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 얼마 전 TV에 출산 후 어혈 풀어주는 한약을 바로 먹어야 회복도 빠르고 살도 잘 빠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먹어볼까하는데… 지금 출산한 지 5일 되었는데 언제 먹어야 하는 거죠?
  • 작성자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손영주 교수 등록일 :  2014-05-06 조회수 :  3,186

  • 임신을 하고 출산예정일이 다가오면서 여성들은 대개 엄마가 된다는 설렘과 함께 한편으로는 출산과정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출산 후에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주변의 지인을 본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내가 출산 후에 아프지 않을지, 살도 잘 빠질 수 있는지 고민이 많아지는데요. 이러한 이유로 출산 전과 후에 복용하는 한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출산 전에 자연분만을 돕고 난산(難産)을 예방하고자 복용하는 한약이 실제로 존재하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달생산(達生散)이라는 처방으로써 한자를 풀어보면 출산에 이르는 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약은 다른 이름으로 축태음(縮胎飮)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양수에 잠겨있던 태아의 부기를 빼고 잘 수축시켜 태아를 쉽게 분만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실제로 동물실험을 통하여 가미달생산(加味達生散)은 체중감소, 자궁이완, 진통 및 소염작용 등을 가지고 있는 처방임이 확인되었고[1], 임상시험을 통하여 많은 산모가 예정일 2주 전에 달생산을 복용한 후 출산 시에 진통시간이 짧았던 결과가 한방부인과 임상논문[2]으로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임상에서 출산 전에 난산의 예방 및 순산 등의 목적으로 활용하면 좋습니다.


    출산 후 임신과 분만으로 야기되었던 산모의 자궁 및 전신의 변화가 서서히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는데, 이 때 필요한 기간은 대략 6주에서 8주 정도입니다. 이 시기를 산욕기라 하는데 이 때의 산모는 체력이 허약하고 저항력이 약해져 있으므로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에 산후조리가 특히 중요한데요. 출산 후 산모의 한방적 관리의 기본은 산욕기 내에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생긴 어혈을 풀어 주고 산모의 기혈을 도와서[3]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체력저하를 빠르게 정상화시킴으로서 산후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출산 후 산모가 처음 복용하는 한약은 일반적으로 자궁수축을 도와서 어혈 배출을 용이하게 하고, 산모의 허약한 상태를 함께 고려한 한약을 10일 정도 복용하게 합니다[4]. 그 후 산모의 상태에 따라 산후 회복과 약해진 체력을 보충하는 한약을 추가로 처방하여 산후풍의 예방 및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상적으로 제가 경험을 통해 출산 후유증 치료나 예방에 대해 환자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 한약투여 횟수는 1회 출산에 3회 정도의(진료에 의한, 그리고 연속적인) 한약투여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여겨집니다. 


    출산 후 복용하는 한약의 효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출산 후 가장 유효한 한약 복용의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임상적 연구가 미미한 상태입니다. 본인의 임상경험으로는 출산 후 일반 식사가 가능한 시점으로부터 2, 3일 정도 경과한 후부터(소화기 기능의 회복을 확인한 이후, 특히 제왕절개의 경우)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산후 후유증의 예방과 치료 면에서 출산 후로부터 가능한 빠른 시기에 한약복용을 시작하여 산욕기 이내(출산 6-8주 이내)에 한약치료를 마치신 분들의 경과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References


    [1] 가미달생산(加味達生散)이 임신(姙娠)쥐의 체중(體重) 및 적출자궁근(摘出子宮筋)에 미치는 영향. 민병호, 유동열.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1999년도 12권 1호. 51-60.


    [2] 달생산이 초산모 분만시간에 미치는 영향. 김성준, 윤왕준, 최은림, 김대인, 손영주, 손낙원.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004년도 17권 2호. 115-122.


    [3] 보허탕(補虛湯)과 생화탕(生化湯)의 산후회복효과에 대한 비교연구. 박소월, 백승희, 박종현, 김미려.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001년도 14권 2호. 113-128.


    [4] 가미생화탕과 가미보허탕의 연속 투여가 산후 체중정체와 체성분 변화에 미치는 영향. 하정일, 김동일. 대한한방부인과학회지. 2007년도 20권 2호. 164-175.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손영주 교수, 한방부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