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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치유 - 아시아의 전통 의학과 현대 영양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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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건강정보
- 저자
폴 피치포드 (지은이), 이희건 (옮긴이)
- 출판사
- 이데아
- 페이지
- 1240쪽 | 176*248mm | 2356g
- ISBN
- 9791189143275
- 출판일
- 2022-02-14
- 링크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만 건강할 수 있을까?
‘유사 지식’이 아닌 ‘현대 영양학’의 분석, 임상 사례를 통한 과학적 지식
약재에 국한하지 않고 일상의 음식을 이용한 식단과 식이요법
면역·만성질환·체중감량·스트레스 관리…치유의 여정을 함께하는 나침반
이 책은 1993년 초판이 발간된 이래 총 두 차례의 개정을 거쳐 전 세계 7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현재까지 아마존 (Amazon.com) 건강·의학 분야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현대 생활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식이요법, 음식 조합, 면역방법, 단식, 체중 감량 등 몸 안에서부터 몸 전체를 전반적으로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꼭 필요한 훌륭한 책”으로 추천한다. 이 책은 미국과 서구에서 동양의학을 공부하고 시술하는 사람들은 물론, 이러한 치료법을 선택한 환자들에게 일종의 바이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구인들 사이에서는 동양의 전통 의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마치 유행이라 해도 좋을 만큼 강해지고 있는데, 이 흐름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면역계 질환, 퇴행성 질환 등 만성질환이 만연하는 가운데 식이요법, 건강식 등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현대 의학이냐 전통 의학이냐
현대 의학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루이 파스퇴르에 의한 각종 병원체의 발견, 로베르트 코흐에 의한 세균병인설의 확립은 현대 의학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때부터 현대 의학은 온갖 질병의 병원체를 확인하고 약물을 이용해 병원체를 박멸하거나 백신을 개발해 병원체의 인체 내 활동을 무력화하는 전략으로 각종 감염성 질환과의 전쟁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매우 유효해서 우리는 인류 역사 내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파멸적 고통을 안겨주었던 대부분의 감염성 질환을 극복하고 예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현대 의학의 이론과 치료 전략은 20세기와 21세기를 거치며 일어난 급격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인해 새롭게 대두된 질환들 앞에서 때때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흔히 생활습관병이라고 불리는 만성 퇴행성 질환들이 대표적 사례이다. 과거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활동량,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의 증가, 채식 대비 육식 비중의 현격한 증가, 신선 식품 비중의 감소와 온갖 화학물질로 범벅된 가공 식품 섭취의 증가, 오염된 물과 공기 등등. 우리 인간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해 진화해 왔지 21세기 도시환경에 적응해 진화하지 않았다. 자연히 우리 몸, 더 나아가 마음은 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결과가 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면역계 질환과 같은 만성 퇴행성 질환들의 만연으로 나타났다. 주로 감염성 질환들을 상대로 싸우며 개발된 현대 의학의 무기와 전략은 이러한 새로운 질환들에 종종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대부분의 만성 퇴행성 질환은 외부 병원체들의 공격이 아니라 인체라는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진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서구인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동양의학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현대 영양학이라는 프리즘
동양의학은 ‘전체론’에 입각한 진단 및 치료 체계다. 전체론이란 인체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진 데서 병의 원인을 찾고, 균형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치료 방법을 찾는 의료 체계의 한 부분이다. 균형의 상실에서 비롯된 만성 퇴행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균형의 회복에 주안을 두는 동양의학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이 책의 부제는 ‘아시아의 전통 의학과 현대 영양학’이다. 인체와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 치료 전략의 방향 등은 동양의학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여타의 동양의학 관련 책들과 구별되게 하는 핵심은 ‘현대 영양학’에 있다. 저자는 동양의학의 이론과 철학에 바탕을 두면서도 특별한 효능을 갖는 약재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광범한 음식들을 영양학적 분석을 통해 치료에 적극 끌어들인다. 그 가운데서도 저자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식단이다. 여기서 식단은 상차림의 구성을 넘어 우리가 일용하는 음식 전체의 구성을 말한다.
몸이 균형을 잃은 것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활동 부족과 더불어 식단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저자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고 자신에게 맞는 식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현대 영양학을 바탕으로 전통적인 약재의 좁은 범위를 넘어 일상 음식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저자의 영양학적 접근은 또 한 가지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것은 바로 ‘이해하기 쉬움’이다. 현대의 사람들 다수는 현대 교육을 받은 영향 때문에 대부분 동양의학의 전통적인 설명 방식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저자는 서로 다른 패러다임에 입각한 두 개의 지식 체계, 즉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현대적 지식 체계와 우리에게 낯선 고대로부터의 지식 체계를 영양학이라는 매개로 연결함으로써 이 난처함을 뛰어넘을 수 있게 해준다. 그 덕분에 우리는 조금 더 수월하게,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동양의학의 치료법과 처방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유사 지식이 아닌 과학적 지식
의사들이 의성으로 추앙하는 히포크라테스의 주된 치료법은 식이요법이었다. 식이요법은 가장 오래된 치료법이며, 그 유구한 역사 내내 숱한 임상 경험을 거치며 정립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인, 유럽인, 아프리카인, 아메리카 원주민, 오세아니아 원주민들이 최근 100여 년 이전에는 대개 식이요법, 즉 음식물을 이용한 치료법을 치료의 근간으로 삼았다. 그러니 식이요법이야말로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만들어낸 다중지성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날처럼 교통과 통신이 발전하지 못한 과거에 지역의 식이요법은 그 지역에서 나는 재료에 국한되었는데,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또 올바른 것이었다.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텔레비전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식품들이 건강에 특효가 있다며 소개되고, 우리는 그 재료들을 인터넷을 통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아무리 고가여도 몸에 좋다는 소문이 돌면 금세 불티나게 팔린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식품들에 대해 텔레비전 출연자들이 전한 단편적인 지식, 건강식품 판매자들에게서 기원되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유사 지식 외에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 단편적인 유사 지식들을 스스로 검증하고 통합할 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는가? 과연 그것들은 믿을 수 있으며 나와 맞는 것인가?
일상의 식이요법, 식단 제시
이 책은 세계 각지의 오랜 식이요법 역사 속에서 검증되고, 함유된 성분 분석과 임상 사례를 통해 과학적으로 효능이 입증된 식품들을 동양의학이라는 탄탄한 이론 체계에 통합하여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관되게 채식 중심의 홀푸드 (whole food) 식단을 제안한다. 홀푸드란 정제하지 않은,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이다. 물론 이러한 개념은 상대적이다. 백미보다는 현미가, 백밀보다는 통밀이, 깎은 사과보다는 껍질째 먹는 사과가, 부분식보다는 전체식이 홀푸드에 가깝다. 저자에 따르면 개인의 상황에 따라 약간의 조정만 가한다면 채식 중심의 홀푸드 식단은 일상 식단이자 치료 식단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개인들의 건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몇 가지 홀푸드 식단을 제안하는데, 이 홀푸드 식단 제안은 개인 진단에 따라 융통성 있게 조정할 수 있으며, 그러한 조정을 위한 지침까지도 이해하기 쉽게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