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RF 동향] ‘지능의 탄생’ - 유전자가 발명한 가장 놀라운 장치, 뇌

‘지능의 탄생’ - 유전자가 발명한 가장 놀라운 장치, 뇌 



지능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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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인터파크 도서


지능지수, 인공지능, 지능형 자동차… 현대 사회에서 ‘지능’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분야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렇다면 지능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말하는 IQ처럼 수치로 측정될 수 있는 개념일까요?


​보통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능’이라는 단어를 단순히 추론력이나 계산력 등 특정 지적 능력에 한정하여 사용합니다. 하지만 지능은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지 능력 전반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책 <지능의 탄생>에서는 지능을 ‘다양한 환경에서 복잡한 의사결정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 정의하며, 생명과 유전자의 관점에서 지능을 바라봅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지능을 가진 주체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을 함으로써 신속하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할수록 주어진 환경에서 더 잘 살아남게 되는 것이죠.



뇌는 유전자의 대리인


생명체는 자기복제를 통해 그 존재를 지속하기 위해 지능을 활용합니다. 따라서 생명체를 자기 스스로를 복제하는 물리적인 기계로 볼 수 있는데, 이를 ‘자기복제 기계’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설명합니다. 하지만, 유전자는 생명체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유전자에 의해 선택된 행동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뇌와 신경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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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Stanford Medicine


유전자는 뇌에게 자기를 대신해 적절한 행동을 선택할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즉, 뇌는 유전자의 자기복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다세포 생명체의 부속기관이자 유전자의 구체적 지시 없이도 독립적으로 행동을 선택하는 유전자의 ‘대리인’인 것이죠. 그래서 뇌를 유전자가 자기복제를 위해 발명한 가장 놀라운 장치라고 칭합니다.

 


생명 진화 과정에서의 분업과 위임


생명체는 자기복제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진화를 거듭해왔습니다. 진화를 거치면서 생명체의 종류는 점점 다양해지고, 구조는 복잡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메커니즘이 바로 ‘분업과 위임’입니다. 생물학 이야기를 하다가 왜 갑자기 경제학 용어가 등장했는지 궁금하신가요? 생물학 분야에서도 효율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위의 개념이 빠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진화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보며 어디에서 분업과 위임이 이루어졌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분업: 생산 과정을 여러 사람이 분담하여 일을 완성하는 것 / 위임: 어떤 일을 책임 지워 맡기는 것



1. RNA 세계→DNA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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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가 등장하기 전, 오로지 RNA들끼리 자기복제 문제를 해결하던 상태를 ‘RNA 세계’라고 합니다. 하지만 DNA가 등장한 이후 유전정보를 안정적으로 보존하는 역할은 DNA가 맡고 RNA는 단지 DNA의 복제를 돕는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이를 ‘DNA 세계’라고 합니다. 생명의 역사에서 최초로 일어난 유의미한 분업과 위임은 RNA가 자신의 기능을 DNA와 단백질에게 넘겨줄 때 일어났습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유전정보 보존 역할은 DNA에게, 복제를 위한 촉매 작용은 단백질에게로 위임했습니다.



2. 단세포 생명체→다세포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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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학습백과 zum


단세포 생명체는 자신의 복제에 필요한 수많은 기능을 하나의 세포 내에서 모두 수행하지만 다세포 생명체는 세포 분화 과정을 거쳐 각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세포들을 만들어냅니다. 이때 대표적인 사례가 생식세포와 체세포 사이에 일어난 분업입니다. 체세포는 자기복제의 기능을 생식세포에게 위임하고, 생식세포는 번식 이외의 모든 기능을 체세포에게 위임한 셈이죠.



3. 뇌의 등장


다세포  생명체의 체세포들은 서로 다른 특수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뇌와 신경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모든 세포가 뇌에게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 전권을 위임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동물들은 주위 환경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분석하여 유전자의 복제에 가장 도움이 되는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뇌가 진화하면서 부여되는 권한도 커짐에 따라 뇌가 행하는 몇몇 행동은 때때로 자기복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뇌와 유전자의 갈등 사례인 ‘후회’와 ‘실망’은 뇌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감정이지만 오래 지속되면 오히려 생명체의 번영을 방해합니다. 이를 책에서는 지능의 한계라고 언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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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EBS 클립뱅크


바야흐로 21세기는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이 공존하는 시대입니다.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가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이 중요시했던 표준화된 지능보다는 개인의 독특한 능력이 훨씬 더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점차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는 인공지능의 역할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모방하고 있는 지능 그 자체의 근원과 한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다가올 인공지능의 시대에 앞서 과연 기계들이 인류를 대체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책 <지능의 탄생>은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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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basic_science/221844954254