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티바이오틱스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 - 내 안의 우주

프로바이오틱스 발상법


저자는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여러 현대병들의 원인을 찾는 데 유전자나 가족력 등을 끌고 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엔 매우 드물던 이런 병들이 현대에 전염병처럼 퍼지는 원인은 매우 심플하다. 생활습관.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만성 질환 관리에 어마어마한 약들이 처방되고 복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렇게 약에 의존해서 건강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 방식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을 생활습관과 프로바이오틱스에서 찾는다.


요즘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졌다.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만든 시장이 1조 원 정도에 이른다고 하니,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을 복용해 보았거나 복용을 고려해 보았을 것이다. 유산균 증식과 유해균 억제, 배변 활동 원활, 장 건강 도움이라는 일반적 효능 외에 면역 증진, 여성 건강, 잇몸 건강, 심지어 피부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광고를 보게 된다. 그러나 도대체 프로바이오틱스가 무엇이기에 이런 효과가 있다는 걸까?


프로바이오틱스의 학술적 정의는 적절하게 먹었을 때 숙주 (인간, 동물)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생물이지만, 저자는 프로바이오틱스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항생제를 의미하는 안티바이오틱스와 대비시켜야 제대로 음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바이오틱스 (probiotics)는 세균을 죽여 내 몸을 보호하겠다는 20세기 안티바이오틱스 (antibiotics)와는 정반대로, 내 몸의 유익한 (pro) 생명 (biotics)을 보살펴 나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인식의 전환’의 출발점이다. 우리 몸에 유익한 세균이 있다는 것은, 세균 하면 감염과 질병의 원인으로만 생각했던 20세기 사고를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이고, 우리는 이미 세균 박멸을 기치로 내건 20세기를 지나 공생과 화합의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약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는 오랜 시간 미생물에 대한 공부와 연구를 해온 저자의 우리 몸을 바라보는 일관된 관점이기도 하다. 저자는 내 몸은 호모사피엔스일 뿐만 아니라 내 몸을 서식처 삼아 살아가는 수많은 미생물과의 공동체, 통생명체 (holobiiont)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보다 생명친화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안티바이오틱스에서 프로바이오스로의 인식의 전환이 일상생활에서의 위생이나 음식을 바꾸게 하고 나아가 이런 인식이 산업과 의료에까지 확장되면 약 위주의 우리 시대를 되돌아보는 데 힌트와 대안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프로바이오틱스라는 개념이 이렇게 탄생했고, 저자는 이것을 프로바이오틱스 발상법이라고 한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와 선택


프로바이오틱스는 궁극적으로 우리 몸에 좋은 미생물이 우리 몸에 더 많아지게 만드는 데 목적을 둔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장, 구강, 피부, 호흡기, 여성 생식기, 심지어 마음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 몸에 살고 있는 미생물 가운데 세균만 따져도 우리 몸의 세포보다 1.3배나 많다. 이렇게 많은 미생물을 우리 건강의 아군으로 만든다면 그 영향이 우리 몸 곳곳에 미칠 것이라는 건 자명하다. 또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대사증후군이나 만성 질환의 관리를 돕고, 가장 생명이 위태로운 공간인 중환자실과 수술 후의 감염 예방, 심지어 암 치료와 예방도 돕는다.


그렇다면 수많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상품으로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수많은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선택에 기준을 제시하는 연구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지난 수년간 우리 인간의 건강과 미생물의 연관을 연구하면서 나름의 선택 기준을 마련했고, 주의사항과 더불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이 모든 것을 현실과 괴리된 난해한 과학적 이론에 함몰되지 않고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근거들을 제시하면서 유쾌하게 설명한다. 저자의 깊은 내공으로 숙성된 발효 지식을 따라가다 보면 보이지 않는 미생물과 손을 잡고 건강한 장수 생활을 향해 일상을 바꾸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