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불안증후군

“낮이나 일을 할 때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지만, 저녁 이후 특히 취침할 때가 되면 왜 그런지 다리 속이 근질거리게 되어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처음엔 이 증상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서서히 잠을 잘 수 없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이젠 밤이 찾아오는 것이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것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전형적인 호소다. 저자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 중에도 이렇게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주 3, 4일씩 이어지면 수면이 부족해 낮 시간 집중력이나 활동력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은 불면과 그로 인한 심한 불안, 우울증, 고혈압 같은 순환기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하지불안증후군의 증상부터 원인, 치료방법, 의료기관에 내원하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불면의 고민이 시작되는 곳

하지불안증후군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점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환자 한 명 한 명에 맞춘 진단,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잠재 환자가 많아 진짜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이다. 적절한 진단, 치료에 따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되며 다리 불쾌감에 의해 불면에 빠지는 사람, 기분이 가라앉아 일에 지장을 겪는 사람들의 대부분 고민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어떤 병일까?

4대 증상

하나, 하지불안증후군의 기본적 특징은 다리에 이상 감각이 느껴져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와 관련된 호소는 매우 다양하다. 가만히 있으면 이런 느낌이 샘솟아 오르는 것 같은 불쾌감이 있어 다리를 움직이지 않을 수 없고, 야간에 증상이 악화되며,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된다는 특징이 있다.


둘, 하지불안증후군의 불쾌한 증상은 안정하고 있을 때 솟아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누워 있을 때뿐 아니라 의자에 앉아 있을 때도 일어난다.


셋, 가만히 있으면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심한 불쾌감이 생기지만, 다리를 움직이거나 마사지를 받거나, 두드리거나, 걸으면 증상이 가벼워진다. 걷다보면 거의 증상이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많다.


넷, 낮에는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는데, 저녁부터 밤에 걸쳐 증상이 심해진다. 취침하려는 시간대에 불쾌감이 최절정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의 환자의 50~70%에서는 다리의 움찔거림(주기성 사지운동장애)이 나타나 잠을 얕게 자게 되거나, 몇 번씩 잠에서 깨게 되곤 한다.


QoL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함, 불안감을 호소하며 우울증이 생기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비교해 보면, 있는 편이 우울증, 불안장애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수면부족 때문에 주간에 졸림, 권태감이 심해져 낮 시간의 활동력, 지속력, 집중력을 잃게 되어 일하는 동안 빈번한 실수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불안증후군 그 자체는 직접 생명과 관계되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일을 할 수 없고, 일중 활동이 지속적으로 방해를 받다보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손실을 입게 되고,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삶의 질이란 Quality of Life(QoL)라고도 하는데, 이 용어는 의료 현장에서 자주 사용된다. 의료는 생명을 구하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한 명 한 명의 인생 내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증상이 어떻게 다가오는가

하지불안증후군은 가벼운 경우 일상생활에 그다지 영향이 없지만, 수면을 취하기 어렵게 되어, 우울해져 버리는 경우도 있다. 또한 환자들 중에서도 특히 중증인 경우에는 ‘다리를 잘라버리고 싶다’고도 호소할 정도로 괴로움을 안고 있는 경우가 있다. ‘다리 속에 손을 넣어 긁고 싶다’처럼 증상과 관련된 느낌부터 ‘밤이 오는 것이 두렵다’ 같은 증상에 의해 생기는 감정까지 매일 매일의 다양한 증상이 있다.


치료에 관련된 연구는 1980년대부터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몇 가지 유사한 증상에 대한 논문이 발표되었지만, 1923년 독일의 오펜하임 박사를 필두로 이 질환이 신경 질환이며 유전적 요인이 있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현재로 이어지는 논문이 발표된 것은 1945년 일로 스웨덴의 에크봄 박사에 의해 이 질환이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명명되었다. 1990년에는 미국 수면학회에서 수면 장애 국제진단분류가 작성되었는데, 2003년에는 하지불안증후군 진단 기준과 그 보충 항목 등도 만들어졌다. 치료에 관한 연구는 1980년대부터 시행되었는데, 90년에 들어와 큰 발전이 일어났다. 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된 ‘레보도파’를 통해 하지불안증후군이 좋아진다는 것이 알려진 것이 배경이 되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