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이 아이를 아프게 한다 - 잔병치레부터 정서 행동 문제까지, 아이가 아니라 음식이 문제다

아이들은 으레 잔병치레를 하면서 크는 걸까? 떼쓰기가 심하고 산만한 건 단지 심리적인 문제일까? 아이들의 건강과 정서, 행동 문제 뒤에는 음식이라는 진짜 이유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카제인과 글루텐이 변비나 복통은 물론, 우울증 등 심리적 문제를 일으키거나 아연 부족이 성장 지연으로 이어지고 필수지방산 결핍이 ADHD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똑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자극이 되어 문제를 겪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특정 영양소를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아이도 있다. 때문에 약으로 증상을 억누르기보다 먼저 문제 음식을 찾아 원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몸에 어떤 피해도 입히지 않는 것이 의료의 첫째 원칙이라면, 약국보다는 식탁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의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아이만의 건강 스토리를 살피자. 어떤 음식이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지 신체, 정서, 지능 등 아이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데 필요한 영양은 무엇인지 찾아내고, 바꿔주고, 채워주자.

성장 발달부터 정서 행동 문제까지, 음식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아이는 3.2킬로그램 전후의 몸을 갖고 태어나 45킬로그램이 넘는 몸으로 자란다.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것에 더해 몸으로 들어오는 것, 먹거나 마시는 것으로 성장하고 발달하고 치유한다. 음식은 몸속으로 들어가 보다 복합적인 물질로 변해서 세포들을 만들고 그 기능과 작용에 관여한다. 신경전달물질의 양과 질을 결정해 감정과 정서 등 뇌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아이의 성장 발달은 몸속 음식물로 일어나는 화학작용의 결과다. 신체와 감정, 지능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음식에서 시작된다. 좋은 원료가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듯, 좋은 음식이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부모들은 음식 즉, 영양의 중요성을 너무도 쉽게 지나치곤 한다. 실랑이를 피한다며 아이가 한 번 먹기를 거부한 음식은 다시 먹이지 않거나, 시간이 가면 달라질 거라며 편식을 방치한다. 바쁘다는 이유로 간편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저녁상을 차리고, 정크 푸드를 먹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인공감미료가 든 화려한 색깔의 음료를 유행처럼 마시게 하고 울음을 달래기 위해 설탕과 트랜스지방이 잔뜩 든 과자를 쥐어준다. 그리고 그 음식들이 오롯이 아이의 활동과 학습에 쓰인다. 아이가 먹은 그대로 아이의 몸과 마음이 만들어진다.

2세~12세, 건강한 식습관을 심어줘야 할 결정적 시기
아이들의 식습관 문제는 대개 2세 무렵 시작된다. 육아에 지친 엄마가 우는 아이 손에 과자를 들려주면서 식습관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다. 늘 그런 것이 아니고, 아이들은 으레 편식을 하지 않느냐고? 아니다. 만일 부모가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좋은 음식만 준다면, 아이는 좋은 음식을 먹을 것이다. 어린 시절 먹은 음식이 평생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걸 안다면, 2세부터 최소한 12세가 되기 전까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도록 바로잡아 주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음식이 아이의 평생 입맛을 지배하게 된다.
건강한 식습관은 단순하다. 유기농, 자연 식품과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과일주스보다 생과일을 먹는 편이 영양적으로 훨씬 유리하며, 트랜스지방이 든 가공식품 대신 오메가 3가 풍부한 생선과 해조류를 먹어야 건강한 지방이 뇌세포 생성에 쓰인다. 식품회사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공색소와 인공감미료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 최대한 피하고, 유행하는 신발과 최신형 전자기기 몇 가지를 덜 사는 대신 더 건강한 유기농 식품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으레 아프거나 산만한 아이는 없다. 음식이 아이를 변화시킨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으레 토를 잘하거나 중이염을 종종 앓는다고 생각한다. 자라는 동안 잔병치레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여기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된다고 믿는다. 그래서 원인을 찾아 예방하기보다는 약을 복용해 증상을 없애는 데 급급하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중이염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라면서 염증이 더 생기기 쉬운 신체의 다른 부위로 옮겨갈 뿐이다. 아직 장이 덜 성숙한 탓에 아기는 종종 토를 하곤 하지만, 진짜 원인은 음식에 의한 자극일 수 있다. 당분의 과다섭취로 산만하고 난폭하게 구는 아이는 아무리 심리치료를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 증상을 멈추기 위해 약을 먹이면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뿐이다.
20여 년을 영양학자로 일하며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협력해 영양을 이용한 치료법을 발전시켜 온 켈리 도프먼은, 뚜렷한 진단명이 없거나 위험하진 않지만 ‘이렇다 할 치료 방법이 없는’ 행동과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상담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개 치료를 받고도 나아지지 않거나 약을 끊으면 곧바로 증상이 돌아오는 경우의 아이들이 도움을 청하는데, 대부분 근본적인 원인이 음식 때문임이 드러나곤 한다.
자신을 스스로 영양 탐정이라고 부르는 켈리 도프먼은 식습관과 발달 정도 등 단서를 따라가 4~6주간의 식단 테스트를 거쳐 문제 음식을 찾고, 쉽고 간단한 식단 조절로 아이를 변화시킨다. ADHD, 행동 장애, 감각처리 장애, 모공각화증, 중이염, 복통과 변비 등을 자극 음식을 끊고 결핍된 영양을 보충해 줌으로써 치료한다.
이 책에서는 아이를 가장 잘 알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부모가 어떤 음식이 아이를 자극하는지, 혹은 아이에게 부족한 영양은 무엇인지 찾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자극하거나 부족하거나, 영양 문제는 둘 중 하나다
모든 영양 문제는 두 가지 중 하나다. 뭔가가 몸을 괴롭히고 있거나 뭔가가 부족한 것이다. 아이의 영양 문제를 해결할 때는 우선 이렇게 질문해 보자. 뭔가가 아이를 자극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뭔가가 결핍된 것인가? 다시 말하자면, 아이가 어떤 음식물에 반응하는 것인가, 아니면 어떤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것인가?
언어발달 지연으로 찾아온 에밀리는 4세 이전부터 중이염이 꾸준히 반복되었다. 식단을 살펴본 결과 우유 단백질 카제인이 자극 음식으로 의심되었다. 우유, 아이스크림, 요거트, 치즈를 포함해서 카제인이 많이 든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고 약간의 영양 보충제를 추가했다. 그 결과 반복되던 중이염이 멈추었고 보채는 일도 줄어들었다.
글루텐으로 인한 영양소 흡수불량이 과식을 유발해 비만에 이른 레나의 경우도 있다. 글루텐을 끊자 레나는 식탐이 줄고 두통도 사라졌다. 안타깝게도 15여 분의 상담에서 과체중인 아이를 두고 이 아이는 글루텐 불내증으로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는 많지 않다. 우유 단백질 카제인과 밀 단백질 글루텐 등은 아이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언뜻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질병이나 증상의 원인이 되곤 한다.
특히, 저자는 공격성과 과잉행동, 불안증과 ADHD 등 흔히 정신과적 질병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심리적인 문제라기보다 생리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음식의 화학작용이 신경전달물질 등의 분비에 영향을 미쳐 행동으로 드러날 수 있으므로 진단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비용이 많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심리 상담이나 프로작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는 SSRI계 약물을 사용하는 데 앞서, 뇌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영양으로 아이를 변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는 증상에 따른 자극 음식을 찾는 법과 식단 관리법 외에도 성장 지연이나 만성 변비 등 뚜렷한 질병으로 진단해 치료하기 어렵거나 지나치기 쉬운 문제들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도움이 되는 음식 혹은 영양에 대한 정보와 함께, 모공각화증과 수면부족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증상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등이 들어 있다.
영양에 대한 기본 지식과 약간의 관심만 있다면 부모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얼마든지 있다. 증상별로 해답을 찾아 먼저 읽어도 좋지만, 미리 읽어두고 평소 식단에 적용하면 소위 잔병치레라고 부르는 문제들이 아이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방해하거나 보다 복잡한 의료적 증상으로 발전하기 전에 예방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더 나은 책’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상 수상작인 이 책에 대해 “철저한 연구 조사, 빛나는 통찰력,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필요한 바로 그 정보가 담겨 있다”고 평했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