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약개발 사례 13. [신풍제약] 피라맥스 정 (Pyronaridine phosphate 180mg/Artesunate 60mg)

약리작용 및 기전


말라리아 (Malaria)란, 말라리아 암모기 (Anopheles)의 체내에 기생하는 포자충류에 속하는 Malaria plasmodium이라는 원충에 의해서 매개되는 열성 질환으로 특이한 열 발작, 비종, 빈혈 등이 주된 특징이며 열대, 아열대에 많은 질환이다. 말라리아는 WHO가 분류한 3대 감염병에 해당할 정도로, 해마다 약 2~3억 명이 감염되고 있으며 그중 수십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 말라리아 원인 기생충에는 3일열 원충 (Plasmodium vivax), 4일열 원충 (Plasmodium malariae), 열대열 원충 (Plasmodium falciparum), 난형열 원충 (Plasmodium ovale)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 열대열 원충과 3일열 원충에 의한 감염이 가장 빈번하다.


말라리아는 사람과 모기 사이의 주기적인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 원충의 사람숙주에서의 생활사는 i) 적혈구 밖 (exo-erythrocytic) 생활 주기와 ii) 적혈구 생활 주기로 분류할 수 있으며, 모기에서는 iii) 포자생식 (sporogonic) 생활 주기를 가진다.


i) 적혈구 밖 생활 주기: 원충은 숙주모기의 침샘에서 포자소체 (sporozoites)의 형태로 있다가, 모기에 물린 사람의 간세포로 침입한다. 포자소체는 간세포에서 분열체 (schizonts)라고 불리는 형태로 성숙하게 된다. 분열체는 내부에 분열소체 (merozoites)를 수천 개로 증식시킨다. 성숙화가 완료되면 분열소체는 간세포를 나와 혈액으로 퍼져 나간다. 특히, 3일열 말라리아와 난형 말라리아는 간세포에서 성숙화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동면상태로 존재하다가 수주일, 심지어는 수년 후에 활성화되기도 한다.


ii) 적혈구 생활 주기: 원충은 간세포에서 분열소체로 배출되면 적혈구를 감염시키고, 적혈구 내부에서 영양형 (trophozoite) 형태로 지속적으로 번식한다. 이 영양형은 다시 분열체로 성숙하고 적혈구를 파괴하여 수많은 분열소체를 다른 적혈구로 전파시킨다. 이러한 적혈구 단계에서의 원충 작용이 말라리아의 증세를 유발한다. 유리된 분열소체는 타 적혈구를 재감염시킬 수 있고 간도 재감염시킬 수 있으며 또는 다른 암놈 모기의 장관 내에서 유성생식 할 수 있는 생식모세포 (gametocyte)로 분화될 수 있다. 참고로, 4일열 혹은 열대열 원충은 다른 원충들과 달리 성장분열 소체가 간을 재감염 시켜 제2의 적혈구 단계를 생성할 수 없다.


말라리아 치료제는 감염이 의심되거나 확인된 사람을 치료하거나, 말라리아 창궐지역을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방문할 경우 예방하거나, 유행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예방력을 주고자 할 경우에 사용된다. 현재, 모든 형태의 원충을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은 없기 때문에, 한 가지 이상의 말라리아 치료제를 투여하여 치료실패의 위험을 줄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말라리아 감염지역에 따라 주요한 말라리아 원충이 다르므로 지역 정보 또한 중요하다.


항말라리아제는 원충의 특정 시기에 작용하여 원충을 사멸시킴으로써 그 작용을 발현한다. 특히, 숙주모기의 침샘에 있다가 물린 사람의 체내로 침입하는 스포로조이트는 약물치료에 저항성을 보인다. 한편 항말라리아제는 혈액 혹은 조직 schizonticides로 분류된다. 혈액 작용형 약물은 적혈구 단계를 신속히 감소시키다. 조직 작용형 약물은 1차 및 2차 적혈구형 원충을 살멸하고 유성생식형도 살멸한다.


퀴닌은 페루의 기나나무 (cinchona)의 박피에서 유래한 물질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퀴닌은 클로로퀸보다는 효과가 약하고 독성이 강한 편이지만 열대열 원충에 의한 급성 감염의 치료에 널리 사용되며,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을 방문한 후 처치에도 사용된다. 클로로퀸은 최근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어온 약제이며 가장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클로로퀸에 내성을 나타내는 원충이 생겨나는 상황이며, 약효 증강을 위해 다른 항말라리아제와 복합처방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그 밖에 프리마퀸, 독시사이클린의 처방이 말라리아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되며 메플로퀸은 예방 목적으로만 사용된다. 피라맥스정은 세계 최초의 열대열 말라리아 및 삼일열 말라리아에 대하여 동시 처방/치료가 가능한 ACT (Artemisinin based Combination Therapy) 계열의 치료제이다.


말라리아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르테미시닌 (artemisinin) 제제의 경우, 치료 효과는 뛰어나지만, 약효 및 반감기가 짧아 단독으로 투여 시 약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나 치료 실패율이 증가하고 있어 단독 사용을 금하고 있다. 이의 대안으로 아르테미시닌 계열의 약물 (예, artesunate, artemether 등)과 다른 항말라리아 약물의 복합제 개발 및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피라맥스 정은, 말라리아 치료 성분의 아르테미시닌 계열 대안 물질이지만 의약품으로 정식 개발되지 않은 아르테미시닌 유도체 artesunate와, 또 다른 항말라리아 약물인 pyronaridine phosphate를 주성분으로 하는 복합 ACT 제제이다. 세계 18개국에서 약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글로벌 임상시험 결과, 기존 치료제 (클로로퀸 및 기타 치료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나고 있는 지역에서도 높은 유효성 및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기존 약물 대비 높은 유효성을 보이고 있고 재감염률 및 고열의 소실시간, 원충의 제거시간 등이 기존 약물에 비해 유의하게 감소하는 등 유효성이 입증되었으며, 약물투여와 관련된 이상 반응의 발생 빈도는 기존 약물에에 비해 낮게 나타남으로써 안전성의 측면에서도 우수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구개발 과정 및 최종 결과


신풍제약(주)이 지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12년간 1,331억 원 (연구개발비용 : 805억 원, 전용생산시설 설립비용 : 526억 원)을 투자하여 2011년 8월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유럽 의약청 (EM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여 최종 허가승인 되었으며, 세계 18개국에서 약 4,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실시하여 유효성 및 안전성이 입증하였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ACT 계열의 열대열 말라리아 치료제는 Novatis사의 Coartem으로 이 제품의 경우, 1일 2회 3일간 복용해야 하며 음식물의 영향이 있어 반드시 고지방 식이와 함께 복용해야 하지만 말라리아 발생국의 경우 대부분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고지방 식이가 상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피라맥스 정 복용법은 1일 1회, 3일 연속 투여이며 음식물과 관계없이 투여가 가능하다.


기존 말라리아 치료제의 경우, 열대열 말라리아에 사용되는 약제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사용되는 약제가 서로 달라 두 가지 말라리아 혼합 감염 지역 환자의 경우 감염된 원충에 따라 서로 다른 약을 복용해야 했다. 그러나 피라맥스 정은 열대열 말라리아와 삼일열 말라리아에 동시 처방이 가능하여 삼일열 말라리아와 열대열 말라리아가 혼재하는 지역의 환자가 한 의약품으로 두 종류 말라리아 감염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반감기가 긴 pyronaridine phosphate로 인해 치료 후 재감염 및 내성발현에 대한 억제력이 기존의 치료제에 비해 탁월함이 입증되었으며, 말라리아 발생 지역의 특징인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도 타 약제와 비교 시 장기간 (36개월)의 제형 안정성 (stability)을 확보하였다. 피라맥스 정은 WHO의 treatment guideline 및 essential medicine list와 말라리아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및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에 신약으로 등록되어 수출을 통해 말라리아의 퇴치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후가 점진적으로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감에 따라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해외여행 인구 유입으로 열대열 말라리아가 발병하게 될 경우, 완벽한 치료를 통해 추가적인 말라리아 감염 확산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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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홈페이지: https://shinpoong.co.kr/sub2/2_search.php?p_idx=80&cate=0067_0097_&mode=view

약학정보원: http://www.health.kr/searchDrug/result_drug.asp?drug_cd=2011082200010

출처: 한국응용약물학회 홈페이지 http://www.ksa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