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F 동향] 에탄올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까?

에탄올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죽일까?



​이탈리아, 이란,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판데믹(Pandemic;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 우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에서 많은 감염자를 발생시킨 COVID-19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뒤 전 세계로 퍼진 호흡기 감염질환입니다. 2002년 중국에서 발생한 급성 호흡기 증후군인 SARS, 2012년 중동에서 발생한 급성 호흡기 증후군인 MERS 또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었습니다. 언급한 세 가지 코로나바이러스 모두 희귀종인 과일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가 공통 기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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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 연구소에서 촬영된 COVID-19의 병원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사진 출처: ‘medscape’의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A New Pandemic’


위의 질환들은 감염자가 기침, 호흡 등으로 발생한 침방울과 같은 비말에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의 호흡기나 눈과 코, 입과 같은 점막으로 침투되며 전염됩니다. 감염 시 2~14일(추정 잠복기)의 잠복기를 거친 후 발열,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 폐렴 등이 나타납니다. 감염자의 비말이 주원인으로 지목됨에 따라 마스크 착용과 손 세정이 중요히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때 손 세정은 비누를 이용하거나 에탄올 등을 이용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에탄올에 의한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멸 기작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바이러스의 구조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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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luenza (Flu) 바이러스

사진 출처: National High Magnetic Field Laboratory의 'The Influenza (Flu) Virus'


바이러스는 RNA나 DNA의 유전물질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Capsid)로 구성됩니다. 어떤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질 이외에 지질로 이루어진 막을 가지기도 합니다. 위의 그림은 지질로 이루어진 층을 가지는 Enveloped Virus(외피로 둘러싸인 바이러스)입니다. 이 지질층은 기생하는 숙주세포의 세포막에서 유래한 것으로 피막(Envelope)은 숙주세포의 막에서 유래하는 성분과 바이러스의 독자적인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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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바이러스의 3D 그래픽, 외부 모습(왼쪽), 절단면(오른쪽)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모양새가 마치 태양을 둘러싼 외곽의 빛(코로나) 또는 왕관 모양을 쓴 것처럼 보여 라틴어인 Corona(왕관, 태양의 어원)에서 이름을 따오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지질성 피막을 가지고 있으며 왕관 모양은 피막 표면의 spike 단백질입니다. 



그렇다면 에탄올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를 사멸시킬까요?


에탄올(ethanol) 또는 에틸알코올(ethyl alcohol)은 무색의 가연성 화합물로 알코올의 한 종류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술의 주성분입니다. 물에 잘 녹으며 극성이 작아 지질 등 유기물질을 잘 녹이므로 유기 용매 및 계면활성제로 활용됩니다. 또 휘발성이 강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에탄올의 특성은 지질은 녹이고, 단백질은 응고시킨다는 점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표면의 지질을 녹여 내부로 침입한 에탄올은 내부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내부 단백질 구조를 파괴함으로써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사멸시키게 됩니다. 즉 바이러스의 표면에 구멍을 내어 안으로 침투하며 소독 및 살균작용을 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탄올이 포함된 손 소독제는 이러한 원리로 바이러스와 세균을 사멸시키게 됩니다. 더불어 별도로 손을 씻거나 하지 않아도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쓱쓱 몇 번 문지르다 보면 어느새 손 표면이 말라 있습니다.


​이때 손 소독제 속의 알코올 함량은 몇 퍼센트일까요? 100%? 10%? 술과 비슷한 20%? 바로 70~80%입니다. 이 부근의 함량에서 가장 높은 소독률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100% 고순도의 무수 에탄올(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 에탄올)을 사용할 경우, 지질을 녹이기 전에 빠른 속도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외막의 단백질을 굳히므로 에탄올이 내부에 침투할 수 없게 됩니다. 너무 효과가 강하고 빨라서 내부로 침입하지 못하여서 되려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단단하게 만들어 사멸시키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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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 손 소독제 활용 모습

사진 출처: Shutterstock, Wor Sang Jun 촬영


더불어 70% 이하일 경우에는 외막을 굳히는 속도와 외막의 지질을 녹이는 속도가 느려 막 내부로 침투할 수 없어집니다. 또한, 휘발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손에 물기가 남아있게 되므로 손 소독제로서 효용성이 크게 떨어집니다. 이 때문에 WHO 가이드라인에서는 에탄올 80% 이상으로 손 소독을 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에탄올뿐만 아니라 이와 유사한 아이소프로판올(iso-propanol)도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 소독 및 살균제로 적정 함량은 에탄올과 같습니다. 


COVID-19가 발생한 지 어느덧 만 2개월이 넘어감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는 COVID-19로 인한 앓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COVID-19에 대응하는 신약 개발에 성공하여 임상시험에 도입했다는 희소식이나 백신 개발, 키트 개발 등 희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방역 당국과 질병관리본부는 타국과 비견할 수 없을 만큼의 훌륭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월등한 진단 능력은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절로 뿌듯함마저 느끼게 합니다. 그렇지만 개인 감염을 방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손 세정 등을 통해 스스로 각별히 주의하는 것입니다. 모든 국민이 마스크 착용과 손 세척, 소독 등을 준수한다면 머지않아 COVID-19도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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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asic_science/221833355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