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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리와 구하라 사망 소식에 내 친구를 잃은 듯한 깊은 우울감이 찾아와 때때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20대 초반이라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자니 기록에 남을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한의학적 치료도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 작성자 :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 등록일 :  2020-01-17 조회수 :  914

  • Q: 설리와 구하라 사망 소식에 내 친구를 잃은 듯한 깊은 우울감이 찾아와 때때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 20대 초반이라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고 약을 복용하자니 기록에 남을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한의학적 치료도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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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연예인들의 기사를 포함하여 최근 자살과 관련된 뉴스들이 자주 포털사이트에 올라오고 있습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나 자살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것은 대표적인 우울증의 증상인데 이런 기사를 보고 '혹시 내가 우울증은 아닐까' 생각하고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슬픈 일이 있을 때 잠시 기분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만약 우울감과 의욕 저하가 2주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이외에도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에 변화가 나타난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우울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DSM-5). 


    1.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의 대부분의 일에서 관심 또는 흥미의 감소

    3. 식욕 감소 또는 증가(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 한 달에 5% 초과)

    4. 불면 또는 과다 수면

    5. 정신운동 초조 또는 정신운동 지체 (안절부절못하거나 반대로 말이나 행동이 느려짐)

    6. 쉽게 피로감 느낌, 기운이 없음

    7. 자신의 존재가치가 없다고 느낌, 부적절한 죄책감

    8. 기억력 감소, 집중력 감소, 우유부단함

    9. 반복적인 자살 생각

     

    위에서 언급한 증상 중 5개 이상 (1, 2번 중에 하나 이상) 해당되고 이러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이 영향을 받을 때 우울증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우울증은 마음의 병으로 알려져 있다 보니 단순히 마음이 약해서 온다고 보거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증상이 악화된 뒤 병원에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병이 아니라서 가볍게 치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혼자 애써서 나을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 직업적, 사회적 기능의 저하로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 점은 우울증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면 나을 수 있는 질환입니다. 혹시 내가 우울증인지 생각이 들면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이전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의학적 치료로도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오래전부터 한의학에서 치료법이 개발되었던 질환으로, 이미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받기 위하여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우울증은 한의학에서 기울증(氣鬱證)으로 표현하는데, 이는 ‘발산시킬 수 없는 욕구 불만이나 지나친 걱정과 생각 등으로 기가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울체ㆍ억압되어 나타나는 상태’를 지칭하며 몸과 마음의 조화가 깨진 것으로 보아 깨진 균형을 맞추는 치료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울증의 한의학적 치료 방법에 대해서는 다수의 임상시험 및 실험연구 논문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어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여러 종류의 한약 처방에 대하여 우울증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2019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울증에 대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평가된 한약으로는 소요산, 서간해울탕, 귀비탕, 월국환 등이 있습니다. 이 임상시험들의 결과를 메타 분석이라는 방법으로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양약과 비교하였을 때에는 유의한 차이는 없었지만 위약에 비하여 증상을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양약과 병행하면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하여 증상이 호전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따라서 환자에게 맞는 한의학적 진단을 통하여 적합한 처방을 받아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침 치료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루어진 2,268명의 피험자를 포함하는 29개의 임상시험에서 평가한 우울증에 대한 침의 효과를 합성한 결과 침 치료는 일반적인 치료나 가짜 침 치료와 비교할 때 증상을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었으며, 항우울제와 병행하여 사용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침 치료 횟수와 증상의 호전도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3]. 

     

    또한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있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으시면 면담과 심리 검사를 통해 전문적인 검사와 진단을 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이정변기요법, 오지위상승위요법과 같은 한의학적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사와 상담치료도 의료보험이 적용되므로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기공 명상은 동양 문화권에서 예로부터 이루어진 치료법인데 요즘은 전 세계적으로 그 효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불안, 우울, 불면 등 각종 신경정신과적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는데 자율신경계, 뇌파, 뇌영상 검사 등을 통하여 뇌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보고도 활발합니다. 기공 명상을 하면 몸이 이완되고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증상을 해소하고 스스로 몸과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됩니다. 

     

    한약, 침, 뜸 등의 치료로 감정적인 증상, 신체적인 증상을 완화하고 또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위하여 기공 명상 치료와 상담 치료를 병행하면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 때문에 많이 걱정되시겠지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겠습니다. 


    References


    [1]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DSM-5®). American Psychiatric Pub; 2013. 


    [2] Wang Y, Shi Y, Xu Z, Fu H, Zeng H, Zheng G. Efficacy and safety of Chinese herbal medicine for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 Psychiatr Res. 2019 Oct 1;117:74-91. doi: 10.1016/j.jpsychires.2019.07.003.


    [3] Armour M, Smith CA, Wang L-Q, Naidoo D, Yang G-Y, MacPherson H, Lee MS, Hay P. Acupuncture for Depressio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 Clin Med. 2019 Aug;8(8):1140. doi: 10.3390/jcm8081140.


    Ⓒ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