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에서 배우는 음식 공부 - 내 몸에 맞는 생태 음식, 생태 환경 찾는 법

우리는 먹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


우리는 사과의 성분을 먹는 것이 아니라

사과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먹는다!

성분 분석기가 분석하지 못한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사과라는 음식은 보통 성분표로 해체되곤 한다. 비타민C 몇 퍼센트, 비타민B 몇 퍼센트, 칼륨 몇 퍼센트 같은 식으로 말이다. 그렇다면 사과 한 알에 들어간 성분과 정확하게 똑같이 배합해 놓은 알약을 먹는다면 사과 한 알을 먹는 것과 똑같을까? 그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전체는 부분의 총합보다 크다고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성분표에 나오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한 이야기다.


산꼭대기에서 자란 사과와

평지에서 자란 사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살아남으려는 노력은 고스란히 음식에 스며든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우리도 그렇고 우리가 먹는 음식도 그렇다. 추운 지방에서 사는 여우는 귀가 작아지고, 사막에서 사는 여우는 귀가 커진다. 고산의 잣나무는 옆으로 기면서 자라고, 평지의 잣나무는 꼿꼿이 자란다. 목적은 단 하나, 살아남아서 자손을 퍼뜨리기 위함이다.


어쩌다 산 정상에서 자라게 된 사과나무가 있다고 해보자. 부족한 공기, 거센 바람, 큰 일교차, 강렬한 햇빛이 그 앞에 놓여 있다. 자연의 생존 전략은 신비롭다. 일례로 부족한 공기란 환경에 맞서, 산소를 빨아들이는 능력을 키울 수도 있고 산소 없이도 살 수 있도록 적응할 수도 있다. 만약 산꼭대기의 사과나무가 열매를 맺었다면, 척박한 환경을 극복했다는 징표이고, 그 고된 노력은 고스란히 사과에 스며든다.


척박한 환경을 극복한 자연의 노력이

우리 몸속에서 재현된다

이것이 바로 음식의 효능, 약초의 약성이다


사막 식물들은 최대한 물을 머금어야 살고, 물속이나 물가의 생물들은 최대한 물을 배제해야 살 수 있다. 갯벌에 사는 식물은 염분을 배출해야 살 수 있고, 해변의 식물은 바람을 이겨야 살 수 있다. 우리가 이런 음식들을 먹는다면, 몸속에서 그런 노력이 그대로 반복된다. 즉 사막에서 자란 알로에를 먹으면 보습이 되고, 물속 생물을 먹으면 부기가 빠지고, 해변 식물을 먹으면 풍(한의학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의미)이 예방된다. 이것이 바로 음식의 효능이고 약초의 약성이다. 동의보감을 쓴 허준은 수많은 약초를 일일이 먹어보거나 먹여보지 않고도 약성을 알아냈다. 이런 원칙 덕분이다.


10대 슈퍼푸드가 나에겐 독이 될 수 있다!

내 몸을 위한 생태 음식, 생태환경 찾는 법


사실 우리는 어디에서도 먹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 그저 단편적인 영양학 지식뿐이다. 그러니 유행하는 건강 음식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모두에게 좋은 음식은 없다는 것은 진리에 가깝다. 토마토와 양파가 정말 내 몸에도 좋을까? 물은 많이 먹을수록 좋을까?


이 책은 토마토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단, 씨가 많은 덩굴식물의 효능에 관해 설명한다. 또한 이 책은 흑돼지와 흑미에 관해 설명하지 않는다. 단, 검은색을 지닌 음식의 효능에 관해 설명한다. 덩굴식물의 생존 전략과 검은색 생물의 생존 전략이 내 몸속에서 같은 방법으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원칙만 알면 나와 내 가족의 몸에 필요한 음식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원칙은 음식뿐만 아니라 환경으로까지 확장된다. 자연의 법칙이 어느 한 분야에만 적용될 리는 없지 않은가. 앞서 고산 식물은 산소를 흡입하는 능력을 키우는 생존 전략을 쓴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암 질환은 산소가 부족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환자들이 고산에 사는 겨우살이나 상황버섯, 차가버섯 등을 선호하는 이유다.


그런데 만약 암 환자가 고산에 살거나 고산 환경에 머문다면, 고산 식물을 먹는 것보다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발에 염증이 심한 환자가 갯벌을 몇 시간 걸었더니 몰라볼 정도로 증상이 호전되었다고 한다. 노폐물을 배제하는 갯벌의 효능 덕분이다. 이 책을 응용하면 내게 맞는 음식뿐 아니라, 내 몸에 필요한 생태환경까지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왜 ‘생태 치유학교’를 만들었을까?


이 책의 공저자 3인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모두 서울대학교를 나와 한의대에 다시 들어가 한의사가 되었다. 각각 화학, 생활과학,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다양한 사정으로 한의학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력에서 짐작되듯 한의학의 확장에 관심이 컸던 그들이 의기투합해 ‘생태 치유학교’를 만들었다. 생태 치유학교는 수천 년 생태체험을 통해 만들어진 빅데이터인 본초학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전파하는 곳이다. 진료실의 지식이 삶 속의 지식으로 거듭나는 산실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