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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명탕을 먹으면 정말 집중력과 기억력이 좋아지나요?
  • 작성자 :  서초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대표원장 등록일 :  2023-02-09 조회수 :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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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재수생입니다. 친구들은 곧 대학 입학을 하는데 저는 1년 더 수능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우울합니다. 서울대 합격한 친구가 효과를 아주 많이 보았다고 하면서 제게 총명탕을 강력히 추천해 주었는데요. 총명탕을 먹으면 진짜로 머리가 맑아지고, 기억력과 집중력도 더 좋아지고, 총명해질 수 있나요? 근거 있는 정확한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A. 총명탕(聰明湯)에 대해서, 수험생 본인이 직접 질문을 주셨네요. 총명탕을 비롯한 두뇌 (뇌 신경세포) 보호 한약 (neuroprotection herb)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를 충분히 갖춘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총명탕은 중국 명나라 때 태의원(太醫院) 의관(醫官)이었던 공정현(龔廷賢)이 창안했으며, 그가 집필한 여러 권의 의학 서적 중에서 1581년에 간행된 <종행선방 種杏仙方>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후 이 총명탕 처방은 기억력 감퇴와 건망증 등의 병증을 치료하는 데에 널리 활용되어왔습니다. 총명탕 (원방)은 백복령, 원지, 석창포 3가지 한약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의보감 내경편 東醫寶鑑 內景編>에서는 '다망(多忘, 건망증)을 치료하며 총명탕을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천 마디를 외울 수 있다(治多忘 久服能日誦千言)'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최근 두뇌 건강, 신경 보호, 기억력 증진, 병적 건망증·경도 인지 장애 치료 및 치매 예방에 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현대 과학적 방법으로 진행된 총명탕에 대한 연구논문 결과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억력을 감퇴시킨 동물 실험 (흰쥐)에서 총명탕이 실제로 학습과 기억력을 유의성 있게 회복시킨다는 사실이 논문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기억력이 떨어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인지 기능 향상 (=기억력 증진) 및 체력 보강 (=오래 집중하면서 앉아 있어도 덜 지치게 함) 두 측면에 있어서, 총명탕이 유의미한 임상적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미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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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총명탕의 주원료인 원지(遠志)에서 분리·추출한 물질이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을 막고 이 단백질의 독성을 완화하여 결국 기억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2016년에 발표된 바 있습니다.


    2.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학교실 및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공동 연구팀은 순수 한약재로만 구성된 한약 복합 처방 (HT008-1)을 가지고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는 지원자 (총 118명)에 대한 임상 연구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를 통해, 총명탕의 인지 기능 향상과 여러 가지 건강 지표 회복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이 논문은 2008년 저명한 SCI 국제 저널인 '약리생화학행동학회지 (Pharmacology, Biochemistry and Behavior)'에 발표되었습니다.


    3.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도 치매 극복을 위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2019년 6월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보중익기탕과 황련해독탕의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 치료 효능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고, 해당 연구 성과를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 (Nutrients)' 및 '몰레큘스 (Molecules)'에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총명탕 이외에도 두뇌 (뇌 신경세포) 보호 한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 상당히 많은 한약들이 뇌 면역세포 (=뇌 속의 쓰레기 청소부)인 미세아교세포 (mircoglia)의 과잉 활성화를 효율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신경 독성을 억제 (=신경 보호)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속속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즉, 신경세포 자체가 표적이 아니라 뇌 면역세포 기능을 조절하여 뇌 환경을 정상화한다는 개념입니다.


    미세아교세포는 최근 들어 뇌 질환의 발병 및 진행에 중요하게 관여한다고도 알려졌는데요. 수면이 과도하게 부족하거나 뇌의 노화가 일어날 때는, 미세아교세포가 지나치게 과잉 활성화되어 필요한 시냅스까지도 필요하지 않다고 오판해서 없애버리는 중요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의 유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도한 미세아교세포의 과잉 활성화는 염증-매개 신경 손상과 퇴화를 유도합니다. 뇌 손상이나 감염이 발생하면 이 세포들은 활성화 상태가 되어 IL-1 β (인터류킨-1 베타) Nitric Oxide (산화질소, NO), TNF-α (종양괴사인자-α, tumor necrosis factor-α), ROS (활성산소종, reactive oxygen species) 등의 신경 독성 물질을 방출합니다. 이로 인해 미세아교세포는 신경 산화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다양한 인지적 및 기억 업무에서의 결함과 관련된 퇴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은 신경 퇴행성 질환을 개선하기 위해 미세아교세포 과잉 활성화에 대한 약리학적 억제제에 중점을 두어 연구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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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서 과학적으로 밝혀진 대표적인 두뇌 (뇌 신경세포) 보호 한약과 그 성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천마 (Gastrodin)

    2. 육계 (Trans-Cinnamaldehyde) 

    3. 단삼 (Salvianolic Acid B, Tanshinone) 

    4. 고삼 (Oximatrine) 

    5. 강황 (Curcumin) 

    6. 황금 (Baicalein, Wogonin) 


    추가적으로 계혈등, 후박, 소목, 정향, 복분자, 대황, 조각자, 오수유, 조구등, 쇄양, 천초, 인진, 우방자, 구척, 애엽, 속단, 음양곽, 박하, 단향, 강활, 황백, 익모초, 금은화, 형개, 산수유, 갈근, 포공영, 진피, 시호, 가시오가피, 오미자, 인삼, 지황, 복령 등은 노화나 파킨슨병 및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뇌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진 뇌 신경 보호 및 치매 예방 후보 한약재들인데, 이에 대한 공신력 있는 연구 기관들에서 과학적 근거를 계속 축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과거의 '몸 보약' 개념보다는 앞으로는 과학적 연구에 기반한 치매 예방을 위한 '뇌 보약'이 더 많이 필요한 시대가 오리라 예상합니다.


    총명탕을 질문해 주신 우리 고3 수험생분의 경우, 한의원에 직접 내원하시거나 또는 (코로나19 이후 한시적으로 합법화된) '비대면 진료 (원격 진료)'를 위해 가까운 한의원에 일단 상담 예약 전화를 걸어 담당 한의사 선생님께 직접 충분한 상담을 받으신 다음,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총명탕 처방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의사 선생님께서는 우울감이나 시험 불안, 심리적 스트레스 등 증상도 함께 고려하여, 항스트레스 효과를 갖춘 두뇌 보호 한약을 같이 가미하여 좋은 한약 처방을 내려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출처: 민족의학신문 http://www.mjmedi.com/news/articleView.html?idxno=51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