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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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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테고리
- 건강정보
- 저자
에릭 호퍼 (지은이), 방대수 (옮긴이)
- 출판사
- 이다미디어
- 페이지
- 216쪽 | 153*224mm | 400g
- ISBN
- 9788994597218
- 출판일
- 2014-02-28
- 링크

노동과 독서와 사색을 즐긴 진정한 철학자
이 책은 에릭 호퍼의 사후 출간한 유일한 자서전이자 마지막 책이다. 그가 떠돌이 노동자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40세 때 샌프란시스코의 부두 노동자로 정주할 때까지 자신의 반생을 만년에 회상하듯이 기록한 것이다. 떠돌이 노동자, 웨이터 보조, 사금채취공으로 전전하면서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27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단순한 옛날이야기에 머물지 않고 그의 삶, 사유, 사상의 세계까지 뿌리 깊게 연결되어 있다.
그의 자서전이 다른 책들과 격과 궤를 달리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과장된 진술보다는 방랑과 노동의 일상 속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냉철한 관찰과 성찰이 우리에게 특별한 울림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들이 빚어내는 삶의 이야기와 사건을 묘사하는 에릭 호퍼의 뛰어난 문장은 마치 시어와 같은 깊이와 리듬을 가지고 우리 가슴에 공명을 일으킨다.
호퍼는 7세 때 시력을 잃었고, 어머니마저 여의었다. 15세 때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 후로는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거의 광적으로 독서에 몰두했다. 18세 되던 해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떠돌이 노동자 생활을 시작했다.
일용직 잡부로 전전하던 호퍼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파이프 야적장을 운영하는 유대인 샤피로를 만났다. 그는 교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아저씨로부터 야적장을 물려받아 유능한 고물상 노릇을 하고 있었다. 야적장에서 2년을 머물렀던 호퍼는 그를 통해 유대인과 역사에 배우면서 <구약성서>도 본격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28세 때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이후 10년 동안 떠돌이로 전국 각지를 떠돌며 방랑자 생활을 이어갔다. 이 시기에 감귤 농장에서 일한 경험과 식물학자 스틸턴 박사를 만나 자신의 아이디어로 레몬 나무의 백화현상을 해결한 이야기, 버클리의 카페에서 웨이터 보조로 일하면서 여대생 헬렌을 만나 깊은 사랑에 빠졌던 경험담도 담담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목화밭에서 일하면서 만난 유능한 일꾼 엔슬리의 죽음, 양을 사랑했던 양치기 애브너, 자신의 유산을 사회에 환원한 농장주 쿤제 등 수많은 인물들이 그의 손끝에서 질기고 싱싱한 생명력의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사회의 하층민과 패배자들에게 섬세한 시선을 보내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삶의 음영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에릭 호퍼는 진실로 노동과 독서와 사색을 즐긴 진정한 철학자였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