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 - 한방부인과 전문의 황덕상의 여성 건강 처방전

남자와는 다른 여자의 예민한 몸

경희대학교 한방부인과 황덕상 교수가 알려주는 내 몸 돌보기


왜 여자는 남자보다 자주 아플까?

아픈 원인을 몰라 방치하고 있는 통증부터 공감받지 못해 속으로 쌓아놓은 감정까지……



여자만 느끼는 몸과 마음의 섬세한 변화를 한의학으로 다스리다!


여성은 월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전 생애에 걸쳐 남성이 겪지 못하는 몸의 변화를 경험하며, 관련 호르몬 영향으로 불면증이나 화병 등 여러 질병을 앓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한의학에서는 일찍이 여성의 몸을 남성의 몸과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고, 특별히 구분해 치료했다. 영의십장부, 막의일부인(寧醫十丈夫, 莫醫一婦人). ‘열 명의 남성보다 한 명의 여성을 치료하는 것이 어렵다’는 <동의보감> 구절은 여성 건강에 대한 한의학적 사고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수천 년 전에도 받아들여지던 이런 지혜는 오늘날 오히려 간과된다. 현대 의학의 약물 개발 시 수컷의 세포를 사용하는 과정에 남녀 신체 차이에 대한 이해는 빠져 있다. 실제로 그 효과와 부작용이 달리 나타나는데도 말이다. 여권이 신장되고 많은 여성이 사회 곳곳에서 제자리를 찾고 있는 오늘날에도 여성의 몸에 대한 이해는 나아지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후퇴한 듯하다. 여전히 생각보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병이 되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는 한방부인과 전문의로서 많은 여성 환자들을 만나온 저자가 가장 안타까워하는 점이기도 하다. 사실 여성의 몸을 이해하는 것은 진료실을 직접 찾아온 한 여성의 건강을 넘어, 여성과 함께 생활하는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다. 성별을 뛰어넘어 우리가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야기인 것이다. 이에 저자는 EBS 〈클래스 ⓔ〉의 강연을 통해 더욱 폭넓은 소통을 시도하는 한편, 이를 책으로 엮어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못다 전했던, 따뜻한 조언과 섬세한 처방을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에 담아냈다.



한 번 보면 이해되는 여성 ‘한방’ 건강법


진통제는 통증을 잊게 하지만

생활 습관의 개선은 통증을 비껴가게 한다!


<여성을 위한 내 몸 설명서>에서는 여성 건강을 크게 두 가지 갈래로 이야기한다. 생애 전체에 걸쳐 여성이 겪는 자연스러운 변화, 그리고 일상의 순간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질병이다. 저자는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온몸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한의학의 정체관(整體觀)적 관점에 따라, 여성의 몸을 관통하는 원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르면 남녀의 건강을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여성이라도 양상에 따라 적절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자연의 낮과 밤, 해와 달, 불과 물처럼 동등하지만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존재로 본다. 자연 속에 항상 음양이 공존하듯이 여성과 남성의 건강은 차별적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차이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이는 월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 여성만이 겪는 고유한 변화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불면증, 수족냉증, 화병 등 일상 질환에도 해당한다.


월경에서 시작되는 몸과 마음의 변화는 생애 동안 여러 질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한의학에서는 자궁을 생명의 근원이라 보고, 자궁과 관련된 질환을 대할 때 호르몬 외에도 몸속 전반의 불균형적 요소를 찾아내 치료한다. 이와 같은 치료 원리는 월경통과 월경 전 증후군과 같은 월경 관련 질병을 포함해 난임, 산후풍, 갱년기 증상 등에도 적용된다.


남녀 모두가 겪는 일반 질환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경우 음의 기운이 강한 만큼 기의 소통도 어렵기에, 남성과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비만이나 수족냉증 등 신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보통 정신적인 문제로 여기는 불면증이나 화병 또한 오장육부의 유기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본다. 이들 질병은 몸속의 수분이 부족하다거나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제대로 돌지 못한 결과로, 저자는 이런 근본 원인을 없앨 수 있는 침과 뜸, 한약 등의 치료법을 소개한다. 이들은 허해진 기운을 북돋고 깨진 음양의 균형을 다잡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의학적 치료는 통증을 줄여줄 뿐, 건강한 삶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한다. 결국 때에 맞춘 절도 있는 식사와 꾸준한 운동,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 숙면을 하는 습관 등이 건강한 삶의 원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실천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운동법과 지압법도 소개한다.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오던 한의학적 지혜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건강법을 더함으로써, 여성 스스로 자신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우칠 수 있도록 돕는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자연의 법칙은

우리 몸에서도 통한다!


치료의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알아야 할 한의학의 지혜


수천 년 전통이라는 한의학의 가치는 한편으로 고리타분하고 어려워 보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이 보다 근본적인 한의학의 치료 기회를 놓치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저자는 제때 치료받지 못해 후회하는 수많은 여성 환자들을 만나왔다. 이들은 때에 맞춰 스스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 질병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이르고 말았다.


현대 의학 기술의 발달로 많은 사람이 치료하면 서양의학의 약이나 시술, 수술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의 몸은 과학이 밝힌 최신의 사실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니다. 수천 년간 주변 환경에 적응하며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완성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온 한의학적 치료법이 결국 가장 단순한 균형과 조화의 진리를 내포하고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을 자연의 법칙 그대로를 따르고 있는 소우주라고 본다. 이에 따르면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주기처럼 우리 일생도 태어나고 성장하고 거두고 죽는 순환을 이룬다. 몸속의 자연스러운 순환이 깨진 것이 질병으로 나타나듯이,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따르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건강의 기본이다. 너무 당연한 소리 같을지 몰라도 진리는 결국 단순한 데 있다.


물론 암과 같은 불치병과 싸우기 위해서는 서양의학의 표준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암에 대한 통합 요법으로서 한의학을 더하는 것은 이미 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실제 시행 중이기도 하다. 병의 원인을 찾아 정상화하려는 한의학, 원인을 제거하려는 서양의학 모두 관점의 차이만 있을 뿐, 치료라는 목적은 같다.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물리적 구조와 기능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바이러스 질환 또한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이해와는 별개로 실제 작용 원리는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의학에서는 몸 안에 좋은 정기(精氣)가 있으면 외부의 사기(邪氣)가 침범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정기는 면역력, 사기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현대 의학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이 이미 한의학의 원칙과 이론에 존재해온 것이다. 한의학에 담겨 있는 원리가 케케묵은 낡은 사상이 아닌, 오늘날까지 유효한 치료법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