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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무거운 물건을 들고 일하다가 8개월째에 허리디스크 진단을 받았습니다.
주기적으로 통증이 있고 가끔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빠집니다.
주변 지인들이 허리 운동을 열심히 하면 수술을 안 해도 된다고 하여 수술을 받지 않았습니다.
허리디스크에 수술을 꼭 해야 할까요? 추나치료 등 다른 수술 외 치료방법에는 뭐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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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자생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지용 원장 등록일 : 2015-08-06 조회수 : 6,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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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에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추간판 탈출증은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이 좋습니다. 그런데 수술이 필요한 몇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경이 심한 손상을 받는 경우, 추간판 탈출증이 신경의 기능을 차단하여 마비 증후군과 신경학적 결손의 증가가 올 수 있습니다. 증상으로는 직장과 방광의 마비로 대소변을 제어하지 못하거나, 하지로 내려가는 근육을 지배하지 못하여 다리와 발목의 근력이 떨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다만, 하지 근력의 저하에는 몇 가지 단계가 있는데, 심하지 않은 근력 저하는 수술의 대상이 아니며, 이미 근력 저하가 발생한 지 24~48시간이 지나면 수술을 통한 근력의 회복은 미지수의 상태가 됩니다. 그러므로 실제 임상에서는 대소변의 제어능력을 잃은 환자가 아니면, 우선 비수술적 치료로 접근하는 것이 맞습니다. 일반적으로 디스크의 튀어나온 양이 많을수록, 여러 디스크에서 탈출증이 있을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Saal은 Spine지에 논문을 발표하면서 MRI 영상과 치료 예후의 관계는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추간판 탈출증이 한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와 여러 레벨에서 튀어나온 환자를 비교했을 때 그 예후가 나쁘다는 명백한 근거가 없습니다 [1].
다리에 힘이 빠지면 (하지 근력 저하) 모두 수술을 해야 할까요?
하지 근력이 저하된다고 해서 모두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2013년에 한국 신경외과 학술지에 기고된 한 논문에서는 하지 근력 저하가 온 환자에게 수술과 보존적 치료법을 사용한 두 경우를 비교했습니다 [2]. 논문에 언급된 총 환자 수는 46명이었고 그중 26명이 수술치료를, 20명이 비수술적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근력 저하의 회복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초기 1달간의 근력 회복 속도는 수술을 한 경우가 더 빨랐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회복 속도는 비슷하여 1년이 지나자 하지의 근력은 거의 같아졌습니다. 허리 통증 역시 수술받은 환자의 통증과 수술을 받지 않은 환자의 통증이 같아지는 데에 1달이면 충분했습니다. 하지 근력 저하와 허리 통증 모두가 비슷한 양상으로 흘렀습니다. 즉 통증의 호전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요통 기능장애 척도 (Oswestry Disability Index; ODI)로 일상생활 수행 지표도 비교하였는데, 그 결과 역시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따라서 통증의 호전과 일상생활 기능의 회복에는 수술이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연구들이 발표되었습니다. “초기 통증의 호전에는 수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1년 혹은 2년 뒤까지 추적한 연구에서 통증의 차이는 없었다......초기에 수술을 할 경우 오랫동안 비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에 비해서는 금전적으로 이득이 있다. 다만, 이런 금전적 계산법에는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재수술 비용이 계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무조건 저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수술을 할 경우 비수술에 비해서 회복률의 차이가 약 6%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부작용을 감내하더라도 6%의 이득을 위해서 이 수술을 계속 해야 하는가 [4]?”
추나치료 등 다른 수술 외 치료방법에는 뭐가 있나요?
한의 의료기관에 의한 비수술적 추간판 탈출증 치료는 최근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추나치료의 경우 약물이 견인치료 등 다른 치료군에 비해서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발표되었으며 [5], 급성 요통에 진통제 주사를 맞은 경우에 비해서 움직임을 동반한 침치료의 진통효과가 더 높았다는 연구 역시 PAIN지에 게재되었습니다 [6]. 봉독의 항염증 효과의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도 있으며 [7], 또한, 한약치료가 탈출된 디스크의 흡수와 디스크에 의해 손상된 신경의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었습니다 [8, 9]. 따라서 허리디스크는 추나, 침, 봉약침, 한약치료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여 회복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 자생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김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