 결국 아이에게 독이 되니, 아이가 가진 본연의 힘을 믿고 기다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은 유모를 고를 때 ‘성정이 느긋한지 다급한지’를 살피라고도 했다.

저자 방성혜는 이 같은 동의보감의 골조에 기초하여, 현대의 엄마들이 아이를 기를 때 특히 골머리를 앓는 신체상의 문제들과 성장의 원칙을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다.


타고난 기질이 재능이 된다

-동의보감의 두 번째 양육 원칙 : ‘인정해 주는 양육법’


동의보감이 전하는 양육의 두 번째 원칙은 ‘인정해 주는 양육법’이다. 아이마다 타고난 성정이 다름을 인정하고 아이 고유의 기질에 맞춰 자라도록 도와주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에 따라 형체와 색깔이 다르니, 겉으로 드러나는 증세는 같더라도 치료법은 달리 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세상 모든 사람은 각각 다르며 저마다 고유의 성질이 있으니 이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성격의 ‘차이’는 있어도, 성격의 ‘선악’은 없으니 이를 부모가 인정하면 그 기질이 곧 아이만의 특별한 재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까다로운 아이라면 그 예민한 기질을 인정하여 감성이 풍부한 사람으로 자라도록 도와주고, 분노가 심한 아이라면 아이 내부의 ‘화’를 억누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잘 보듬어 변화의 원동력으로 만들어 주며, 겁이 많거나 소심한 아이라면 정적인 기질을 인정하여 오히려 사색의 힘을 길러줄 수 있다는 것이 동의보감이 말하는 양육의 원칙, 즉 ‘인정해 주는 양육법’이다.

또 하나, 동의보감에서는 인간이 가진 일곱 가지 감정(기쁨, 분노, 우울, 고뇌, 슬픔, 두려움, 놀람) 중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감정은 기쁨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니, 엄마는 아이의 타고난 기질을 인정해주되 평소에 기쁨을 많이 느끼도록 해 주어야 한다.


엄마가 곧 식의(食醫)

-깐깐하게 엄선한 증상별 음식 처방 82


동의보감은 “몸을 편안하게 하는 근본은 반드시 음식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병의 원인을 밝혀 낸 후에는 그 원인에 따라 음식으로 치료해야 하며, 음식으로 치료해도 잘 낫지 않으면 그 후에 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동의보감의 주장에 맞춰 저자 방성혜는 아이들이 흔히 앓는 생활 질환이나 성장상의 문제들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 처방을 따로 묶어 별책으로 소개했다. 음식 처방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며, 그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들은 아이의 병세를 누그러뜨림은 물론 약물 과용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도 막을 수 있다. 부록 ≪엄마가 간직해야 할 음식처방≫에서 설명한 질병은 감기, 아토피, 소아 비만, 성장 부진, 두뇌 발달, 식체, 신체 허약 등 엄마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것들이다.

조리 과정도 간단한 82가지 음식 처방을 통해, 약 없이 아이의 건강을 지켜주는 ‘식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